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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속사랑- 시어머니의 옆자리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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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순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3-12-10 조회수1,065 추천수10 반대(0) 신고

 

 


 


Love in Bible

 


천경자, 길례언니(1973)

 

    성서 속의 사랑 140- 시어머니의 옆자리에 앉아

    
     요한복음 John 21,20

 

    베드로가 돌아다 보았더니 예수의 사랑을 받던 제자가 뒤따라 오고 있었다. 그 제자는 만찬 때에 예수의 옆 자리에 앉아 있다가 "주님, 주님을 팔아 넘길 자가 누굽니까?" 하고 묻던 제자였다.

    Peter turned around and saw the disciple Jesus loved following them--the one who had leaned over to Jesus during supper and asked, "Lord, who among us will betray you?" (N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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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저는 시어머니와 김장을 담았습니다.
한 40-50포기정도요? 토요일은 일도 있고 피곤해서 어머니댁에 들르지 못했더니, 어머니는 그새 배추를 다 절여 건져놓으셨더군요. 저는 속으로 ’야...! 이제 피곤한 일은 다 끝나고 재미난 일만 남았네...랄라룰루...’(*^^*) 했습니다. 그리고 즐겁게 배추 속에 넣을 파, 청각, 각종 야채, 무우 등을 씻고 썰었지요.


     
마늘 빻는 일은 늘 당신의 둘째 아들- 제 남편의 몫입니다. 그리고 김장하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야외로 놀러가는 일은, 당신의 외동딸이자 저의 예쁜 시누이의 몫이구요. 또 거실바닥에 배깔고 누워 텔레비젼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어흠 어흠.." 하는 일은, 당신의 큰 아들- 나이 마흔 둘에, 아직도 싱글로 살면서 아침마다 "엄마... 배 고프다. 빨리 밥 도..."하며 어리광부리고 사시는(??? *^^*) 저의 귀여운(*^^*) 시아주버님의 몫이지요.


   
 그런데 배추 속을 양념까지 버무려서 다 장만하고 보니, 결국 어머니와 저, 이렇게 둘만 집에 남았습니다. 아가씨는 벌써 놀러갔고, 남편은 자기 일 끝났으니 볼 일 본다고 집에 가고, 아주버님은 저희 아이들을 데리고 시내 서점에 가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어머니 옆에, 그리고 시어머니는 제 옆에...이렇게 둘이 나란히 앉아 정답게 배추 속을 버무렸지요. 이럴 때면 저는 워낙 수다장이라, 내내 종알종알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시어머니가 내내 제게 소곤소곤 말씀하시도록 만들지요.


     
"어머니, 요즈음 우림스님, 중원스님은 어떻게 지내세요?"...로부터 시작해서, 제천 시고모님네, 대구 외삼촌네, 서울 이모님네, 영천 셋째이모님네, 사촌 아주버님, 아가씨들...이렇게 ...한 바퀴만 쭉 돌아도 족히 1-2시간은 걸립니다. 그 분들과의 관계와 교류를 통해, 그간 우리 어머니께 일어났던 일과 사건들을 정리해보면 참으로 재미가 납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돌다돌다...우리 아가씨와 아주버님 이야기로 좁혀들면...거의 파장분위기지요(*^^*). 어머니의 레파토리는 벌써 십년도 넘게 똑같습니다. "아이고...., 내가 참으로 걱정이다. 애들 큰 아빠하고 고모...저거 둘이 나이가 몇 살이고.... 저것들이 아직도 자기 짝을 못 만나고 저러고 있으니...아이고...언제 결혼해서, 언제 아이들 낳고, 어떻게 다 키울 것인지 말이지..."  

    
     
 어머니 옆에 앉아 김장을 담글 때... 그러면서 어머니의 옆자리에서 어머니의 소박한 삶의 이야기를 들을 때... 저는 참으로 작은 행복을 느낍니다. 저를 둘러싼 일상들이, 또 저희 어머니를 둘러싼 일상들이, 정말 그저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한 삶답게 매번 그렇게 고만고만 비슷비슷하게 그렇게 굴러가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어머니의 가까운 옆얼굴에서 ’그래도 세월이 참으로 무심히 흘렀구나....’하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늘 우리 예수님 옆에 붙어다니며, 예수님의 옆자리에 앉으셨던 사도 요한께서는 예수님의 그 옆자리에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사랑이신 주님,
      저희 어머니가 올 한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 이미 잘 알고 계시는 바와 같이, 저희 어머니는 비록 불교신자이긴 하오나, 제가 예수님이야기를 할 때도, 성모 마리아님 이야기를 할 때도 늘 좋은 마음으로 들어주십니다. 제가 성당에 간다고 했을 때 한번도 말리신 적 없었고, 제 영세식에도 와 주셨지요.
      
 주님,
       저의 좋은 우리 어머니가 언젠가는 당신을 더 잘 알 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당신 삶의 이런 저런 걱정과 근심들을 주님 당신께 더 많이 내어놓고 ’허허...’ 편안한 마음으로 여생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주님, 이끌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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