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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리운 금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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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3-12-20 조회수572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 지기를

  바랍니다."

                                                    (루가 1, 38)

 

2003년을 마무리 하는 무렵이 되니, 초심자였을 때보다 순수성이 많이 떨어지고 인내심도 부족해지고 교만해진 자신을 느끼며 후회를 넘어서서 회한의 감정 까지도 솟구칩니다.

 

성모님께서 도저히 상식으로는 받아 들이기 어려운 일들까지도 마음에 간직 하시고 겸손되이 받아 들이셨음을 묵상 하는 가운데, 그 까짓 알량한 자존심을 내세우며 억울해 하고 이해하지 못하며 가슴앓이 하며 지내온 올 한해가 너무 부끄럽고 쓸데 없이 시간을 소모하며 살아 왔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동안 체면으로 이러한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속으로 꾹꾹 밀어 넣었던

것을 표면화 시키며 떠오르게만 하였을뿐, 예수님께 가져가지 못하고 겸손되이 받아 들이지 못하였기 때문에 때로는 무방비 상태로 풍랑에 휩쓸렸던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제 힘으로는 평화롭게 살아 갈 수 없는 존재임을 주님 앞에 고백하며 성모님께서 보여주신 그 겸손과 순명의 길을 조심 조심 가고 싶습니다. 온갖 격정과 두려움과 불신앙이 끼어 들지 않도록 쉼 없이 끊임 없이 성모님과 함께 가고 싶습니다.

 

엊그제 2박3일의 일정인 ’통일 체험 연수’로 금강산에 오를 기회가 있었습니다. 금강산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은 감동적이었습니다. 같은차에 동승하였던 일행중의 두분이 뼈에 금이가는 사고가 있었을 정도로 위험하기도 하였지만, 구룡연 등반과 해발 900 여 미터의 위험하였던 ’만물상’산행은 여러가지를 느끼게 된 소중한 체험이었습니다.

 

320여개의 가파른 철계단을 난간을 잡고, 등산화에 묻은 눈 때문에 조심조심 내디디며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떨어질것 같아 간담이 서늘하였습니다. 일행중에 등반을 하지 않는 분들도 있었는데, 괜한 만용을 부렸나보다 하며 후회막급이었지만 내려가는 길은 다른 길이라 되돌아 내려 올 수도 없었습니다.

 

거의 정상에 다다랐을 무렵 아이젠을 착용하라는 앞서가는 분의 이야기를 듣고 계단에서 정체되어 있을 때, 아이젠을 착용하려고 꺼내다가 빠져 있던 조이는 끈이 계단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여러 차량으로 함께 온 모르는 남자 선생님께서 계단의 난간 사이로 내려가 집어 주겠다고 하는 것을 위험하니까 괜찮다고 만류하였습니다. (미화 7불을 주고 대여하였다가 반품을 하면서 6불을 환불받게 되어 있음)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이 난 코스여서였는지 계속 난간에서 정체되어 있자 그 선생님께서 만류를 뿌리치고 아이젠 끈을 집어 주었습니다. 그러자 정체가 풀리면서 다시 아이젠은 좀 더 있다가 착용하라는 전갈을 받고 정상에 올라 하행길을 바라본 순간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공포가 엄습해 왔습니다

 

아이젠을 착용하려고 보니 한 쪽 끈이 또 없었습니다. 대여받고 바로 버스 안에서 착용방법을 알려고 조작해 보았을 때는 분명히 끈이 다 있었는데 제 배낭안에 다른 분의 아이젠을 함께 넣어 왔는데 뭐가 바뀌였는지, 하여튼 끈이 없었습니다. 순간, 벼랑에 떨어진 아이젠의 한쪽끈을 집어준 분이 없었다면 얼마나 난감했을까? 생각만 하여도 아찔하였습니다. 한쪽발만 아이젠을 한채로 길옆에 설치된 밧줄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죽기 살기로 엉덩이로 미끌어지면서 눈덮인 비탈길을 내려왔습니다. 위험한 곳을 통과하자 마침내 해냈다는 성취감 까지도 생겨났습니다.   

 

위험했던 순간들을 회상하며 12월 19일 복음에 관한 강론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탄생전 이야기로 즈가리아가 하느님의 힘과 능력은 믿지만 ’어떻게 저희에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라고 자신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믿지 못하였다. 그것이 즈가리아가 걸려 넘어진 걸림돌이었다."

 

저야말로 하느님의 힘과 능력에 대한 믿음은 조금이나마 가지고

있는것 같으나 저를 기억하시고 사랑해 주시는 그분께 대한 신뢰를 하지 못하고 휘청 거렸는데, 아이젠 끈을 집어 주는 분까지도 섭리하시며 저를 사랑 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체험한 것입니다.

 

동시에 저에게 여러가지로 무리했던 ’통일 체험 연수’ 를 통해서, 눈이 약간 묻어서 미끄러운 철계단길을 난간을 잡고 조심 조심 한발을 내딛듯이, 일상에서 풍랑이 몰아칠 때 방심하여 실족하지 않도록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며 조심 조심 끊임 없이 주님께로 가야함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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