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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스테파노 순교자)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12-26 조회수1,653 추천수12 반대(0) 신고

◎ 2003년 12월 26일 (금) -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오늘의 복음]  마태 10,17-22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아버지의 성령이시다.>

 

  17) "너희를 법정에 넘겨주고 회당에서 매질할 사람들이 있을 터인데 그들을 조심하여라. 18)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왕들에게 끌려가 재판을 받으며 그들과 이방인들 앞에서 나를 증언하게 될 것이다. 19) 그러나 잡혀갔을 때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하고 미리 걱정하기 마라. 때가 오면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일러주실 것이다. 20)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성령이시다. 21) 형제끼리 서로 잡아 넘겨 죽게 할 것이며, 아비도 또한 제 자식을 그렇게 하고 자식도 제 부모를 고발하여 죽게 할 것이다. 22) 그리고 너희는 나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참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하느님 성령의 사역(使役)

 

  어제 주님 성탄대축일과 함께 약 20일간의 성탄시기가 시작되었다. 전례주년과 전례력에 관한 지침(32-38항)을 보면, 성탄시기는 12월 24일 제1저녁기도로 시작하여 주님 공현대축일(원칙적으로는 1월 6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일과 8일 사이의 주일에 지낸다) 다음에 오는 주일, 즉 주님 세례축일까지로 정하고 있다. 성탄대축일은 부활대축일과 마찬가지로 한 주간의 고정된 "팔일축제"로 거행되는데 팔일축제는 1월1일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 대축일로 마감된다. 성탄팔일축제들은 이 기간에 함께 기념되는 성인들의 축일로 말미암아 그 본 뜻이 다소 퇴색되긴 하지만, 미사 중에 낭송되는 성탄감사송과 8일 동안 노래하는 대영광송이 성탄의 고유의미를 살려준다.

 

  성탄팔일축제의 둘째 날인 오늘은 그리스도 교회공동체의 첫 순교자로 알려진 스테파노 부제의 축일이다. 스테파노의 순교에 관한 보도는 루가가 기록한 사도행전에 잘 실려있다. 스테파노는 예루살렘 공동체의 일곱 부제들 중 하나로서(6,5), 성령으로 가득 차 신망이 두텁고 지혜와 용기로 충만하였다. 스테파노는 하느님의 은총과 성령을 가득히 받아 부제로서 공동체의 살림을 꾸려 가는 일 외에도 백성들 앞에서 놀라운 일들과 굉장한 기적들을 행하였다.(6,8) "자유인의 회당"에서 벌어진 논쟁에서 그리스계 유다인들을 무참히 퇴치한 대가로 의회에 끌려가 그 앞에서 놀라운 설교(7,2-53)를 펼친다. 설교를 들은 의회원들은 이를 갈고 분통을 터뜨리면서 마침내 스테파노를 처형하기에 이른다. 돌에 맞아 죽어가면서 스테파노가 외쳤던 말을 들어보자. "아, 하늘이 열려 있고 하느님 오른편에 사람의 아들이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7,56) "주 예수님, 제 영혼을 받아 주십시오."(7,59)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지우지 말아 주십시오."(7,60) 이렇게 스테파노의 죽음은 그리스도 교회의 모든 순교의 표본이 되었다. 그는 말과 피로써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였던 것이다.

 

  마태오복음에서 파견설교(10장)의 절정을 이루는 "박해를 각오하라"는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정말 빈말이 아니라는 실감이 든다. 뿐만 아니라 순교 직전에 스테파노가 외쳤던 말들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기 직전에 하셨던 언명(言明)과 비슷하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예수께서도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루가 23,46), 그리고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루가 23,34) 하고 말씀하셨다. 주님의 제자들을 위협하고 박해하던 사울이 그랬듯이 누구든지 그리스도 신자를 박해하면 곧 예수를 박해하는 것이다.(사도 9,5) 순교자의 영혼 안에 하느님의 성령께서 살아 계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성령께서 때가 되면 해야 할 말을 모두 일러주시기 때문이다.(19절) 예수님의 성탄 주변의 모든 일들도 그랬다. 마리아는 하느님 성령의 힘으로 예수를 잉태하였고, 엘리사벳과 즈가리야도 성령으로 가득 차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렸던 것이다. 스테파노 부제를 시작으로 열두 사도들과 우리 그리스도교의 모든 순교자들도 성령의 빛으로 말과 피로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였던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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