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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4. 달력 만들기. ~♠†/ 오기선[요셉]신부님 이야기 /원작 차 엘리사벳.
작성자양춘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8 조회수461 추천수7 반대(0) 신고

                                                                      

[나~요셉~!]

†♠~ 14. 달력 만들기. ~♠†/ 오기선[요셉]신부님 이야기 /원작 차 엘리사벳.


학생들이 가장 애타게 기다리는 것은 방학이었습니다.

특히 소신학생들은 더욱 그랬습니다.

신학생들은 달력을 만들어 놓고 방학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지워 나가는 것을 큰 위로로 삼았습니다.

달력을 만들게 된 유래는 선배들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요셉, 달력 안만들 거야?”

“나는 벌써 만들었는걸. 보여줄까?~ 짜자잔~”

요셉이 공들여 만든 달력을 보였습니다.

“와! 멋진데! 나는 일력을 만들 거야. 매일 한 장씩 뜯어내는 재미도 있잖아.”

요셉은 달력을 벽에 붙였습니다.

“자, 오늘 날짜부터 지워야지.”

요셉은 달력에 검은 칠을 하였습니다.

“벌써 지워? 아직 하루도 다 안지나갔는데...”

“이따가 밤에 지우나 지금 지우나 마찬가진데 뭐. 조금 일찍 지울 따름인걸.”

달력을 만든 신학생들 중에 어떤 학생은 일력을 만들어 들고 다니면서 한꺼번에 수십 장을 떼어 놓고 이렇게 말 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자, 여기를 보십시오. 모두들 집에 갈 날이 아직 멀었지만 나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뭐라고?...아예 다 떼어 버리고 오늘 당장 보따리 싸가지고 집으로 가지 그래?”

소신학생들은 달력을 바라볼 때가 가장 여유 있고 즐거웠습니다

목요일이 되자 신학생들은 동작리로 산책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상큼한 풀 향기를 맡으니 요셉은 고향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길가에서 바람결에 흔들리는 털이 보송보송한 강아지풀 한 줄기를 뽑아 꽃송이를 반으로 갈라 코밑에 붙였습니다.

강아지풀은 멋진 콧수염이 되었습니다.

“에헴, 학생들! 라틴어 발음이 그게 뭐냐 말이다. 에헴, 그게 아니란 말이다. 에헴, 도대체 발음이 형편없느니라. 에헴, 오늘 모두들 무릎 꿇고 맨밥을 먹어야 하느니라. 에헴.”

“네네, 교수님 교수님의 한국어 발음도 그게 아닙니다요. 교수님도 같이 맨밥을 먹읍시다요.”

요셉이 일인이역을 하며 열심히 지껄이고 있는데 노렌조가 일그러진 얼굴로 요셉을 바라보았습니다.

“에헴, 노렌조.. 갑자기 왜 똥 싼 얼굴을 하고 있느냐? 에헴.”

그러자 뒤에서,

“에헴, 요셉학생! 라틴어 공부하느라고 정신까지 돌았느냐? 갑자기 웬 망발인가? 에헴!”

라틴어 교수 신부님이 무성한 수염을 요셉의 얼굴에 가까이 대고 소리를 쳤습니다.

“으아~! 교.....교수님!”

“그래, 오늘부터 네 놈이 교수다.”

갑자기 놀라 당황한 요셉은 코 밑에 강아지풀이 붙어 있는 것도 잊은 채 입을 벌리고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요셉은 당장이라도 라틴어 교수 신부님의 호출이 내려질 것 같아 마음이 불안 했습니다.

“어! 여기 벽에 붙어 있던 달력이 어디로 갔지?”

방문이 열리며 노렌조가 들어 왔습니다.

“요셉! 혹시 내 달력 못 봤어?”

“그건 내가 물을 참이었는데, 내가 공들여 만든 달력도 사라져 버렸거든.”

신학생들이 산책을 나간 사이에 교장 신부님과 황 신부님이 학생들의 방을 돌아보며 달력을 모두 압수하셨던 것입니다.

황 신부님은 학생들 전원을 모아 놓고 노발대발하셨습니다.

“너희들이 신학생이냐?..뭐야? 신학교보다도 세속에 가는 것이 그렇게도 좋으냐? 세속에 그렇게 가고 싶거든 지금 당장이라도 보따리 싸 가지고 나가거라.”

카이젤 수염의 황 신부님은 너무나도 화가 나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지며 말씀도 제대로 못하셨습니다.

황 신부님의 꾸지람을 들은 지 사흘도 채 안되어서 학생들은 또 달력을 만드느라 야단들이었습니다.

“노렌조에게만 보여줄까? 내 비밀장소.... 짜자잔!”

요셉이 비밀장소라고 하며 보여준 책꽂이 뒤에는 새로 만든 달력이 붙어 있었습니다.

“어! 머리 잘 썼네. 나는 책상 밑에 붙였더니 어두워서 글자가 잘 안보여.”

신학교에서 그토록 말려도 신학생들은 쉬쉬해 가며 달력을 만들어 제각기 비밀장소에 붙이고 방학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15. 드디어 방학이다...로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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