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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0일 광야 피정" --- 2007.2.25 사순 제1주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25 조회수511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7.2.25 사순 제1주일

                                                  

신명26,4-10 로마10,8-13 루카4,1-13

                                                          

 

 

 

 

"40일 광야 피정"

 



오늘 복음의 서두 부분,
“예수님께서는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라는 말씀을 읽는 순간,


“아, 나도 일 년에 한 번 40일 피정을 가져봤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
“아니 이 사순시기가

  하느님이 나에게 마련해 주신 40일 피정이 아닌가?”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참 뿌듯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에게

은혜로운 40일 광야 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희망으로 약동하는 부활의 봄과 더불어

곧 닥아 올 3월의 요셉성월이

이 40일 피정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줍니다.

 

하여 이 사순시기 음울하고 심각한 피정기간이 아니라

희망 가득한 기쁜 마음으로 주님과 함께 지내는 시기입니다.

 

이점 바로 우리의 사부 성 베네딕도께서

그의 수도 규칙에서 분명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각자는 성령의 즐거움을 지니고

  자기에게 정해진 분량 이상의 어떤 것을

  하느님께 자발적으로 바칠 것이다.

  즉 자기 육체에 음식과 음료와 잠과 농담을 줄이고

  영적 갈망의 즐거움으로 거룩한 부활 축일을 기다릴 것이다.”

  (RB49,6-7).


73장으로 이루어진 수도규칙 중,

'즐거움(gaudium)'이란 말은 오직 여기 두 곳에만 나온 다 합니다.

 

그러니 이 사순시기, 40일 피정기간,

영적 갈망의 즐거움으로

거룩한 부활 축일을 기다리는 은총의 시기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40일 광야 피정,

바로 우리 광야 여정의 삶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전례로야 40일, 사순시기가 지나면

젖과 꿀이 흐르는 땅과도 같은

빛과 생명이 넘치는 주님의 부활시기가 펼쳐지지만,

우리의 평생 삶은 계속되는 광야 여정입니다.

 

그러니 매년 이 40일 광야 피정 잘해야

평생을 행복하고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이 40일 피정기간, 피정 지도자는 성령님이십니다.


바로 복음 서두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가득 차 요르단 강에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성령에 이끌려 가시어,

  40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무엇보다도 우리 주 예수님께서도

우리와 함께 피정하신다는 사실이 무한한 위로가 됩니다.

 

그러니 피정 지도자는 결국 성자와 성령님 두 분 이십니다.


성령에 가득 차, 성령에 이끌려 갖게 되는 사십 일 피정입니다.


우리 주님과 성령님 함께 계시니

광야 여정 전혀 두려워하거나 불안해 할 것 없습니다.

 

40일 동안 내내

우리 주님께서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또 복음 말미에 보면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 물러갔다.”합니다.

평생 계속될 악마의 유혹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악마도 하느님의 수중에 있습니다.

악마의 유혹을 통해 단련되고 성숙되는 우리들입니다.

 

어찌 보면 악마의 유혹들,

우리를 수련하는 하느님의 도구일 수 있습니다.

 

유혹 없이는 성숙도, 성장도 없기 때문입니다.

유혹을 받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할 게 아니라,

주님의 기도에서처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비록 유혹에 빠진다 해도

하느님의 자비에 절대 실망하지 말고

하느님 끈을 꼭 붙잡고 있으면

언제나 재기의 기회를 주시는 하느님입니다.

 

이래서 자포자기의 절망을 대죄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악마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게 지혜입니다.

어떻게 하면 삶의 광야에서

장애물 경기 시의 장애물과도 같은

악마의 유혹을 잘 통과할 수 있겠습니까?


두말 할 것 없이 하느님 말씀과 기도입니다.


악마의 유혹에 맞선 최고의 무기는 하느님 말씀과 기도뿐입니다.


오늘 40일 광야피정 막바지에

악마의 유혹을 통해 하느님의 검증을 받는 예수님이십니다.

 

사랑하는 당신의 아들을 가차 없이 단련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성령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의 무기로

악마의 모든 유혹을 무력화시키는 주님이십니다.


아마 광야의 고독 중에

하느님의 말씀을 양식 삼아 사셨던 주님이심이 분명합니다.

 

성령 안에서 말씀을 통해

늘 하느님과 일치되어 사셨던 주님이셨습니다.


사흘 굶어 담 넘지 않는 사람 없다는 말도 있듯이,

인간의 근본 욕구인 식욕 앞에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40일 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 시장한 예수님에게

악마의 유혹은 얼마나 감미로웠을까요?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보시오.”
라는 악마의 유혹에,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1회전의 전투는 주님의 승리입니다.


권력욕과 명예욕 또한 식욕 못지않은 인간의 집요한 욕구입니다.

가장 민감한 부분을 재차 집중 공격하는 악마의 유혹입니다.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의 허망함을 꿰뚫어 보신

주님의 즉각적인 응답입니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2회전도 성경 말씀의 무기로

악마의 유혹을 격퇴하는 주님이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오직 경배할 분은 하느님뿐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악마의 유혹에 함락되어

우상의 노예들이 되어 살고 있는지요!


하느님만을 경배할 때 허영이나 환상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지금 여기서’ 참 나의 자유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1독서 신명기의 선택받은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고백도

하느님 경배로서 끝맺지 않습니까?


“주님이 주신 땅에서 거둔 수확의 맏물을

  주 너희 하느님 앞에 놓고,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 드려야 한다.”


호락호락 물러설 악마가 아닙니다.

세 번째의 공격입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성경을 근거로 하여 허영심을 부추기는 유혹입니다.

허욕 또한 자칫하면 악마의 미끼에 걸릴 수 있습니다.

 

악마의 유혹들의 미끼들 세상에 널려있지 않습니까?

곳곳에 매몰되어 있는 악마의 덫들입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신 말씀이 성경에 있다.”


마지막 악마의 유혹도 성경 말씀으로 물리치심으로

진정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입증하셨습니다.

 

하느님 말씀으로 마음의 눈 밝아야

악마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습니다.

 

어느 때 보다도 하느님 말씀을 깊이 맛들이고 섭취하는

40일 사순 광야 피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 말씀에서 저절로 샘솟는 기도입니다.

무엇보다도 복음서의 요약과도 같은

다음의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를 끊임없이 바치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의 아드님, 주 예수그리스도님,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네 단락을 호흡에 맞춰

속으로 되 뇌이며 바치는 아주 단순한 기도입니다.

 

사도 바오로 역시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아침 성무일도 다음 시편 말씀도 참 고마웠습니다.


“나를 에우고 또 에워쌌어도

  나는 주님의 이름으로 그들을 무찔렀네.
  벌 떼처럼 나를 에워쌌어도

  그들은 가시덤불의 불처럼 꺼지고
  나는 주님의 이름으로 그들을 무찔렀네.”


아무쪼록 이 40일 광야피정의 사순시기,

하느님 말씀과 끊임없이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기도로

악마의 유혹을 잘 이겨내기 바랍니다.

 

좋으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중에

우리를 성령으로 가득 채워 주시어 우리 삶의 광야로 파견하십니다.

 

주 예수님과 성령님께서

몸소 우리의 광야피정을 지도해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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