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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월 5일 야곱의 우물- 루카 6, 36-38 묵상/ 성숙한 비판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05 조회수539 추천수1 반대(0) 신고

성숙한 비판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루카 6,36-­38)

◆요즘 인터넷에 뜬 지나친 악성 댓글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인기 연예인뿐 아니라 학생들한테까지 그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익명성을 무기로 온갖 험담과 악담을 퍼붓는 이들 때문에 피해자는 자살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글에는 진실을 알려는 열정도, 상대방이 잘못을 반성하고 좀더 나은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염려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무조건 상대방을 헐뜯고 비방함으로써 일방적으로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할 뿐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남을 심판하지 마라”고 하신다. 그러나 그 말씀은 단순히 남에 대한 비판, 판단을 하지 말라는 말씀은 아니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판단하지 말라고 하신 것은 위선적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이다(마태 7,4­-5). 부조리를 없애고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비판은 필요한 덕목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말씀은 비판보다는 비방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인터넷의 악성 댓글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비방은 적대적 언어다. 상대방이 없는 곳에서 욕하는 것이다. 비방은 험담이 되고 중상모략으로 발전한다. 정직하게 비판하지 않고 뒤에서 하는 비방은 발전이 없다. 비방하는 자리에 함께하는 것도 비방이라고 볼 수 있다. 비방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침묵을 자기 의견에 대한 동조라고 생각하고는 ‘다들 그렇더라’며 확대한다. 이렇게 뒤에서 비방하는 것을 막아주고 끊어주는 것이 용기며 인격이다. 따라서 우리는 비판하는 용기와 비방하지 않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

 

다른 이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직접 만나 타일러 주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의무다(마태 18,15-­17 참조). 이는 심판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영혼이 구원되기를 바라면서 지적하는 것이다(야고 5,20 참조). 우리는 사랑으로 진실을 말해야 한다(에페 4,15 참조).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 해야 하며 끈기를 다해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타이르고 꾸짖고 격려해야 한다. 그것이 말씀을 선포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다(2티모 4,2 참조).

이동훈 신부(원주교구 살레시오의 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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