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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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7-07-05 조회수1,284 추천수25 반대(0) 신고
 
2007년 7월 5일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Courage, child, your sins are forgiven."
(Mt.9.2)
 
제1독서 창세기 22,1,19
 복음 마태오 9,1-8
 
 
얼마 전, 실내화 하나를 선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실내화는 보통 우리가 쉽게 보는 일반적인 모습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글쎄 실내화 바닥에 극세사 천(몹시 가는 실로 만든 천)이 붙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걸어 다니기만 해도 실내화 바닥의 천으로 인해 저절로 청소가 됩니다. 그리고 그 천이 더러워지면 신발에서 떼어 물빨래를 하면 그만입니다. 얼마나 편합니까? 방 청소를 위해 신을 질질 끌면서 방을 왔다갔다만 하면 되니까요. 또한 더러운 것이 떨어지면 실내화 신은 발로 쓱쓱 닦으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어제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침 식사로 빵을 먹다가 보니, 빵 부스러기와 약간의 이물질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 순간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발로 닦았습니다. 그 실내화가 생긴 뒤에는 습관적으로 이렇게 발로 닦게 되었지요. 하지만 문제가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이 날 제 발에는 실내화가 신겨 있지 않았거든요. 즉, 양말만 신은 발로 바닥을 닦았던 것입니다.

습관이란 이렇게 무섭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들, 그런데 우리가 습관적으로 짓는 죄들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단순히 나약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만 말해야 할까요? 그래서 습관이 되었으니 그러려니 생각해야 할까요? 아니지요. 나에게 나쁜 습관이 있다면 과감하게 없애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습관 되어 실내화도 없이 이물질을 닦아서 양말이 더러워진 것처럼, 내 영혼은 더욱 더 더러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한 중풍병자에게 “얘야, 용기를 내어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 말에 율법학자들은 ‘이 자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이라고 생각하면서 예수님을 부정하지요. 어쩌면 이들은 습관적으로 주님을 거부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이 사람들에게 더 큰 존경과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그리고 자신이 생명처럼 생각하는 율법에 조금이라도 어긋난 행동이라고 스스로의 판단으로 결정된다면 무조건 거부하고 보는 것이 습관처럼 되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일어나 네 평상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라.”라고 말씀하시고, 그 말이 그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시지요. 이처럼 불가능이 없으신 분께 자신의 무조건 거부하는 습관 때문에 주님과 대립할 수밖에 없었던 율법학자들이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그런데 우리 역시 습관처럼 짓는 죄가 바로 주님을 습관적으로 거부하는 또 하나의 모습이 아닐까요? 그래서 불쌍한 우리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제는 주님을 거부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러한 나쁜 습관이 내 몸에 배어 있다면 과감하게 없앨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나의 나쁜 습관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 습관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세요.





빈의자('좋은 글'중에서)


 
한 자매가 본당 신부님께 자기 집에 와서 아버지의 임종 준비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했다. 신부님이 도착했을 때, 그녀의 아버지는 머리를 베게 두 개로 받쳐놓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침대 옆에는 빈 의자가 있었다. 신부님은 노인에게 그의 딸이 자기가 온다는 것을 이야기해준 것으로 알고 "오래 기다리셨지요?"하고 말을 건넸다.

"아니요. 당신은 누구요?" 하고 노인이 말했다.

신부님은 자기소개를 하고 노인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저는 빈 의자를 보고 할아버지가 제가 올 것을 알고 계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하자, "신부님, 저 의자... 문을 좀 닫아 주시겠습니까?" 노인이 말했다.

"저는 이것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요. 내 평생 동안 나는 기도하는 법을 몰랐어요. 성당에서 배웠지만 항상 잊어버리곤 했답니다. 저는 기도를 포기했어요. 약 4년 전 어느 날 저의 친한 친구가 저에게 말했지요."

"이보게. 기도는 예수님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간단한 일이야. 자, 내가 가르쳐주지. 자네 앞에 빈 의자를 하나 갖다놓고 그 의자에 앉아 계시는 예수님을 그려보게. 그분이 '내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라고 약속하셨기에 이건 상상이 아니네. 그리고 자네가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식으로 그분께 말을 하게."

그래서 나는 그 방법을 시도했고, 오래지 않아 그것을 매우 좋아하게 되어 매일 몇 시간씩 그분과 말을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조심합니다. 만약 제 딸이 제가 빈 의자와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면 그 애는 저를 정신병원에 보냈을 겁니다.

신부님은 이야기에 감동되어 노인에게 계속하시라고 격려하셨다. 그리고 노인에게 임종에 필요한 성사를 주고 본당으로 돌아왔다.

이틀 후 딸이 전화를 해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평화롭게 돌아가셨는지요?"

"예. 2시쯤 아버지가 저를 부르시더니 사랑한다고 하시면서 제 손을 꼭 잡아 주셨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바로 전 침대 옆에 있는 의자에 몸을 구부려 머리를 편안하게 의자위에 놓으셨어요. 신부님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부님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우리 모두가 그분처럼 죽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Rise, pick up your stretcher, and go home.”
(Mt.9.6)
 
 
 
전수연 - Smile Smile 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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