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하느님은 어느 편?
작성자지현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08 조회수503 추천수4 반대(0) 신고

 

두 나라가 공동 국경의 정확한 위치 문제로 여러 해 동안 분쟁을 겪고 있었다. 

끊임없는 분쟁의 결과, 두 나라의 관계는 갈수록 악화되었고

급기야는 전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까지 치닫게 되었다.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두 나라에서는 최후의 협상을 갖기로 했다.

나라를 대표하는 한 명씩의 외교관이 각기 자신의 가족을 데리고

한 중립국가에서 비밀리에 만나 협상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이 협상의 의도는, 외부로부터의 모든 간섭이나 복잡한 상황에서 벗어나

지극히 인간적이고도 개인적인 만남을 갖게 함으로써, 불안감과 긴장감 없이  

그들의 모임이 원래는 좋은 의도이며, 우호적인 방법을 모색하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서로가 잊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게 극비리에 두 나라의 외교관은

서로의 가족을 데리고, 한 중립국가의 조용한 대저택에서 만났다.

한 외교관은 일곱살 난 아들을 데리고 왔고, 한 외교관은 다섯살 난 딸을 데리고 왔다.

 

화기애애한 오찬을 마치고,

금새 친해진 아이들은 함께 손잡고 뛰어다니며 놀았으며

부인들은 차를 마시며 아이 키우는 이야기를 하거나 텔레비젼을 보았다.

 

남자 어른들의 경우는 그리 단순하지가 않았다.

서로 성의껏 대하고자 각별히 노력했으며, 편견을 갖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으나

회담을 거듭할수록 점차 오해가 쌓이고 불쾌한 언사가 오갔으며

화가 폭발했고, 급기야는 상대가 속임수를 쓴다고 비난하는... 그런 지경이 되어갔다.

 

스스로 언사가 심했다 싶으면, 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만큼

그들은 충분히 성숙하고 올바른 인성과 판단력을 지닌 사람들이었으나

문제는 그들이 너무나 자기 입장에 대해 "확신"을 지니고 있다는 데에 있었다.

 

그들 두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주장이 완벽하게 정당하고 합리적이라고 믿었으며

따라서 하느님은 자신의 편에 서 계실 거라고... 믿고 있었다.

하느님은 내 편이시니까... 상대방에게는 그런 확신이 없을 거라고 믿고들 있었다.

옳지 않은 주장을 고집하며...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는 상대방에 대해

서로는 점점 실망과 분노와 좌절이 커져갔다.

 

협상을 시작한 지, 어언 열흘이 지났다.

그 날은 아침부터 두 남자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기나긴 협상에도 풀리지 않는 고리는 두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기에

두 나라에 평화를 정착시키려던 애초의 좋은 의도는 이미 그 빛을 잃어버렸고

격앙된 분노와 비난이 난무할 뿐이었다.

 

그때, 방문이 홱 열리며... 일곱살 다섯살의 두 아이가 그들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남자아이가 말했다.

"아빠, 아빠, 고적대가 옆 거리에서 시가행진을 하고 있어요.

 리타와 함께 구경을 가도 되나요?"

 

그러나, 소년은 말을 내뱉자마자 멈칫 하며 그 자리에 섰다.

두 남자의 살벌한 분위기가 폭발 일보직전임을 즉시 느꼈던 것이다.

어린 소녀 리타는 본능적으로 겁을 먹고,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소년의 손을 잡아끌었다.

 

"뭐가 잘못되었나요, 아빠?"

 

두 남자는 여전히 분노가 풀리지 않은 시선으로, 서로를 노려보며

하느님은 내 편이시다!!!

하고 외치려다가... 동시에 눈을 돌려 아이들을 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 아이들이 처음 만나던 날부터... 얼마나 쉽게 친구가 되었던가를...

 

만일 어른들도, 국가들도... 저 아이들처럼 지극히 단순하게 서로에게 다가선다면

세상은 얼마나 달라질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선입견 없는 단순함... 그것이... 어쩌면 유일한 해결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군요. 하느님은 내 편도, 당신 편도 아니시고... 아이들 편이시군요...^^"

 

두 남자는 서로 웃으며 화해의 악수를 하고, 다시 협상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인도하고 있는 한...

협상은 실패하지 않을 것임을 그들은 속으로 이미 알고 있었다.

 

 

========

 

 

닐 기유메트 신부님의 저서 중에... 제가 좋아하고 공감하는 것을 골라...

제 나름대로 짧게 요약하고 다듬어... 예전에 자유게시판에 몇 편 올렸었습니다.

이곳에도 최근에 약간 다듬어서 올린 것이 한 편 있었지요. ^^

 

오늘은 새벽부터 마음이 왠지 어지럽고 안정되지 않아

좋은 글을 요약하고 옮기는 과정을 통해서라도... 스스로 도움을 얻고 싶어

다시... 기유메트 신부님의 책을 폈습니다.

유난히 마음이 가는 챕터가 있어... 오늘은 그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으나

요약하는 과정에서 몇 번이나... 이건 논리적으로 무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글 작성을 그만둘까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 느낌을 믿고 그냥 올려 보기로 했습니다.

글의 전개 과정상... 좀 말이 안되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그 가르침이니까요.

이 글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내려주시는 그 가르침 말이지요.

 

저에게는 이미... 어느 정도의 도움이 된 듯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도...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의 깨달음도 얻으시고... 위로도 받으시고... 평화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