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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누님의 글 / 고향 성당에 '성인상'을 봉헌하고
작성자지요하 쪽지 캡슐 작성일2007-11-07 조회수530 추천수3 반대(0) 신고
*지난 10월 14일(연중 제28주일)치 대전교구 태안성당 주보에 게재된 제 누님(경기도 안양시 거주)의 글을 소개합니다.
 
 
 
 
                              고향 성당에 '성인상'을 봉헌하고




고향 성당의 주보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스럽기도 하고 감개무량한 심정입니다. 고향을 떠나 산 지 벌써 36년이 흘렀습니다. 제가 고향 성당에서 신앙생활을 할 때는 '주보'라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한 것인데, 오늘 고향 성당 주보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을 생각하니 더욱 감사한 마음입니다. 옛날에는 주보 같은 게 없어서 신앙공동체의 이런저런 모습들이 기록으로 남지 못했는데, 많은 아쉬움 속에서도 고향 성당 초창기의 갖가지 모습들에 대한 기억들이 저를 아련한 그리움 속에 머물게 하는군요.

고향을 떠나 살면서도 부모님 생신 때는 거의 매년 고향을 찾곤 했습니다. 아버님이 살아 계실 때는 아버님 생신 위주로 고향을 찾았지만,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부터는 음력 8월 22일 어머님 생신 때(대개는 하루나 이틀 전에) 고향을 다녀가곤 했지요.

올해도 어머니 생신 이틀 전인 지난달 말일 둘째 딸 가족과 함께 고향을 찾았습니다. 워낙 잔일이 많고 바쁘게 사는 처지라 매번 당일치기를 합니다. 오전에 왔다가 점심만 먹고 아버님 묘소만 들르고 바삐 올라가지요. 그래서 고향에 세 분이나 계시는 사촌 오라버니들을 찾아뵙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답니다.

올해는 친정 동생이 성당 구경을 권유하더군요. 그래서 아버님 묘소를 찾는 대신 고향 성당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전에도 성당 얘기를 들었지만, 이제는 거의 완성된 새 성전의 아름답고도 웅대한 모습을 보는 순간 저는 크게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서는 황홀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절로 무릎 꿇고 기도를 하게 되더군요.

이렇게 아름다운 성당이 우리나라에 또 있을까 싶었고, 앞으로 전국의 수많은 신자들이 우리 고향 성당을 찾아오리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성당을 지으신 신부님과 고향 성당의 모든 형제 자매님들께 깊이 감사하는 마음과 큰 존경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성당을 짓기 위해 신부님과 총회장님, 모든 신자님들이 얼마나 많은 애로 속에서 고생을 하셨을까 생각하니 눈시울이 젖어 오르더군요.

동생에게서 아직 스테인드글래스와 성인상들을 모실 자리가 많이 비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동생이 아버님과 어머님의 주보성인상을 봉헌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성인상 원가가 300만원이지만 조각작가가 신부님과의 약속으로 230만원은 성전건축기금으로 봉헌한다 함),  우리 부부의 수호성인상을 봉헌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하늘나라의 수호성인님들께도 기쁨을 드리고, 고향 성당 건축에도 일조를 하니, 일거양득이 되리라는 생각이었지요.

앞으로 우리 부부는 고향 성당에 봉헌되어 모셔진 주보성인상들 안에서, 주보성인들과 함께 늘 고향 성당의 미사에 참례하는 셈이 되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향 성당에 64분 자리의 성인상들이 다 채워지면, 우리 고향 성당의 미사는 천상교회의 성인 성녀님들과 지상교회의 신자들이 함께 미사를 지내는 모습이 될 것 같습니다. 그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절로 즐거워집니다.

정말 앞으로는 저희 부부도 고향 성당의 미사에 늘 참례하는 마음으로 생활할 것을 약속드리며, 이만 인사를 맺겠습니다. 신부님과 고향 성당의 모든 형제 자매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아멘! 

                                                 -지설희 (아네스) / 수원교구 안양 명학동 성당-



(071014/연중 제28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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