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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6일 야곱의 우물- 마태 7, 21.24-27 묵상/ 그들이 있기에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7-12-06 조회수532 추천수4 반대(0) 신고

그들이 있기에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마태 7,21.24-­27)
 
김인숙 수녀(살레시오 수녀회)
◆여행할 때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의 행동 몇 가지를 열거해 본다. 첫째, 일인당 가지고 갈 수 있는 물건의 무게가 기준치를 훨씬 초과했는데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져가려는 사람. 둘째, “컴퓨터를 꺼주십시오. 휴대전화를 꺼주세요. 지금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마십시오.” 계속 방송이 나오는데도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켜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 똥배짱으로 일어나는 사람들. 나는 몰래 그들을 향해 눈을 흘긴다. 왜냐하면 여행자 모두의 생명, 아니 내 생명과 직접 관련되는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런 작은 규칙을 무시하여 큰 사고가 일어난다면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들까지 얼마나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겠는가.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가장 슬기로운 여행자는 안내방송이나 가이드의 말에 하던 일을 즉시 멈추고 따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분들에게 나는 개인적으로 매력까지 느낀다. 왜냐하면 그의 행동 자체가 내 생명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처음 탔을 때의 일이다. 나는 무거운 짐과 200여 명이 넘는 사람을 싣고 비행기가 하늘에 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불안해서 몹시 힘이 들었다. 도착할 때까지 눈을 감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내가 하늘에 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싶어서….
 
수녀원에는 보일 듯 말 듯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처럼 살아가는 수도자들이 있다. 그들은 작은 것에 충실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소리 없이 실천하며 산다. 이 세상에, 우리 사회에, 깊은 수녀원 울타리 안에는 오늘도 풀꽃처럼 작고 드러나지 않게 진리를 몸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주님께서 만약 너희 가운데 의인 몇 명을 찾아보라고 하신다면 분명 우리는 풀꽃처럼 사는 그들을 선택할 것이다, 말씀을 듣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슬기로운 사람들을. 이 지구상에 그들이 있기에 세상과 사회, 수도회가 오늘도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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