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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공동체가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 .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09 조회수856 추천수14 반대(0) 신고
 
 

   
    공동체가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끼니 때가 되었는데 시간이 늦은 것이다.
    그에 대한 제자들과 예수님의 견해가 다르다.
    제자들은 각자가 스스로 알아서 하게 하자고 제의한다.

   “그러니 저들을 돌려보내 스스로 먹을 것을 사게 하십시오.”

    이것은 각자의 몫은 각자의 책임으로 돌리자는,
    지극히 당연하게 보이는 결정인 듯하다.
    하지만 이 말 속에는
    나는 나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지만
    다른 사람까지는 책임질 수 없다는 속내? 감추고 있다. 

    다시 말해서
    제자들은 지금 자기들이 먹을만큼의 끼니꺼리는 갖고 있었지만,
    그걸 없는 사람과 나눌 마음은 전혀 없었다.

    이에 대해 예수님은 이렇게 제의한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아, 얼마나 정곡을 찌르는 아픈 말씀이었을까

    ‘우~씨! 우리 먹을 것도 부족한데!  예수님은 뭘 모르셔, 정말! ’ 

    제자들은 당장 자기들이 당할 책임을 회피한다.

   “저희가 이백 데나리온어치나 사다가 먹이라는 말씀입니까??
    말도 안되는 않는 소리 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제야 예수님은 다른 가르침,
    나누는 신비를 가르치신다.
    오늘 복음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바로 “주다”이다.
    가르쳐주다,
    주어라,
    주시며,
    주도록 하셨다,
    주셨다.

    이 장면에서 생각해 볼 것이 하나 있다.
    예수님이 사람들을 명씩 또는 쉰 명씩
    떼를 지어 자리잡게 하신 것이다.
    예수님은 전체주의자가 아니시다.

    각 공동체가 나름대로 무리를 지어
    특색있는 공동체가 되는 것을 인정하셨다. 

    그런데 현실 속의 우리는
    자주 전체주의가 되기를 요구한다.
    음식을 나누어도 따로 따로 앉지 말고 다 함께 앉자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숟가락은 결국 자기 입으로 가져간다. 

    같은 목적을 가지되
    나름대로
    실현방법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자.
    한 두 사람쯤 불만이 있는 것을 감수해야 하고,
    또 그 한 두 사람은
    공동체의 대다수는 뜻을 같이 하는 것을 인정하고 따라 주어야 한다.

    자주 말하지만
    우리는 예수님의 몸에 딸린 작은 각자의 지체들이지
    예수님의 몸 그 자체가 아니다. 

    머리이신 예수님의 뜻에 맞추되 각자가 특색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소공동체 운동은 예수님의 뜻과 일치한다.
    배척해야 할 것은 배척해야 한다.
    그래야 공동체가 유지된다.
    부부가 각자의 애인을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앗! 옆으로 샌 듯한...돌아가야지!)

    어쨌든 예수님은
    그렇게 각자 무리를 지어 앉은 사람들에게 기적을 베푸시는데,
    그것은 빵조각을 떼고,
    물고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이것은 후에 당신의 몸이 떼어지고 나누어지는 것을 예표한다.

    그리고 복음서 저자들은 그것을 의미있게 전하기 위해
    빵을 많게 하신 기적을 네 복음서 공히 다 소개하고 있다.

    이 기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우리들의 모습은,
    첫째,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도 자기를 돌보지 않고 있었다.
    때가 되어 끼니를 채워야 하는데 모두 그 때를 놓쳤다.
    어쩌면 제자들과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각자 어느정도씩 먹을 것이 있었지만...
    그걸 먹자고 내 놓았다간 누구 입에 풀칠하랴 싶어서,
    “밥 먹고 합시다!” 를 외치지 못한 것이다.

    두 번째,
    공동체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그것을 공동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전체주의가 발동한 것이다.
    이 모든 사람을 한꺼번에 먹일 빵을 어디서 구해오는 것은
    한꺼번에,
    단숨에 모든 것을,
    모두를 충족시키는 손쉬운 방법만 생각한 것이다.
    각자의 주머니를 털어볼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예수님은 빵을 떼어주심으로 기적을 행하신다.
    당신 몸이 부서져서 빵이 되는 기적을 미리 보여주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임을 가르쳐주셨다.

    각자의 몫은 각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또한 그것이 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지만,
    그것이 나눔으로써 확대되는 효과는
    각자의 몫을 각자에게 돌리는 것보다
    훨씬 더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너도 나도 각자가 가진 것을 떼어줄 때 부족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풍성해진다는 가르침이다.

    나누면 남지만, 저마다 챙기기만 하면 모자란다.
    시간을 나누고 고통을 나누고, 일을 나누면 반드시 풍족해진다. 

    어슬프게 나누기 때문에 시간이 아깝고,
    골치가 아프고,
    힘이 드는 것이다. 

    기꺼이 나누면 분명히 풍족해진다

    각자의 자리에서 무언가 하나라도 나누는 하루가 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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