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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12 조회수568 추천수10 반대(0) 신고

 


 


주님 공현 후 토요일 말씀(요한 3 ,22-30)

공관복음에서는 요한이 감옥에 갇히고 나서 예수께서 활동을 시작하시는데 비해,

요한복음은 같은 시기에 같은 고장에서 활동을 하시는 것으로 나타난다.

 

요한복음이 사실에 가깝다는 해설이 많은 것을 보면,

아마도 두 분은 요르단강을 사이에 두고

동편과 서편으로 갈라져서 비슷한 활동(세례)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은 예수님이 친히 세례를 준 것이 아니라, 제자들이 준 것이다(4, 2참조)

또 세례 방식에 있어서도 요한의 세례 방식과는 조금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3,25 참조)] 

 


어느 날, 요한의 제자들이 자기 스승에게 말했다.

'스승님이 증언하신 분이 강 건너편에서 세례를 베풀고 있는데

모든 사람이 그분에게 몰려가고 있습니다.'

 

스승님이 어떻게든 손을 써 보라는 의미다.

그들이 활동하지 못하게 막던지, 

다시 사람들을 끌어모을 방안을 마련하던지 하라는 뜻이다.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 것도 받을 수 없다."

 

이것이 진정 요한의 위대함이다.

너와 나의 대결국면으로 보지 않고, 너와 나의 위에 계신 하느님을 보는 것.

요한은 진정 하느님의 종이었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는 요한의 고백은

결코 오랜 인격 수양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겸손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말처럼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수덕적 노력으로만 달성되는 덕목이 아니다.

 

보다 큰 뜻, 너와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눈이 있어야

인간들끼리의 각박한 경쟁구도를 벗어날 수 있다.

 

보다 원대한 세계를 희구하는 꿈이 있어야 ,

이기고 지는, 먹고 먹히는 각축의 틀을 깰 수 있다.

 

 

요한은 예수님의 인격 안에서 하느님을 본 사람이다.

요한은 예수님의 활동 안에서 보다 크고 원대한 세계를 만난 사람이다.

요한은 자신보다는 하느님 백성의 장래를 생각한 사람이다.

 

그는 백성들이 예수님께 몰려가는 모습을 보고

신랑을 찾아 기뻐하는 신부의 모습을 보았다.

"신부를 차지하는 이는 신랑이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신랑의 친구일 뿐 아니라,

신부를 신랑에게로 인도할 책임이 있는 친구라는 것이다.

 

하느님이 자기에게 주신 역할을 잘 알았던 요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기에 그는 크게 기뻐할 수 있었다.

"내 기쁨도 그렇게 충만하다."

 

 

...............................................

 

 

교회 안에서 하느님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요한처럼 너와 나를 따지지 않고 하느님을 먼저 생각하고 있을까?

 

 

몇년 동안, 단체에 소속되지 않고 

고군분투 혼자서 복음선교 활동을 하면서 있었던 일을 돌아보면,

 

비슷한 일을 하는 커다란 단체로부터

노골적으로 압력이 들어왔을 때도 있었고,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은근한 질시와 견제가 오기도 했다.

 

나 개인에게만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더 걱정이 된다.

그처럼 조직의 힘을 앞세워 약육강식의 논리를 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예전에 자기 수도회에서 간행된 교재만 고집하고 

타 수도회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수도자의 모습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 때문에 다른 수도회나 다른 의견을 가진 성직자들과

불필요한 마찰과 갈등을 줄기차게 일으키는 경우를 보고 실망도 했다.

 

다양한 교재와 다양한 연구방법이 살아있고 제공되어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열리고, 혜택이 더 돌아갈 것이다.

(물론 검증된 교재와 방법, 인력에 한해서 말이다)

 

 

이처럼 단체와 단체, 단체와 개인이 아닌,

개개인의 사이에서도 불필요한 알력과 갈등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아예 능력(?)의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는 그만해도 괜찮다.

 

그렇지만 처음에는 자기보다 작은 일을 맡던 사람들이,

점점 비슷비슷한 일을 하다가,

날이 갈수록 자기보다 크게 된다 싶을 때가 있다.

(애초에 크고 작은 개념은 없지만, 이 모두 경쟁심에서 비롯된다.)

 

그럴 때, 사람들 마음 안에서는

요한의 제자들의 불평이 들끓어 오른다.

 

다른 사람의 활동에서 자극을 받아 자신의 결점을 보완하는 적극적인 대처보다는,

공연히 일 잘하는 사람의 단점을 찾아내는 것에만 골몰한다. 

어떻게든 그사람의 잘못을 알리고 싶어하면서 관계가 악화되고

결국에는 하느님의 일까지 방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너와 나의 대결국면, 경쟁구도로 바뀌게 되면,

오랜 친구도 교회 일도, 하느님도 안중에 없게 된다.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하늘의 뜻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사사로운 이해득실보다는 교회의 유익을 더 생각하는 마음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이로움을 주려는 마음.

 

그런 넓은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진정한 하느님의 사람일 것이다.

 

 

 

 

올해에는 이런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올해에는 나부터 이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올해에는 우리 모두 하늘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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