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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15 조회수1,001 추천수19 반대(0) 신고
 
2008년 1월 15일 연중 제1주간 화요일
 
 
 
“What have you to do with us, Jesus of Nazareth?
Have you come to destroy us?
I know who you are–the Holy One of God!”
(Mk.1.24)

 

 

제1독서 사무엘 상권 1,9-20
복음 마르코 1,21ㄴ-28
 
 
어느 날 독수리가 사냥을 나간 사이에 여우가 나무 위의 둥지로 기어올라 알들을 죄다 집어삼켰습니다. 그리고 꾀바른 여우는 둥지에서 내려오기 전에 근처 덤불에 주워 온 양털을 흩뿌려놓았습니다. 독수리가 돌아와서 빈 둥지를 보고는 노발대발했지요. 애지중지 품고 있던 알을 어떤 불한당 같은 놈이 모조리 먹어치웠으니 그럴 만도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주위에 나뒹구는 양털로 보건데 범인은 양이 틀림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복수심에 불탄 독수리는 괘씸한 양들의 새끼를 낚아채 골짜기에서 내동댕이칠 심산으로 즉각 날아올랐습니다. 그런데 독수리가 계곡으로 급강하하려는 순간,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개가 깔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독수리는 별 수 없이 계획을 이튿날로 미루었습니다.

둥지로 돌아온 독수리는 화를 가라앉히고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양이 무슨 재주로 높다란 둥지까지 기어올랐으며, 더욱이 그렇게 대담한 짓을 할 수 있을까? 게다가 풀 뜯어 먹는 양은 봤어도 새알을 집어삼키는 양은 본 적이 없었거든요. 또한 주변을 봐도 양의 발자국은 찾아낼 수 없었고, 대신 여우의 발자국만 또렷이 볼 수 있었지요.

그제야 독수리는 교활한 여우의 속임수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화가 나서 잠시 눈이 멀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가 있었지요. 독수리는 때마침 짙은 안개가 끼었던 것을 감사히 여기며 앞으로는 행동하기 전에 한번 차분히 생각해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만약 안개가 끼지 않았더라면 독수리는 앞뒤 생각하지 않고 양을 공격했겠지요. 그리고 애꿎은 양만이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겠지요. 안개를 통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된 것이고, 그래서 보다 더 올바른 판단을 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들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조금만 더 생각하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데, 많은 이들이 성급하게 판단하게끔 만들어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바로 이렇게 성급하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마귀의 유혹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회당에서 소리를 지르며 말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이 말이 과연 맞는 말일까요? 틀리는 말일까요? 100% 맞는 말이지요.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마귀는 거짓만을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위의 말은 마귀의 말이 아니라, 천사의 말인가요? 아닙니다. 마귀는 진리를 가지고도 성급한 판단으로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도록 유혹하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을 부각시켜서 오히려 하느님의 큰 뜻을 깨닫지 못하게 하려는, 그래서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의도를 아시고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라고 곧바로 말씀하십니다.

마귀는 뻔 하게 보이는 거짓만을 가지고 우리를 유혹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 마귀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됩니다.



조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행동합니다.





짐을 벗어던져라(‘행복한 동행’ 중에서)
 

옛날에 한 젊은이가 아주 커다란 봇짐을 지고 고생스럽게 먼 길을 걸어 무제 대사를 찾아갔다. 젊은이는 대사를 보자마자 자신의 고충을 털어 놓았다.

“대사님, 저는 조금 전까지 고통스럽게 고독과 싸우며 오랫동안 먼 길을 걸어서 아주 피곤합니다. 신발은 다 헤졌고 양쪽 발은 온통 상처투성이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왜 아직까지 제가 가야 할 목표를 찾을 수 없는 겁니까?”

그러자 무제 대사가 물었다.

“자네, 그 봇짐 속엔 무엇이 들어 있는가?”

“이것은 제게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이 안에는 제가 시련과 좌절을 겪을 때마다 늘 함께했던 고통, 상처, 눈물, 고독, 괴로움 등이 들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무제 대사는 조용히 젊은이를 데리고 강가로 나가 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반대편 강가에 내리자 대사는 젊은이이게 말했다.

“이 배를 들고 가게.”

“농담이시죠? 이렇게 무거운 배를 제가 어찌 들고 갈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무제 대사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자네 말이 맞네, 젊은이. 강을 건너는 사람에게 배는 꼭 필요한 것이지. 그러나 강을 건넌 뒤에는 배를 버려야 한다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이것은 우리에게 짐이 될 뿐이지.”

젊은이는 지금까지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길을 떠났다.
 
 
 
 
 
Jesus rebuked him and said,

Quiet! Come out of him!”
The unclean spirit convulsed him

and with a loud cry came out of him.

(Mk.1.25-26)

 
 
The Emotion Of Love - Frederic Dela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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