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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17일 야곱의 우물- 마르 1, 40-45 묵상/ 연민을 느낄 때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17 조회수540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민을 느낄 때

그때에 어떤 나병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마르 1,40-­45)
 
박영대(우리신학연구소)
◆딸들이 아프면 우리 부부는 딸 걱정도 걱정이지만 어머니 걱정을 더 한다. 손녀들을 안쓰러워하시는 어머니께서 식욕도 잃고 걱정을 태산같이 하시기 때문이다. 또 딸들의 병은 거의 틀림없이 부모님이 다투시는 이유가 된다. 안쓰러워 약을 먹여서라도 빨리 낫게 하려는 어머니, 약은 자연 치유력을 약하게 하니 약 없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아버지. 그 다툼은 딸들이 나을 때까지 계속된다. 나도 생각이야 아버지와 같지만 결국 딸들에게 약을 먹이는 쪽을 선택한다. 어떻게든 빨리 나아야 어머니 걱정이 끝나고, 약이라도 먹여야 어머니가 마음을 놓기 때문이다.
 
가끔 막내딸을 데리고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가곤 한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약을 먹이는 게 안쓰러워 이것저것 의사에게 묻곤 하는데 그 대답은 대부분 퉁명스럽다. 어머니의 연민, 어린 손녀를 가엾이 여기는 그 마음에 의사는 함께해 주지 않는다. 그때마다 속상하고 화도 난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얼마 전 오래 감기로 고생한다는 후배를 다그쳐 아는 한의사 선생님께 갔다. 진료를 마친 후배 말. “처음 만났는데도 나를 정말 걱정해 주셔서 고마웠어요.” 의사는 연민의 사람이어야 한다. 의사의 연민을 느낄 때 이미 환자는 치료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어디 의사뿐인가? 사제도 수도자도 평신도도, 예수님을 따라 살겠다고 작정한 사람은 모두 연민의 사람이어야 한다. 흉하게 짓무르고 고름 흐르는 얼굴이 아니라 나병환자의 고통과 슬픔이 먼저 보여야 한다. 그런데 연민을 가진 의사를 만나기 어려운 것처럼 연민을 가득 품은 신자를 만나는 것도 어렵다. 나부터 그렇다. 난 아무래도 어머니보다 아버지 쪽을 닮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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