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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죄에 적응하면 -판관기57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17 조회수371 추천수5 반대(0) 신고

 죄에 적응하면 -판관기57

 <생명의 말씀>
 이스라엘 백성이 야훼의 눈에 거슬리는 일을 하였다. 그래서 다시 야훼께서는 그들을 사십 년 동안 불레셋 사람들의 손에 붙이셨다. (판관기 13:1)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지금까지 판관기를 열심히 읽어 오신 분들이라면 벌써 눈치채셨을 것이 하나 있습니다. 판관기의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가 그것입니다. 판관기는 이스라엘 백성의 범죄-징계-회개-구원-평화-그리고 다시 범죄로 이어지는 순환 고리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이야기 그리고 죄악스러운 생활의 연속, 죄의 악순환 보여주는 이야기가 판관기 내용인 것입니다.

판관들이 다스렸던 시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하느님 말씀을 망각해 버리고 모두 제 멋대로 현대식으로 말하면 자기 스타일에 맞게 살던 그런 시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판관기 13장에서는 지금까지 판관기의 전형적인 구조와 다른 내용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회개하며 하느님의 도우심을 구하면서 부르짖는 모습이 없다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들이 하느님 앞에서 죄를 지어서 40년 동안이나 블레셋의 압제하에 있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판관 시대 중에서 제일 긴 압제의 기간입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회개하지 않았고 하느님의 도움도 구하지 않았습니다. 죄 속에서 사는 것도 처음 얼마가 어렵지 거기에 적응되고 나면 억눌려서 사는 것에도 이력이 붙는 법인지 이스라엘 사람들은 압제 속에서 비굴하게 사는 법을 터득하고 거기에 안주해서 더 이상 스스로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듯합니다.

지금까지 쭉 판관기 묵상하시면서 답답하다는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회개하고 살만하면 또 죄 짓고 그러다 힘들면 또 회개하고 계속 그랬으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몇 번 되풀이 되다 보니 죄가 사람들 골수 속에 깊이 박혀서 만성화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읽고 묵상하고 골수에 새기라는 하느님 말씀은 죄다 어디다가 내 던져 버리고 죄를 골수에 박아 놓고 살아 가는 처지가 된 것 같습니다.  

그들은 이미 범죄에 젖어버린 것입니다. 이제는 몇 십 년 전처럼 하느님께 도와달라고 부르짖는 일까지도 망각해 버린 것입니다. 블레셋의 압제가 불편하기는 했지만 도저히 못살겠다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의식 없이 그냥 그저 그렇게 세상 다른 사람들처럼 사는 것도 나름대로 괜찮다고 받아들인 모양입니다.

이게 바로 노예 근성입니다. 이집트에 있을 때의 그 근성 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전능하심으로 전 백성을 노예의 땅에서 끌고 나왔더니 그들은 다시 그 땅으로 돌아 가려 했습니다. 그 노예 근성을 없애기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광야에서 40년이라는 고통의 세월을 보내게 하셨습니다.

죄를 지으면서도 죄인 줄 모르는 것, 죄에 빠져있으면서도 그 상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죄의 압제 속에 살면서도 하느님께 구해 달라고 청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바로 이것이 문제입니다. 이것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을 사는 우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죄에 적응해 버리면 거기서도 살 만 하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 그렇게 평생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다음 이야기부터는 판관 삼손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백성은 부르짖지 않지만 그러나 하느님은 당신 백성의 구원을 위한 준비를 하고 계셨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도 시작은 아름다웠지만 조금씩 이상해지다가 결국에는 비극으로 끝납니다.

인간의 순종과 협력 없이 하느님 혼자 준비하시는 것만으로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뜻을 이루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주시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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