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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 2008.1.21 월요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1 조회수522 추천수2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21 월요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사무 상15,16-23 마르2,18-22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오늘은 동정으로 순교한 성녀 아녜스의 천상 탄일입니다.

비단 성녀 아녜스뿐 아니라
참으로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다 죽은 이들에게는 죽음의 날은 끝이 아니라
바로 천상탄일이라는 말씀은 얼마나 따뜻한 위로인지요.
 
그러나 마음 깨끗한 이들에게는 이미 매일이 천상탄일입니다.
 
오늘 새벽 성무일도 독서 시 신명기의 다음 대목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러니 너희는 분명히 알아라.
  그리고 마음에 새겨 두어라.
  주님 바로 그분이 위로 하늘에 계시고 아래로 땅위에 계시는 하느님이시다.”

옛 이스라엘 사람들은 늘 이런 하느님 현존 의식 안에 살았습니다.
이들에게 온 누리는 너무나 생생한 하느님 현존의 충만 이었습니다.
 
비단 이들뿐만 아니라 옛 수도승들 또한
이런 하느님의 현존은 자연스런 것이었고
늘 이런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며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하느님 현존 의식 안에 살 때 저절로 마음의 순수요 순종의 덕입니다.

하느님 현존 의식이 희미해질 때
자기 뜻과 욕심의 바이러스가 스며들어 순수한 마음은 곧 오염됩니다.
 
이어 온갖 변명과 합리화와 더불어 불순종이 뒤따릅니다.
 
바로 1독서 사무엘상에 나오는 사울이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임금님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전리품에 덤벼들어,
  주님 보시기에 악한 일을 하셨습니까?”

사무엘의 추궁에 사울의 구차한 변명이 뒤따릅니다.

“전리품 가운데에서 가장 좋은 양과 소만 끌고 왔습니다.
  그것은 길갈에서 주 어르신의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려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려했다지만
견물생심, 사울의 마음에 욕심이란 바이러스가 침투한 것입니다.

“진정 말씀을 듣는 것이 제사 드리는 것보다 낫고,
  말씀을 명심하는 것이 숫양의 굳기름보다 낫습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순수한 마음이
온갖 제물을 바치는 것보다 낫다는 사무엘의 결론과도 같은 말씀입니다.
 
이런 순수한 마음일 때 하느님의 뜻을 잘 알게 됩니다.
하여 자연스레 뒤따르는 분별의 지혜입니다.
 
오늘 복음의 단식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에서 분별의 지혜가 빛을 발합니다.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의 제자들은 단식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수 없다.
  그러나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아무 때나 분별없는 단식이 아니라 단식의 날이 오면 단식한다는
분별의 지혜를 보여 주시는 주님이십니다.
 
규칙으로서의 단식 자체보다 단식의 때를 분별하는
예수님의 자유롭고도 유연한 사고입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새 부대의 순순한 마음에 가득 담기는 새 포도주의 분별의 지혜들입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의 순수한 마음의 새 부대에
새 포도주의 당신의 말씀과 성체를 가득 담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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