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월 24일 야곱의 우물- 마르 3, 7-12 묵상/ 악령에 대한 나의 생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4 조회수457 추천수5 반대(0) 신고

악령에 대한 나의 생각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호숫가로 물러가셨다. 그러자 갈릴래아에서 큰 무리가 따라왔다. 또 유다와 예루살렘, 이두매아와 요르단 건너편, 그리고 티로와 시돈 근처에서도 그분께서 하시는 일을 전해 듣고 큰 무리가 그분께 몰려왔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당신을 밀쳐 대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시려고, 당신께서 타실 거룻배 한 척을 마련하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그분께서 많은 사람의 병을 고쳐주셨으므로, 병고에 시달리는 이들은 누구나 그분에게 손을 대려고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또 더러운 영들은 그분을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 “당신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곤 하셨다.
(마르 3,7-­12)
 
김현숙 수녀(노틀담수녀회)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악령이 소리 질렀다. 악령의 속셈은 무엇일까? 두 가지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하느님의 아들을 알아보고 복종한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함이고, 또 하나는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이 가능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기 위함으로 보인다. 하느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병자를 고쳐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은 당연하다고, 그분을 기능화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부모니까 당연히 자식을 사랑하고 희생해야 하고, 선생이니까 당연히 학생을 사랑해야 한다고 요구할 수 있을까? 과연 우리 삶이 그렇게 당연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것일까? 철든 사람이라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했을 것이다.
 
때로는 미사를 소홀히 하거나 준비하지 못한 강론으로 신자들을 야단치려는 사제도 있고, 수업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고 학생들의 잘못만 들추며 적당히 수업 시간을 넘기려는 교사도 있다.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 자녀의 성질만 나쁘게 버려놓는 부모도 있고, 아픈 사람을 고쳐주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는 돈벌이 의사로 전락하는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자기 역할을 순간순간 성실하게 잘해 내는 것만큼 큰 성인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자기 역할에 충실한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아닐까!
 
철들면서 부모님이 힘겨운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주신 것이 감사하고, 나의 자매들이 이런저런 어려움 속에서도 수도생활의 완덕을 지향하며 도반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 고맙고, 새로울 것이 없을 것 같은 공간에서 매일매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동료 교사들이 고맙다. 다양한 문화 속에서 신앙의 절대적 가치와 권위를 지켜나가며 세속의 가치에 흔들리지 않고, 신영성의 도전 앞에서 서로 고뇌하면서 일치하려는 사제들이 있어 고맙고 감사하다.
 
그리고 이익과 손실을 저울질하는 세상을 거슬러 십자가의 예수님을 따르려는 이상을 실천하는 신앙인들이 있어 감사하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죽기까지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마다하지 않았듯이 수많은 악령의 잡다한 외침에 흔들림 없이 묵묵히 예수님만을 바라볼 줄 아는 하느님의 아들딸이 있음에 감사드린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