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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옳게 미치면(狂) 참 사람(眞人)" - 2008.1.26 연중 제2주간 토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6 조회수497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26 연중 제2주간 토요일                                  
2사무1,1b-4.11-12.19.23-27 마르3,20-21

                                                
 
 
 
"옳게 미치면(狂) 참 사람(眞人)"
 


하느님이 내 삶의 중심일 때 옳게 미쳐 깨어있는 참 사람입니다.

그러나 사람이나 권력, 돈이나 명예 같은 우상이
내 삶의 중심에 자리 잡을 때
잘못 미쳐 몸과 마음 망가져 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며칠 전 읽은 저명인들의 대화 한 토막이 생각납니다.

“중국이나 한국이나 모두들 돈에 환장한 사회인데,
  기업이든 개인이든 무슨 짓인들 안하겠어요.”

오랜만에 대한 ‘환장’이란, 좀 속되다 싶은 단어가
강렬한 느낌으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분명히 미쳤다는, 돈에 미친 사회라는 뜻의 ‘환장한’ 이란 뜻인데 국
어사전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점점 돈에 환장한, 돈에 미친 사회와 개인이 되어가는 오늘의 현실입니다.

CEO 대학총장에, CEO 지자체장들, CEO 대통령....
바야흐로 국가도 기업이 되어가고 있으며,
심지어 교회와 성당과 절은 많지만
그것도 장사 수단이 되고 기업이 되어가고 있다고 개탄합니다.
 
중심을 잃어가고 있는 사회,
아니 하느님 중심이 아닌 돈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친척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 생각하여 붙잡으러 나섰다 합니다.
 
과연 미쳤다는 그 기준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예수님이 미쳤다면
모두를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나선 우리 수도자들도
세상의 눈에는 미쳐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미치고 싶은 충동도 일어난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미칠 ‘광(狂)’자가 들어가는 숱한 단어들을
-광적(狂的)이다, 광분(狂奔), 광란(狂亂), 광신(狂信), 광폭(狂暴) 등-
보아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한 위태한 사람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제 분야에서 옳게 미쳐야
일가를 이뤄 성인(聖人)이나 장인(匠人), 예인(藝人)이나 철인(哲人)의
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잘못 미치면 몸과 마음 망가져 폐인(廢人)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옳게 미쳐 참 사람 되어 살 수 있을까요?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고는 미치지 못한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제대로 옳게 미쳐야 일가를 이루어
아름답고 품위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중심에 모시고 살아야 합니다.

중심인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잃어버려 우상이 자리 잡을 때
제정신을 잃고 서서히 미쳐가게 됩니다.
 
1독서의 사울과 요나탄의 전사를 애통해하는 다윗에게서
우리는 권력욕에 미치지 않은 그의 투명한 하느님 중심 의식을 감지하게 됩니다.

새삼 베네딕도 수도회 영성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중심에 뿌리를 내리고 기도와 노동이 균형 잡힌 삶일 때
비로소 옳게 미쳐 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 중심 대신에 돈이나 세상 피조물이 중심이 될 때
기도와 노동의 균형은 깨어지고 서서히 잘못 미쳐 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교회 역사를 봐도 극단으로 치우쳐 균형을 잃고 미쳤던 모든 무리들은
이단으로 정죄되었습니다.
 
절제와 중용, 균형과 조화, 모두 베네딕도 성인이 중요시 했던 덕목이었습니다.

하느님 중심에 뿌리내린 기도와 노동의 균형 잡힌 삶만이
옳게 미쳐 깨어있는 참 사람이 되는 삶임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다시 우리 삶의 중심이 되어 주시고
삶의 균형과 조화를 회복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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