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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 3주일 /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27 조회수528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 3주일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성당 주임신부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식은 아무리 잘 하려해도 부모의 마음을 따라 갈 수가 없나 봅니다. 지난 월요일이었습니다. 모처럼 의정부에 있는 집에 가려고 전날 전화를 드렸습니다. 새벽미사를 마치고 가려고 하는데 눈이 오는 겁니다. 새벽길이 미끄러워 잠시 쉬었다가 가려다 잠이 들었습니다. 잠에서 깨어 이제 가려고 하는데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이곳도 눈이 많이 오니, 오시 마세요.” 가긴 가야 되는데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꼭 가지 않아도 되겠다 싶어서 가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세상 모든 부모님의 똑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고,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늘 자식을 위해서 기도하면서도 보고 싶은 마음 억누르시며 언제나 잘 있다고 하시는 마음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지난 금요일 15구역을 끝으로 구역미사를 마쳤습니다. 작년 11월부터 구역미사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본당에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을 구역미사를 하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구역미사를 하면서 봉사자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기도했는데, 하느님께서 응답해 주셨습니다. 남성 6, 8, 12구역에 새로운 구역장을 선임할 수 있었습니다. 여성 13구역의 구역장도 선임하였고, 공석이었던 반장님들도 모두 선임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교우들의 마음을 변화 시켜 주셨고 모두들 기쁜 마음으로 구역 공동체의 봉사를 맡아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 4명의 제자들을 뽑으셨던 것처럼 저는 이번 구역미사를 다니면서 20여명 이상의 봉사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사랑이요, 은총입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물질적인 풍요와 아름다운 장소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절망 속에서도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늘 우리 마음의 문 앞에서 우리가 문을 열 때까지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진흙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이 피듯이, 가난한 가정에서도 행복한 웃음이 피어나듯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람 스스로의 태도요 스스로의 의지입니다.

지난번 구역미사에서 한 학생을 만났습니다. 대학을 다니다가 다시 공부를 했고 의대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의대를 가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의대에 들어가면 세상의 기준으로 풍요로운 생활이 보장되기 때문에 축하한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의 대답은 저의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의대를 가서 의사가 되려는 것은 ‘국경없는 의사회’의 회원이 되어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 학생의 마음을 변화시킨 것도 바로 주님의 말씀이었습니다.

며칠 전 신자 분들과 대화를 하던 중에 이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신부님들은 다 예수님의 한 부분을 닮고 있습니다. 인간적인 면에서 부족하고 결점이 있을 수 있지만 모든 신부님들은 그분의 삶 속에 예수님의 한 부분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사제의 삶 속에서 드러나는 예수님의 모습을 배우고 따라가면 됩니다.’ 말씀을 들으면서 부끄러웠습니다. 사실 동료 사제나 교회 어른들을 만나면서 그분들 인격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찾기 보다는 인간적인 약점이나 실수를 먼저 보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동료나 선배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좋은 점을 배우려 하기 보다는 실수를 먼저 찾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바로 이런 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나의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 분쟁이 일어났다는 것을 사람들이 나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여러분이 저마다 “나는 바오로 편이다.”, “나는 아폴로 편이다.”, “나는 케파 편이다.”, “나는 그리스도 편이다.” 하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다는 말입니까? 바오로가 여러분을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기라도 하였습니까? 아니면 여러분이 바오로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까? 그리스도께서는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라고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말재주로 하라는 것이 아니었으니,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헛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빛으로 오신 예수님께서는 바로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 사랑의 다리 친교의 다리 봉사의 다리가 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형제들 간에 사랑의 다리, 친교의 다리, 봉사의 다리를 놓아야 합니다. 본당 사무실은 본당과 신자들 사이에 중요한 다리의 역할을 합니다. 본당의 각 구역 반장님들은 신자들 사이에 다리가 되고, 본당과 본당 신자들 사이에 다리가 됩니다. 본당 사목 협의회는 본당 내 각 단체들 간에 다리가 되고 본당신부와 신자들 사이에 다리가 됩니다. 본당 레지오의 선교 활동은 비신자들과 본당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렇게 많은 본당의 단체들과 단체들이 서로에게 다리를 놓고 그 안에서 사랑을 친교를 봉사를 나눈다면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잘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 모든 단체들이 주님의 이름으로 합심하고 일치하여 같은 목소리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할 때, 그리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서로를 도와줄 때 우리는 커다란 힘으로 복음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잠시 묵상하겠습니다.

 


Nidaros Cathedral Boys Choir (Norway) - [Eternal Moments]

니다로스 성당 소년합창단 앨범, 영원한 순간 (Eternal Moments) 10곡

01. Gabriel Fauré; Cantique de Jean Racine (포레; 장 라신느 찬가)
02. John Rutter; The Lord bless you and keep you (존 루터; 복 주시고 지켜주시니)
03. Cesar Franck; Panis angelicus (프랑크; 생명의 양식)
04. J.S. Bach - Charles Gounod; Ave Maria (구노; 아베 마리아)
05. Felix Mendelssohn; Hebe deine Augen auf zu den Bergen (멘델스존; 눈을 들어 먼 산을 보라)
06. Andrew Lloyd-Webber; Pie Jesu from Requiem (앤드류 로이드 웨버; 불쌍하신 예수)
07. Pablo Casals; O vos omnes (파블로 카잘스; 우리의 모든 것)
08. W.A. Mozart; Ave verum corpus (모차르트; 아베 베룸 코르푸스)
09. William Monk; Abide With Me (몽크; 제게 머무소서)
10. Charles Hubert Parry; I was glad (패리; 나는 기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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