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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1일 연중 제3주간 금요일 - 이찬홍 야고보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01 조회수682 추천수11 반대(0) 신고
 
 
     2월 1일 연중 제3주간 금요일 - 마르코 4,26-34
 
 
                                        
 

    작은 것에서 시작되는 하느님 나라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대해 많은 말과 생각을 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이 세상과는 다른 새로운 나라요, 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고 모두가 다 평등한 나라로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에 대해 설명하시면서,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 한 알과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겨자씨는 가장 작은 씨앗이지만, 자라면 어떤 푸성귀보다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하느님 나라도 그와 같다는 것입니다. 작은 것에서 시작되지만 충만하고 완전한 나라가 바로 하느님 나라라는 것입니다.


   복음을 묵상하며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마지막은 충만하다.”는 성서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이 말씀처럼 하느님 나라는 미약하게 시작되지만, 그 시작이 너무 미소하여 가치 없게 보이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또는 여러 사람이 함께 하면서 나날이 성장해 가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자씨와 같은 하느님 나라를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묵상해 봅니다.  떼제 공동체가 그러합니다.  로제 수사님으로 시작된 떼제 공동체는 처음에는 조그마한 모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커다란 나무로 성장했습니다. 연간 수십만 명이 일주일 간격으로 함께 모여 하느님을 찬미하고 만나는 공동체! 곧 눈에 보이는 하느님 나라가 되었습니다.


   겨자씨의 비유와 같이 우리에게 성장하는 하느님 나라를 보여줍니다. 이런 모습은 한국 교회 안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천주교란 종교가 조선에 알려지기 전, 유학자들은 천진암에 모여 천주교에 대한 교리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교리서에서 제시하는 기도를 규칙적으로 드렸고, 가르침대로 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물론, 한국 천주교회의 시작은 이승훈 베드로 성인의 세례부터 입니다. 그러나, 그 싹은 이미 천진암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세 사람이 모인 곳에 나도 함께 있겠다.” 라는 예수님 말씀처럼, 두세 명이 모여 교회의 삶을 실천하려는 노력 속에서 한국천주교회가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그 미소한 시작이 오늘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이렇게 교회가 성장하듯이, 하느님 나라 역시 이미 시작되었고,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자그마한 것에서 시작되어 조금씩 성장하는 나라입니다. 나날이 조금씩 완성을 향해 성장하는 나라이기에, 우리에게는 새로운 나라로... 완전한 나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입니다. 어제 유행하던 패션이... 노래가... 전자제품이, 오늘이면 구식이 되는 그런 세상입니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찾고 맛보는 삶은 참 어렵습니다.  현재의 우리 삶을 합리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보다 적어도 어제보다는 어렵습니다.


   왜 오늘날은 하느님 나라를 찾고 체험하기가 어려운 것일까요?  단순히 감각적인 즐거움과 쾌락에 만족하기 때문일까요?  어쩌면 너무 빠르게 변하는 세상 안에서 우리 역시 빠른 삶, 결과에 익숙하다 보니... 겨자씨처럼 조그맣게 시작되는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우리 삶 안에서 겨자씨를 찾아 잘 키워나가려 하기 보다는 푸성귀만을... 열매만을 얻으려 하다 보니,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기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  지금 나에게 있어... 나의 삶에 있어 하느님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하느님 나라를 어떻게 체험할 수 있는지...  무조건 하느님께서만, 교회에서만 주는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각자에게 주어진 씨앗에 심과 물과 퇴비를 주며 결실을 맺도록 키워나가는 나라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 이찬홍 야고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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