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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보속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01 조회수516 추천수11 반대(0) 신고
 

 
 
 
독서: 2사무 11,1-4ㄱㄷ.5-10ㄱ.13-171

다윗은 전쟁마다 승리로 이끌었다.
용맹과 지혜로 통일국가의 기반을 공고히 하였다. 

갈라졌던 민심을 수습해, 열두 지파를 통합하고
 
국토를 확장한 카리스마 넘치는 영도자였다.

자신을 죽이려는 사울을 몇번씩 놓아주고
그의 후손을 보살펴주는 심성도 따듯했고, 
시를 짓고 악기를 연주하는 예술적인 감각도 탁월했다.

한마디로 지적으로나 인간성으로나 예술적 능력으로나,
정의감이나 지도력이나 신앙심이나.... 게다가 용모까지.
무엇하나 빠지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랬.던. (^^)      다윗이,
밧 세바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본 순간 급변하기 시작한다.

그 여인이 부하의 아내라는 것을 확인하고도 흑심을 품었다.
다윗은 사람을 보내어 그 여인을 데려왔다.

''남의 아내를 탐하지 말라.''


그 뒤 여인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 여인이 임신하게 되었다."

''간음하지 말라''

순식간에 두 개의 계명을 어겼다.
다윗은 사태를 처리하기 위해 신하 우리야를 불러들이고
어떡하든지 그가 아내와 함께 있도록 갖은 지략을 꾸몄다.

그러나 우리야는 미련할 정도로 충직했다.
다윗은 치열한 싸움터로 보내 그를 죽일 간계를 꾸몄다.
어떻게든 무마해보려고 아무도 알아내지 못하도록 입을 막으려고
온갖 술수를 다 쓰다가 죽을 대죄를 또 저지르게 되었다.

''살인하지 마라''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나약함으로 빚어진 실수가 문제가 아니라
위기에 몰리고 상황에 쫓기며 자기 방어에만 급급하여
인간적인 술수나 묘책만을 찾으려하다가는
점점 하느님과는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과
그것이 곧 자기 파멸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 명석하던 지혜는 간계와 술책으로 변하고
그 아름답던 예술혼은 파렴치한으로 변하고
그 투철하던 정의감은 부도덕함으로 변했다.

다윗!
그가 이후에 나단의 질책을 받고 무릎을 꿇게 되었을 때,
그 자신의 죄가는 용서받았겠지만.
그러나
그 죄악의 씨는 처벌을 받고야 말았다.
밧 세바가 임신한 아이는 끝내 숨을 거두었다.

그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다윗은 식음을 전폐하고 하느님께 매달린다.
그러나 아기가 죽자, 이내 태도가 변한다.
하느님의 자비심을 이용하려고 한 것이다.

사람이 변해도 많이 변했다.
이후,
다윗의 아들들의 피비린내 나는 왕위 다툼을
후대의 역사가들은 그 때의 죄의 댓가라고 일컫는다.

죄에 대한 벌은 회개로 인해 용서받을 수 있으나
그 죄로 인해 누군가에게 끼친 영향까지 없어지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것의 파급효과가 어떤지 자신은 모른다.

우리야의 억울함.
그의 피의 울부짖음.
그런 것들은 어찌할 것인가?

 

그렇다.

나비처럼 가벼운 우리의 잘못들이
누군가의 삶에 태풍을 일으켰는지도 모른다.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는 것은
그래서 무서운 말이기도 하다.
그가 받을 것을 그에게 그대로 되돌려주는 것.
그것이 정의이다.

그럼에도.
주님의 자비는 정의를 넘어서신다.
그러기에 우리가 여기 오늘도 얼굴을 버젓이 들고
대낮을 활보할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순식간에 우리의 죄를 잊고
부끄럽게도 남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산다.

주님.
주님의 크신 자비를 잊지 않고 바라오니.
저희가 저지른 온갖 범죄를 용서하시고
저희가 모르는 그 죄의 여파를
깨끗이 씻을 수 있도록
남은 생, 보속하는 마음으로 살게 하소서.

 

 

 

그림: 렘브란트 ''다윗과 우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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