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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월 24일 연중 제16주간 목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24 조회수865 추천수16 반대(0) 신고
 

7월 24일 연중 제16주간 목요일-마태오 13장 10-17절


“내가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저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 시간 동안 예수님의 몸을>


   일손을 놓고 잠깐 휴식을 취하던 때의 일이었습니다. 다들 온몸이 땀으로 젖었습니다. 한 형제 달려가더니 큰 물병에 얼음까지 동동 띄운 시원한 물을 떠 왔습니다. 얼마나 시원하고 달콤하던지 더위와 피로가 한 순간에 가시는 느낌이었습니다.


   한잔씩 돌리고 난 그 형제는 엄청 부지런했습니다. 남은 물병을 들고 부리나케 어디론가 다녀왔습니다.


   형제들이 한 목소리로 “어디를 그렇게 다녀 오냐?”고 물었더니, “삼식이와 신디도 엄청 목마를 것 같아서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삼식이’와 ‘신디’는 저희 집 식구 가운데 제일 막내인 1살, 3살짜리 잡종견들입니다.


   저는 전혀 못 챙기고 있는 것을 챙기는 형제의 마음이 참으로 갸륵했습니다. 저는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 형제의 눈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보아도 보지 못하는 백성들의 눈, 들어도 듣지 못하는 백성들의 귀, 굳을 대로 굳은 완고한 마음 앞에 크게 탄식하고 계십니다.


   그리스도 신앙인은 다른 무엇에 앞서 볼 줄 아는 사람입니다. 어디에 하느님께서 현존하고 계시는지 파악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시시각각으로 우리 앞에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사고나 일상사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을 줄 아는 사람입니다.


   누가 고통 받고 있는지, 누가 눈물 흘리고 있는지, 누가 목말라 하고 있는지, 누가 죽어가고 있는지, 누가 지금 이 순간 내게 ‘또 다른 예수 그리스도’이신지 발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께서 창설하신 ‘사랑의 선교회’에 갓 입회한 한 새내기 수녀님께서 세 시간 정도 ‘임종자의 집’으로 일하러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새내기 수녀님은 마더 데레사 수녀님 방으로 찾아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원장님, 저는 세 시간 동안 예수님의 몸을 어루만졌습니다.”


   그녀의 얼굴은 기쁨으로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께서 새내기 수녀님에게 물었습니다.


   “수녀님은 임종자의 집에서 어떤 일을 했나요?”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도착하자마다, 사람들은 벌레가 들끓는 한 남자를 데려왔습니다. 사람들은 그 남자를 하수구에서 꺼내 올렸다고 합니다. 나는 예수님의 몸을 세 시간이나 어루만졌습니다. 나는 그가 예수님이셨다고 생각합니다.”


   ‘볼 줄 아는 눈’을 지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요. 잘 보게 될 때,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다 제2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 눈이 제대로 뜨이게 될 때, 세상 모든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선물이요, 이 세상 둘도 없는 보물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226번 / 하느님 자비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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