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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물이 묻힌 곳은?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27 조회수541 추천수10 반대(0) 신고

 


오늘 말씀은 명백하다.
보물이 묻힌 밭을 발견했다면
가진 것을 다 팔아서라도 그 밭을 사야 한다.
두말 하면 잔소리다.
그런데 밭 주인은 그것을 알고 있었을까?

보물을 발견한 사람이 그 밭을 산다고 했으니
파는 사람은 그런 사실을 모른다고 해야 한다.
알았다면 팔지 않았을 것이다.
밭주인은 자기 밭에 보물이 묻힌 것도 모르고 팔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다.

오늘 예수님의 비유는 짧지만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보물이 묻힌 곳은 밭이다.
그리고 지난 주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자기 밭에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지난주 복음 강론 때 이미 얘기 했듯이
씨를 뿌리는 이는 하느님 이거나 혹은 예수님이고
씨앗은 하느님의 말씀, 즉 예수님을 뜻한다.

그런데 하느님은 모든 곳에 씨를 뿌리신다.
길바닥에도 돌밭에도 가시밭에도 혹은 아주 기름진 땅에도 씨를 뿌리신다.
길바닥처럼 딱딱하고 굳은 마음에도 돌밭처럼 메마른 마음과 가시밭처럼 모난 마음에도 씨를 뿌리신다.

그런데 오늘 비유에 따르면 그 씨가 바로 밭에 묻힌 보물이다.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보물이 묻힌 밭은 하느님이 말씀의 씨를 뿌리신 곳,
바로 우리 자신들이다.
그리고 우리 각자가 가지고 있는 밭은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 자기 가족,
각자가 만나는 사람들, 각자가 다니는 학교나 직장, 동아리 등등,
각자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밭이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의 비유에 비추어 해석하면
그 밭에 보물이 묻혀 있다.
바로 우리 안에 보물이 있다.
우리 인생,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모든 것 안에,
그 속에 보물이 묻혀 있다.
그 보물을 발견하는 사람은 그것을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인인 자기 자신은 그 사실을 모르고
그걸 아는 사람이 그 밭을 사는데,
각자는 그것도 모르는 채 보물이 묻힌 자기 밭을 남에게 팔고 만다.

정작 자기 속에 보물이 있는 것은 모르고
다른 곳에서 보물을 찾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 아닐까 싶다.
자기 자신이 보물인데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며 자기 스스로 처량해하고,
가족이 보물인데 다른 가정은 더 행복해 보일 때가 많다.

어느 유명한 화가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여러 사람을 만나서 물어보았다고 한다.
결혼은 앞둔 신부에게 물어보았더니,
“사랑이지요, 사랑은 가난을 부유하게,
적은 것을 많게, 눈물도 달콤하게 만들지요.”
화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목사님에게 물었다.
“믿음이지요.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는 믿음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목사님의 말에도 수긍이 갔다.

그래도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을 것 같아서 지나가는 병사에게 물었다.
“평화지요. 제발 전쟁의 위험이 없는 곳에서 살고 싶어요.”

그래서 화가는 사랑과 믿음과 평화를 한 곳에 모으면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 될 것 같았다.
그렇지만 무엇을 그려야 사랑과 믿음과 평화가 풍만한 그림이 될까 싶어서
온 세상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가지고 있던 돈도 다 떨어지고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쳐서
그림 그리는 일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자기를 반갑게 맞이하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과 믿음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속에 평화가 있단 걸 깨달았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바로 “가정”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었던 것이다.

오늘 1독서는 자기 자신이 보물이란 사실을 여실히 밝혀주고 있다.
솔로몬이 하느님께 지혜를 청하자,
하느님께서 솔로몬을 칭찬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네가 그것을 청하였으니,
곧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자,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너 같은 사람은 네 앞에도 없었고, 너 같은 사람은 네 뒤에도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하느님은 솔로몬이 원하는 대로 지혜를 주셨다.
부귀와 장수와 적의 패배를 청하지 않았지만
그것을 청했어도 주셨을텐데
그런 것은 청하지 않고 지혜를 청했으니 기특하다고 칭찬하신 것이다.

사실 우리 자신이 원하는 것,
그것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내가 원하는 것이 그대로 주어진다.

하느님이 솔로몬에게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하고 말씀하셨지만,
굳이 하느님이 내가 원하는 걸 해 주시지 않아도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욕망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불 속에도 뛰어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말려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내 안에 보물이 있다고 누가 알려주어도 그렇지 않다고,
다른 곳에 보물이 있다고 우기며 열심히 쫓아다닐 것이다.
그리고는 결국 그것도 얻어내고 말 것이다.
하지만 정말 보물은 자기 속에 있단 걸 모르고 있다.

여러분이 소망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의 뜻인가?
자신의 욕망인가?
바라는 그것이 그대로 여러분의 보물이 될 것이다.
값진 보물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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