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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09 조회수723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8월 9일 연중 제18주간 토요일
 
 
 
 I say to you, if you have faith the size of a mustard seed,
you will say to this mountain,
‘Move from here to there,’ and it will move.
Nothing will be impossible for you.
(Mt.17.20)
 
 
제1독서 하바꾹 1,12―2,4
복음 마태오 17,14-20
 
 
어제 서울에서 손님 두 분이 오셨습니다. 이 분들은 예전에 그러니까 2001년에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라는 묵상 글을 처음 시작할 때 만났던 자매님들이십니다. 매년 어떻게든 만났었는데, 이번의 만남은 정말로 오랜만에 갖게 된 만남이었지요. 그리고 무척이나 반가웠으며 옛날의 만남들이 떠올려 지면서 좋은 시간을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2001년에 만났으니 벌써 햇수로 8년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길다고 말할 수도 있는 이 인연을 떠올리면서, 어제 만남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바로 서로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자매님들이 저에 대해 좋은 기억이 없다면, 또 저 역시 자매님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어제의 만남이 있었을까요? 당연히 없겠지요? 서로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과 신뢰가 있기에 만남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사실 우리들은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요. 그러나 반쪽짜리 믿음만을 생각하곤 합니다. 즉, 남이 나에게 보여주는 믿음은 늘 강조하면서도, 내가 남에게 보여주는 믿음은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득 이러한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느 잡화점에 1주일에 한 번씩 물건을 사러 오시는 여성 고객이 있었습니다. 3년 동안 이 가게를 이용했던 그녀는 어느 날 불친절한 종업원과 말다툼이 있는 후 그 가게에 가지 않았습니다. 12년 후 이 가게를 다시 찾은 그녀는 주인에게 그동안 오지 않은 이유를 이야기했지요. 그녀의 말에 주인은 정중하게 사과를 했고, 이 손님이 돌아가신 후 주인은 가게의 손해를 계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25달러를 쓴다고 가정했을 때, 12년 동안 15,600달러를 쓴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12년 전에 깨진 한 번의 믿음이 15,600달러라는 손해를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믿음이란 이렇게 산술적인 이득과 손해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남이 나에게 보여주는 믿음만을 생각하지요. 반대로 내가 남에 주는 믿음은 괜히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지 실천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반쪽짜리 믿음일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믿음을 늘 강조하셨습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산에 발이 달린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말 한 마디로 옮겨질 수 있을까요? 그러나 믿음이란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하며, 그래서 나에게 손해가 아닌 진정으로 큰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것입니다. 사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믿음은 우리들의 생각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죄를 많이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기회를 주시는 주님. 이는 웬만한 믿음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지요. 또한 우리들의 일상 삶 안에서 우리를 결코 포기하시지 않는다는 믿음도 보여주셨습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믿음을 보여주신 주님께, 이제는 우리의 믿음을 보여드려야 할 때입니다. 믿음의 선조들이 보여주었던 믿음을 우리 역시 간직하고 그 믿음을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그때 내가 있는 이 자리가, 그리고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믿음을 주는 행동을 합시다.





‘신의 손’ 마라도나(‘행복한 동행’ 중에서)

축구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 하면 따라붙는 말이 ‘신의 손’이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경기에서 마라도나는 마치 헤딩슛을 하듯 점프해서 골을 넣었지만, 자세히 보면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명백한 핸들링을 범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심판은 헤딩슛으로 판단해 득점을 인정했고 결국 아르헨티나는 2대 1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가 끝난 뒤 마라도나에게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당신이 넣은 그 골은 핸들링 아닙니까?”

마라도나는 그 순간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만약 핸들링이었다고 말하면 심판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하는 꼴이고, 핸들링이 아니었다고 우기면 자신의 양심과 명예에 먹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마라도나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이렇게 답했다.

“핸들링의 절반은 디에고의 것이고, 헤딩슛의 절반은 마라도나의 것입니다.”

그는 절반이라는 애매모호한 단어를 사용해 자신과 심판 모두를 보호하는 답변을 내 놓았지만 잉글랜드 축구팬의 원성만 샀다. 훗날 마라도나는 2002년 자신이 쏜 자서전에서 그 슛은 핸들링이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가 ‘신의 손’을 사용해 넣은 그 골은 세계 역사상 가장 추악한 골로 선정되는 치욕을 안기도 했다.

만약 그가 경기 당시 핸들링을 즉시 인정하고 경기를 계속했다면, 세계는 그에게 ‘정의로운 가슴을 가진 최고의 축구 스타’라는 이름을 선사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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