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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움을 극복하기 위해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1 조회수602 추천수4 반대(0) 신고
 
 
 
독한 모기에 물리면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이유는 물린 자국을 자꾸 손으로 긁어대기 때문이다.
긁지 않으면 되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받아들이기 힘든 권고는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수가 사랑스러울 수는 없을 것이고,
원수가 나를 가만 둘리도 없을테니
원수가 자극하는 것에 반응하지 않음으로써 원수를 사랑으로 대할 수 있을 것이다.
원수가 사랑스럽다면 그는 이미 원수가 아니다. 친한 친구다.
미움은 미움으로 당할 수도 없고,
미움은 미움으로 무디어지지도 않는다.
미움은 오직 사랑으로 이길 수 있을 뿐이고,
그렇게 할 때 비로소 선이 악보다 강하게 된다.
선이 악과 싸우게 되면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되기 쉽다.
함께 진흙탕 속에서 싸우면 선이나 악이나 똑 같아 보이게 마련이다.
그 때문에 현실에서는 언제나 악이 강하다.
악은 결코 지는 법이 없다.
아니, 악은 제가 이길 때까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한다.
필요하다면 부모 형제를 팔아서라도 선을 공격하지만,
선은 도저히 그렇게까지는 하지 못하기 때문에 곱게 물러선다.
그러니, 예수님의 말씀은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말씀으로 알아들어야 할 것 같다.
결국엔 선이 뒤로 물러서지만
그로 인해 악은 더욱 악하게 되어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선은 저절로 손을 모아 기도하게 된다.
“저 사람을 불쌍히 여기소서,
그가 더 이상 악의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붙들어 주시고,
회개의 길로, 선의 길로 이끌어 주소서.”
예수님도 십자가 위에서 그렇게 기도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루카 23,34)
“운덕” 이라는 명나라의 사신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이순신 장군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다고 한다.
“어두운 밤 눈이 몹시 내리고 바람이 칼날 같아서 살결을 찢는 듯 하니,
감히 밖으로 나서지 못하겠더라.
그러한데 그 속을 통제사영감이 홀로 지나가니,
무슨까닭으로 이 어둡고 추운 바람속으로 거닐고 있는 걸까?
궁금하던차에 한번 따라가보니 통제사 영감이 가고 있던 곳은
바로 왜놈이 잡혀있는 현장으로 가는게 아닌가?
더욱이 이상하여 더 밟아보니 통제사영감 손에는 한권의 책이 있더라.
밖에서 보니 통제사 영감은 그 왜군에게 명심보감중 효행편을 읽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다음날 알아보니 그 왜군의 나이는 15세이더라.
10살의 어린나이에 병사가 되어 왔음에 이 아이가 포로가 된후
이를 딱히 여긴 통제사영감이 별도로 감싸주었던 것이다.
10살에 포로가 되었으니 벌써 5년이 되었고
그동안 왜군의 아이는 조선말을 배웠으며
간간히 통제사 영감이 책을 읽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서로 죽이고 죽이는 전쟁이지만,
저 두사람을 보면 어찌 서로를 원수라 하겠는가?
내가 본 저 두사람은 조선장수대 왜군이 아닌 한 아버지와 그의 아들로 보였으니,
통제사염감이 저러하다면, 그가 백성을 아끼는 마음을 무엇으로 나타낼수 있겠는가!”
사랑은 감정의 차원에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성의 차원, 의지의 차원에 있는 것이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사랑스러워서 깨물어주고 싶은 심정으로 사랑하라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마음이 있더라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그를 용서해주고
사랑으로 품어주라는 말씀이다.
쉬운 일이 아니니 열심히 수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해진다면 아주 많이 예수님을 닮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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