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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복음 맛 들이기 - 연중 제 23주간 금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11 조회수586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제 23 주간 금요일 -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루카 6,39-42>      

     

저의 첫 번째 기억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기억입니다. 그 분들 곁에서 기어 다니기도 하고 재롱도 떨곤 했는데 삼 개월 새에 두 분이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죽음을 많이 두려워했고 다른 한 편으로는 어차피 죽는다면 행복하게 살다 죽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를 고민하였습니다.

  학교에 들어갔더니 이승복 열사나 안중근 의사를 예로 들면서 그들처럼 나라를 위해 죽는 것이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한 것이라 했습니다. 저는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라가 죽은 다음의 생명까지 책임져주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크니 위대한 사람이 되어야 행복하다고 배웠습니다.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 혹은 빌게이츠처럼 큰일을 이뤄내야 행복하다고 가르쳤습니다. 저는 그 말이 옳은 줄 알고 위대한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위대한 일을 이뤄내야 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였고 부담이었습니다. 문제는 그런 일을 이루어내기까지는 그 맛을 알 수 없으니 마치 쇼윈도우 앞에 서서 갖지도 못하는 물건을 들여다만 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많은 대통령이 손가락질을 당하고 부자들도 결국 감옥신세를 지는 것을 보고는 그것도 행복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렵게 무엇을 달성해도 그것 자체가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십자가를 보았습니다. 옷도 못 입으신 가난한 예수님이 달려 있었지만 그분만큼 부자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무 힘없이 못 박히셨지만 그분만큼 강하신 분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랑에서도 모든 백성들로부터 배반을 당하셨지만 그분만큼 사랑받는 분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그 십자가가 저를 행복으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열쇠요 스승임을 깨닫고 다니던 대학을 포기하고 그분을 따르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이해할 수 없는 행복이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 다 구렁에 빠지는 법입니다. 많은 스승들이 돈, 명예, 쾌락 등이 행복이라 가르치지만 그런 눈먼 스승들을 따라가는 사람들은 눈먼 제자들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눈이 멀었었고 눈먼 스승들을 쫓았던 것입니다.

우리의 유일한 스승, 예수 그리스도만이 눈에 티도 없으셔서 올바로 보시고 올바로 이끄십니다. 우리도 볼 수 있는 눈이 조금은 있어야 수많은 스승들 중에 올바른 스승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과연 나는 어떤 스승에게 손을 맡기고 따라가고 있는지, 혹은 어떤 스승이 되어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혹시 신앙인이라고 하면서도 아이들에게 기도보다는 공부를 더  강요하고 사제나 수녀가 되는 것보다는 결혼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가르치며 스스로 눈 먼 스승이 되어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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