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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월 29일 야곱의 우물- 요한 1, 47-51 묵상/ 내 삶의 자리가 곧 선물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9-29 조회수529 추천수3 반대(0) 신고
내 삶의 자리가 곧 선물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이르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이어서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요한 1,47-­51)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1,`51)라는 말씀은 “그(야곱)가 보니 땅에 층계가 세워져 있고 그 꼭대기는 하늘에 닿아 있는데, 하느님의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창세 28,12)라는 구절을 연상하게 한다. 야곱은 형 에사우를 피해 도망가던 중 들판에서 잠을 자다가 꿈에 땅에서 하늘까지 닿는 층계를 하느님의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본다.
 
송봉모 신부님은 야곱의 꿈이 ‘야곱이 머물렀던 자리’와 ‘야곱이 정말로 머물렀던 자리’를 구분하게 하는 체험이라고 말한다. ‘야곱이 머물렀던 자리’는 가족과 고향을 떠나야 하는 비참하고 불안한 자리였다. 그런데 ‘야곱이 정말로 머무르고 있던 자리’는 하느님의 천사들로 붐비는 거룩하고 신적인 자리였다는 것이다. 그 자리는 하느님이 층계 상징과 자기 계시와 약속을 통해 돌보아 주시는 자리였다(송봉모, 「집념이 인간 야곱」 참조).
 
예수님은 나타나엘에게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1,50)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야곱의 꿈 이야기를 인용하신다. 예수님 당신이 바로 하느님의 현존 장소이며 당신을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보게 되리라는 말씀이다. 나타나엘이나 우리나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을 그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갈 테지만 오늘 만난 예수님을 바로 알아보기만 한다면 자신의 삶을 결코 예전과 똑같이 바라볼 수는 없을 것이다. 자신의 삶의 자리가 정말로 어떤 자리인지를 깨닫게 될 테니 말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나타나엘이란 이름은 ‘하느님의 선물’이란 뜻이다. 나타나엘에게 예수님은 ‘선물’처럼 다가오셨다. 예수님 때문에 나타나엘은 자신의 삶을 ‘선물’로 여기게 될 것이 분명하다. 아니,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앞으로 그가 겪게 될 일상의 소소한 일에서도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며 그 모든 게 ‘선물’임을 깨닫게 되리라. 인생에서 이보다 더 ‘큰 일’이 있을까?
 
내가 자주 읊조리는 시 한 수를 인용하고 싶다. 구상 시인의 <꽃자리>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너의 앉은 그 자리가/바로 꽃자리니라/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장수정(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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