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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29 조회수1,072 추천수16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11월 29일 연중 제34주간 토요일
 
 
 
 Be vigilant at all times
and pray that you have the strength
to escape the tribulations that are imminent
and to stand before the Son of Man.
(Lk.21.36)
 
 
제1독서 요한 묵시록 22,1-7
복음 루카 21,34-36
 
 
1988년. 그러니까 벌써 20년 전의 일입니다. 신학교에 입학을 하기 위해서 최종 면접을 보았을 때였지요. 학력고사(제가 다닐 때에는 수학능력평가라는 말을 쓰지 않고 학력고사라고 했지요)는 어느 정도 보았기 때문에 면접만 잘 보면 신학교 입학을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학교의 여러 신부님들 앞에서 면접을 하기 위해 복도에서 제 차례를 기다리는데 왜 이렇게 떨리던 지요. 너무 떨려서 숨이 탁 막히는 기분이었습니다.

왜 이렇게 떨렸을까요? 바로 이 면접을 통해서 저의 신학교 입학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내가 떨린다고 이 면접을 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입학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저의 지금 현재가 많이 바뀌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면접하는 그 자리에는 다섯 분의 신부님이 앉아 계셨고 그 분 중에서 아는 분이 계시는 것입니다. 그분은 제가 초등학교 때 복사를 섰는데 당시 본당의 보좌신부님으로 계셨던 분입니다. 너무나 반가웠고, 그래서일까요? 순간 복도에서 가졌던 그 긴장이 모두 사라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실수하지 않고 면접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 신부님께서는 저를 기억하지 못했지요. 그러나 단지 제가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위안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때의 생각을 하면서 예수님 앞에서 심판을 받는 장면을 상상하여 봅니다. 여러분도 한 번 생각해보세요. “너는 착하게 살았으니까 하느님 나라로 가라. 너는 왜 이렇게 형편없이 살았니? 너는 도저히 안 되겠다. 연옥에 가서 죄를 다 씻고 와라. 아니 너는 도저히 구제불능이구나. 너는 곧바로 지옥이다.”라고 판결을 내리시는 예수님 앞에 서게 된다면 긴장 없이 제대로 서 있을 자신이 있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 없어 할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지은 죄가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또한 우리 자신의 부족함과 나약함으로 계속해서 죄를 짓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자신이 없지요. 그런데 평소에 예수님과 많은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친교를 맺어왔던 분들은 어떠할까요? 아마 제가 신학교 입학 면접을 볼 때 아는 신부님이 있다고 편안함을 느꼈던 것처럼 마음의 큰 위안을 얻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예수님 앞에서 설 수 있는 힘은 평소에 주님과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늘 깨어 기도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내 자신은 얼마나 깨어 기도하고 있었나요? 혹시 예수님께서 조심하라는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인해서 기도하지 않고 주님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억지로라도 기도해야 합니다. 그 길만이 주님과 가까워지는 길이고 나의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노파의 한가로운 오락이 아니다. 올바로 이해하고 바친다면 그것은 행동의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간디)




아름다운 마음 덕분에(조은재, ‘행복한 도시락’ 중에서)

종두는 우유가 사흘째 배달되지 않았다는 전화를 받았다. 다음 날 새벽, 종두는 배달 사고가 난 초록색 대문 앞에 우유를 넣고 전봇대 뒤에 숨었다. 10분이 지나자 누군가 우유를 슬쩍 훔쳐 갔다. 범인은 허리가 활처럼 굽은 할머니였다. 밖에서도 방 안이 훤히 보이는 반지하에 사는 할머니는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 우유를 내려놓았다.

다음 날부터 종두는 대문 앞에 할머니 몫으로 우유를 하나 더 넣었다. 어느 새벽, 종두는 소방차를 보고 발길을 멈추었다. 불이 난 곳은 그 할머니가 사는 주택이었다. 동네 사람들은 “할머니가 사람들을 구한 거라구.”라고 수군거렸다. 손자를 업은 할머니는 종두를 보고 다가왔다. “내가 아니야. 이 총각이 살린 거라구.” 종두는 영문을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다. 할머니는 눈짓으로 우유를 가리켰다.

우유를 먹고 싶어 보채는 아이를 보다 못해 그만 남의 우유에 손을 댄 할머니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초록색 문 앞에 우유가 두 개 있었다. 총각이 일부러 두 개를 갖다 놓은 것 같았다. 할머니는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초록색 문 앞에서 총각을 기다리다 불길을 본 것이다. 할머니는 창문에 돌을 던졌다. 유리창 깨지는 소리에 사람들이 깨어났고, 큰 화를 피할 수 있었다.

“고맙네 총각. 그리고 용서해 달라 말하고 싶었네.”

할머니는 그가 사람을 구했다고 말했지만 종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들을 살린 것은 할머니의 아름다운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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