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마음의 구멍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2 조회수821 추천수4 반대(0) 신고
오늘은 아침 미사에서 보자고 사랑하는 분과 약속을 하였기에 새벽부터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1주일간 방학이 끝나고 신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남편도 직장에 떨궈주고-저의 주 직업은 운전사, 부업은 요리사..ㅎㅎ...- 미사를 참례하고 그분과 함께 또 다른 한국분의 가게를 찾았습니다.
 
오랫동안 성당에서 보이지 않으시고 또 판공성사표도 전해 드리고 겸사겸사 같이 가자고 어제 성당에서 약속을 하였답니다.
 
저희가 사는 이곳에서 한국인들은 비지니스로 도넛가게를 많이 하세요. 새벽부터 신선한 도넛을 만들고 그날 팔리지 않는 것은 폐기하거나 가난한 이들에게 도네이션도 하시고...매일 매일 신선한 도넛을 만드니 던킨, 크리스피크리미 등 굴지의 도넛체인점들도 저희 동네에서는 문을 닫는다고 하더라구요. 암튼 여기 도넛 가게 하시는 분들은 새벽 2시에 일어나서 도넛을 구우세요. Early Birds들이지만 한참 일찍 일어나는 새벽새들이죠.
 
암튼 도넛가게에서 여자 셋이 신나게 수다를 떨고 웃다가 싸주시는 도넛과 빵을 잔뜩 들고 지금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50대이신 그분들의 얘기를 귀를 쫑긋, 눈을 반짝이며 30대인 제가 들으며 신나서 맞장구도 쳐주고 재밌는 얘기도 해드리고 너무 신나고 재밌는 시간을 보내다 왔습니다. 갱년기 이야기며 아들, 딸 다 키워 놓아도 아무 소용없다시고 대신 최근에 데려다 키우시는 강아지에 푹 빠지셔서 살살 녹는 이야기며 아무리봐도 50대가 아니라 10대 소녀의 마음으로 사시는 분들인 거예요.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가봐요.
 
외국 생활을 하든 그렇지 않든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외로움을 품고 사는 건 똑 같은 일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예수회 신부님의 피정에서 들은 말인데요. 사람들은 마음안에 구멍이 하나씩 있대요. 조금 유식하게 말하면 preconceptional concept 라고 하셨는데 뭐 존재 혹은 개념이전의 개념...조금 어려운 말인 것 같은데 신부님이 풀어서 말씀하시길 이 구멍을 메우고자 사람들은 연애도 하고 어딘가에 몰두도 하고 그런다데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으면 메꾸어질 것 같던 그 구멍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도 늘 존재한다는 거예요.
 
어떤 분은 우스개로 그랬어요. 결혼하고 남편이랑 자식 놓고 사니 그 구멍이 점점 더 커진다고...ㅎㅎ...
암튼 그 마음의 구멍을 꽉 채울수 있는 방법은 하느님밖에 없다고 그 신부님이 그러시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맞는 것 같아요.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할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고 마음이 푸근해져서 그 구멍이 살짝 가려지는 듯 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그 구멍은 아직 그곳에 존재하는 거예요.
 
그런데, 주님을 제대로 알고 느끼고 하면서 그 구멍이 점점 작아져감을 느낍니다.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나왔고 결국은 하느님께로 돌아가야하는 인간일 수 밖에 없기에 주님께서 선물로 주신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주님과 함께이지 않으면 영영 그 목마르고 애타하는 마음이 채워질 수 없구나...
 
제가 요즘 한가지 더 깨닫는 것은 주님으로 그 마음의 구멍을 채우는데 촉매가 되는 것은 주님을 올바로 모시고 사는 사람이라는 거예요. 그 사람들과 친교를 나누면 화학 반응의 속도를 급격하게 촉진하는 촉매-제 전공이 이과라서...ㅎㅎ-와 같이 작용하며 마음의 구멍이 점점 더 빨리 채워짐을 느낍니다.
 
한마디로 주님 말씀이 맞다는 거예요.
'네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나를 섬기고 네 이웃을 네몸같이 사랑하라'는 이 불변의 진리이자 제 삶의 지침이...
 
오늘도 많이 사랑합니다. 주님안에 더 행복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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