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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3 조회수1,155 추천수18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12월 3일
선교의 수호자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 대축일
 
 
 Saint Francis Xavier
 
 Go into all the world and preach the good news to all creation.
Whoever believes and is baptized will be saved,
but whoever does not believe will be condemned.
(Mk.16.15-16)
 
 
제1독서 신명기 10,8-9
제2독서 1코린 9,16-19.22-23
복음 마르 16,15-20
 
저는 요즘 겨울 스포츠인 농구 경기를 자주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응원하는 팀이 요즘 성적이 좋지 않거든요. 참 이상합니다. 그냥 스포츠를 스포츠로 즐겨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이기고 지는 것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니까요. 사실 국가 대항전을 할 때에도 그렇지요. 이기면 정말로 멋진 경기인 것처럼 여기고, 지면 형편없는 경기를 했다고 얼마나 악평들을 합니까?

사실 운동선수들이 경기를 시작할 때 보면 전부 의기양양합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날 때 보면 이긴 사람은 영광을 얻고 패자는 수치와 모욕을 당하게 됩니다. 따라서 승리는 영광이요, 실패는 비참함을 얻게 되지요.

이렇게 세상의 승리라고 하는 것은 언제든지 상대적입니다. 한 사람이 이기면 한 사람은 져야 하는 원칙 속에 놓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한 사람은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기뻐할 때, 다른 한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아파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어렵게 얻은 승리조차도 오래 지속되질 못하고 일시적인 경우가 많지요. 오늘은 이겼다고 좋아했는데 내일은 져서 슬퍼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이처럼 승리라고 하는 것은 잠깐 환하게 비치는 번갯불 같은 것 같습니다. 소위 세상의 영광이라고 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지요.

또한 세상의 승리는 전부 부분적입니다. 돈을 버는 데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그 돈을 버느라고 건강을 잃어버릴 때가 많지요. 출세하는 데 성공했더라도 출세하느라고 사랑을 잃는 일이 허다합니다. 명예나 지위는 얻었는데 진실에 실패한 사람도 있지요.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세상의 승리라는 것은 승리라고도 또 영광이라고도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잠깐의 기쁨이고 잠깐의 만족에 불과한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기쁨과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길을 가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리고 그 길을 모든 사람들이 갈 수 있도록, 예수님의 말씀을 전해들은 사람들이 온 세상에 널리 알리라는 사명을 내리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말합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어제 우연히 라디오를 듣다가 이런 설문 조사를 들었습니다.

“배우자가 생명보험 들자고 하면, 흔쾌히 응한다! vs 차일피일 미룰 것 같다.”

여러분은 아내와 자녀를 생각하면서 흔쾌히 응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내가 죽어야만 탈 수 있는 생명보험이기에 기분이 안 좋아서 차일피일 미루겠습니까? 그런데 그 결과가 참 흥미로웠습니다. 즉, 아내와 자녀들을 위해 생명보험에 흔쾌히 응하겠다는 사람이 자그마치 92,6%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이렇게 가득합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내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문제는 지금 당장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주님의 말씀은 지금 행하라는 말씀인 것입니다. 마음에 간직하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행하는 사랑을 말씀하셨고 또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바로 이러한 모습이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는 가장 옳은 모습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설문조사에 응했던 어떤 아내의 흥미로운 대답을 적어봅니다.

“죽어있을 때 돈 주면 뭐해. 살아있을 때 속이나 썩이지 말아.”



남들의 칭찬을 받는 유일한 방법은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하는 것이다.(볼테르)




기억에 오래 남는 선물(막시무스, ‘막시무스의 날마다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법’ 중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어떤 노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평생을 초가집에서 베로 만든 낡은 옷을 입고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한겨울에도 땔감이 비싸 불을 때지 못했고 화로조차 없었습니다. 그저 해가 좋은 날 양지바른 벽에 기대앉아 햇볕을 쬐는 것이 겨울을 나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햇볕을 쬐는 것이야말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 아주 소중한 지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남들은 그것을 모를 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는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 햇볕을 쬐어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을 모를 거요. 그러니 내가 이 따뜻한 햇볕을 등에 지고 가서 왕에게 바치면 무척 좋아하시지 않겠소?”

‘열자’의 ‘양주편’에 실린 춘추 시대 송나라에 살았다는 어느 가난하고 늙은 농부의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햇볕을 바치는 정성’이라는 뜻의 ‘헌폭지침(獻曝之沈)’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지금은 흔히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거나 무엇에 대해 의견을 내놓을 때 소박하고 보잘것없다는 겸손함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세상 물정 모르는 농부라고 비웃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평생 한 번도 다른 사람에게 하찮은 것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담아 전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럴 테지요. 그러나 가치 있고 오래가는 모든 선물은 언제나 ‘마음’에서 나옵니다.
 
 
 
 Steve Barakatt - Angel Over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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