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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표징은 복음 선포의 필요충분조건? - 윤경재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3 조회수680 추천수4 반대(0) 신고
 
 
 
표징은 복음 선포의 필요충분조건? - 윤경재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믿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표징들이 따를 것이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마르 16,15-20)
 
 
 복음서를 읽다가 예수님께서 여러 가지 기적을 일으키시는 장면에 이르면, 우리는 몇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모임에서 복음 나누기를 하다 보면 기적을 해석하는 반응은 가지각색입니다. 과연 이렇게 하셨을까? 복음서 저자들이 조금 과장한 거 아니냐? 흥미를 끌자고 윤색했을 거야. 그냥 상징적 행위로 받아들여야 해. 좌우간 신나잖아. 믿음을 키워주는 방편이야. 아냐, 예수님이니까 가능했을 거야. 이 세상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비가 있어. 지금의 과학으로는 밝히지 못하지만, 미래에는 가능할 거야. 등등.
 
 현대에 들어 정신의학 개념이 발달해서 치유 기적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이 생겨났습니다. 그 당시 환자들이 심리적인 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마음의 위로를 받고서 몸이 예전처럼 건강해졌다는 해석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빵을 많게 하시는 기적에 더욱 호기심이 생겨 여러 가지 합리적인 해석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마술이다. 근처에 빵을 보관하는 동굴이 있었다. 실제로 군중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예수님 말씀에 감동해서 각자 들고 온 빵을 나누어 먹었다. 모두 조금씩 떼어먹었는데도 배부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는 등의 구차한 해석을 내 놓았습니다.
 
 그러나 복음서에 나타나는 기적들을 이렇게 저렇게 해석해 보고 이해하려는 것은 아직도 호기심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방증입니다. 이야깃거리로만 받아들이는 수준이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요한복음서 저자가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낱낱이 기록하면, 온 세상이라도 그렇게 기록된 책들을 다 담아 내지 못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라고 썼으면서도 굳이 일곱 가지 기적만을 언급하고 그 기적에다가 표징이라는 단어를 붙이셨는지 살펴야 하겠습니다.
 
 요한복음서 저자는 표징 즉‘semeion’이라는 어휘로 예수님께서 보이신 기적을 아주 적절하게 정의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도로에 나가 보면 여러 가지 표지판들을 발견합니다. 그 표지판들은 어떤 상황을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그 표지판만 잘 보면 도로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고 주의와 안전을 가져다줍니다. 일곱 가지 표징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현존을 깨닫게 하는 표지가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베푸신 기적을 이적이나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는 일회적 사건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자리 잡고 서 있는 표지판으로 여길 때 우리는 하느님 나라로 안전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그 표징을 우리에게 맡기셨습니다. 이 말은 우리에게 책임도 주셨다는 의미입니다. 또 표징을 맡은 우리가 미처 감당할 능력이 되지 않으면 그 표징의 위력에 눌려 질식하고 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표징들을 우리 손에서 일어나게 해 주십사고 바라기 전에 할 일이 있습니다. 먼저 우리는 그 표징을 감당할 자세가 되었는지 혹시나 스스로 유혹에 넘어가는 불행이나 되지 않을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두려워 거부하거나 아예 꿈도 꾸지 않는 게으름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맞갖고 참된 믿음이 있다면 주님께서는 표징을 얼마든지 우리에게 알맞은 방법으로 부어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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