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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머슴 사제 되기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5 조회수993 추천수8 반대(0) 신고

 

 

 

                       대림 제 1 주간 토요일 - 머슴 사제 되기

 

제 이름은 삼용입니다. 그래서 재밌는 일도 많았습니다.

한 번은 처음 본 사람과 통성명을 하는데 제가 “전 삼용입니다.”라고 했더니 그 분이 “별명 말고 이름이 뭐에요?”라고 여러 번 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계속 제 이름을 이야기했지만 그 분은 나중에야 삼용이 별명이 아니라 이름인지 알고 무척 난처해 하셨습니다.

또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머슴 학사님, 머슴 신부님’이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아마 벙어리 삼용이와 제 외모를 생각했나 봅니다.

처음엔 이름이 좀 그래서 놀림도 받았지만 지금은 사제에게 참 적절한 이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사제는 머슴같이 섬기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들은 칭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 하나는 이것입니다.

저를 알던 어떤 자매님인데 저와 그 성당 보좌신부님과 비교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보좌신부님은 잘 생겨서 주위 신자들이 보러 올 정도였고 거기다가 노래도 잘 하고 무척 친절해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그 신부님을 좋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신부님과 제가 다른 점은 저는 사람들을 예수님께 보내는데 반해 그 신부님은 사람들을 자신에게 머물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 신부님처럼 그렇게 멋진 사람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물론 그 자매가 제가 그런 사제가 되기를 바라서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고 실제로 그 신부님도 훌륭한 신부님일 수 있을 것입니다. 어쨌거나 사실 우리 자신들도 모르게 신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지 않고 우리 자신들에게 머물게 하는 경우는 종종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예수님은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시며 복음을 선포하시고 병자들을 치유해 주십니다. 그러나 많은 군중들을 보시고는 가엾은 마음이 드십니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저는 항상 이 부분에서 ‘왜 양들에게 목자를 보내달라고 청하라고 하지 않고 당신의 역할을 대신할 목자들보고 또 다른 일꾼들을 보내달라고 청하라고 하시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왜냐하면 정작 목자가 필요한 것은 양 때요, 추수할 일꾼이 필요한 것은 수확 할 곡식들이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생각하니 사제가 사제성소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더 이상 희망이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다른 나라에 와서 살아보니 여기 신부님들은 좀처럼 아이들에게 사제가 되라고 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신부님들이나 수녀님들은 괜찮다 싶으면 우선 남자아이는 사제가 되라고 하고 여자아이는 수녀님이 되라고 합니다. 우선 찔러나 보는 것입니다. 사실 이 작은 초대가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수님은 사제로 사는 사람이 올바로 살아서 그래서 너무 좋아서 다른 이들을 초대할 정도로 살아야 성소가 풍부하게 될 것이라는 의도에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이어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악령을 쫓아내는 권한을 주시고 병자를 고쳐주는 능력을 주십니다. 이는 당신을 따르려고 하는 이들에게 당신의 특별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 사제로서의 권한이 자신의 인기나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는데 사용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한 사제로서 목자의 가장 좋은 모델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양들을 하나하나 다 사랑하여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이 모델이기는 하지만 더 구체적인 모습이 성경에 나타나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한 교수 신부님이 사제는 당나귀 같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왕과 신랑처럼 입성하실 때 나귀를 타고 사람들의 찬양을 받으며 들어가셨습니다. 사제들도 신자들을 예수님께 이끌기 위해 우리 위에 예수님을 태우고 다니는 당나귀들입니다. 당나귀가 혹시 사람들이 하는 찬양이 자신에게 오는 것으로 착각하거나 그 찬양을 자신이 받기 위해 머리를 들려고 하면 그 위에 타신 예수님은 떨어져버립니다. 머리를 숙이고 계속 걸을 때야만 신랑이신 예수님께 신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제직을 세우시던 마지막 만찬때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습니다. 주님이지만 종이 되신 것이고 그런 종의 모습으로 사제직을 수행해야 함을 몸소 가르쳐주셨습니다. 주님께 착한 목자들을 많이 보내게 해 달라고 기도합시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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