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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묵상 - 겨울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6 조회수621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겨울
                               이순의
 
 
 
 
일기예보에서는
강추위가 온다는 특보를 예고 하였다.
짝궁이랑 함께 앉으면 온통 날씨 예보에 신경을 세운다.
여름에는 비가 언제 오시는지?
가뭄이 몇 일이나 계속 될지?
지친 몸을 못이기고 잠이 들었다가도
날씨예보 소리에는 귀에 번쩍 하고 들린다.
시간 시간 마다 날씨 예보를 듣고도 모자라서
휴대전화기의 날씨 예보를 틀고 살아야 하는 게
하늘하고 동업하는 농사꾼의 입장이다.
 
그런데 겨울에나 좀 마음을 놓으면 좋으련만
그렇지도 못하다.
 
산에서 내려 올 때
농사꾼에게는 필수 공간인
비닐 하우스의 기둥을 내려 놓고 오질 못한 것이다.
여름 비는 흘러 내려버리므로 기둥을 천정에 달아 놓는다.
하지만 겨울 동안은
하우스에 폭설이라도 내리면
엿가락 처럼 휘어 주저 앉을 것이다.
천정에 묶인 기둥들을 내려 세울 생각을 깜박 잊어버린 것이다.
산으로 갔다.
 
 
 
 
 
이미
눈이 내렸던 겨울의 모습들을 하고 있다.
녹지 않은 눈더미들의 줄서기도 그렇고
멀리 산 위에는 마른 잔가지들 사이에서 허연 머리를 하고 있다.
 
 
산의 하우스들은 아랫녁 하우스들 보다 관이 굵고 단단하다.
그리고 또 겨울에는 가운데 기둥들을 많이 세워놓는다.
그래서 폭설이 많은 산에서는 하우스 붕괴사고 소식이 많지 않다.
오히려
눈이 잘 녹거나 폭설이 많지 않은 아랫녁에서
하우스 붕괴사고 소식이 더 잦은 지도 모른다.
사람의 지혜란
살아 온, 살고 있는, 살아 갈, 경험과 비례하는 것 같다.
 
 
 
 
 
 
 
옆집 할아버지는 도끼질로 건강을 지키고 계셨다.
객지에서 잠시 다녀 간 아들들이
죽은 나무라든지 홍수에 쓰러진 나무들을 산에서 끌어다가
기계톱으로 잘라놓고 갔단다.
고령의 아버님께서 무거운 나무를 끌러 산에 올라갔다가 다치실까봐
연로하신 아버님께서 위험한 기계톱으로 굵은 나무의 허리라도 자르려 들까봐
아들들이 와서 나무를 끌어다가 토막을 쳐 놓고 갔단다.
그러니 장작을 패시느라고.......
 
 
 
 
 
 
 
 
 
손도끼를 들고는
잔가지들을 토막쳐 묶으시고
 
 
 
 
 
 
석양에 물든 장작 위에서
날이 무뎌진 낫도
장작을 패는데는 한 몫을 하는가 보다.
 
기름값은 비싸지고
연탄은 긴긴 겨울 밤중에 자다가 갈러 나오기가 귀찮고
전기 보일러는 몸이 아프시거나 먼데 출타하실 때 급하게 쓰실 요량이시고
그래도
아버님을 걱정해 주는 자식들이 있어서
낮에 방에만 계시지 않고 운동도 되시고
장작 몇 토막 아궁이에 던져 넣으면
저녁내내 알아서 활활 타주니
참 좋으시단다.
 
<할아버지 저는 장작을 팰 수가 없어서요. 심야전기 보일러 온도 좀 올려 놓구요. 상수도 물도 쫄쫄 나오게 틀어 놓고 가네요. 날 좀 풀어지면 또 올게요.>
<그렇지. 그렇지. 얼어터지는 것 보다는 그게 남는 일이여. 가끔 둘러 볼테니께 잊어버리고 잘 댕겨와요. >
 
 
 
산의 집들은
아궁이도 있고
연탄보일러도 되고
전기 보일러도 되고
기름 보일러도 되게 짖거나 수리한 집들이 많다.
겨울이 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방편일 것이다.
 
 
 
 
 
 
 
 
 
산에 다녀오는데 서울은 밤이 깊었더라.
묵상방 벗님들께서도 감기 조심하시고 겨울동안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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