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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6일 대림 제1주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6 조회수963 추천수13 반대(0) 신고
 

12월 6일 대림 제1주간 토요일 -  마태오 9,35―10,1.6-8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


<바로 지금입니다>


    *오늘 복음 선포와 관련된 복음을 묵상하면서, 언젠가 제가 했던 ‘선교 특강’의 일부를 소개해드립니다.


   선교와 관련해서 우리가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봐야할 통계가 있습니다. 가톨릭 가두 선교단이나 방문선교단과 만난 후 성당 예비자반에 등록한 사람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이런 대답을 했습니다.


   “솔직히 지금까지 천주교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었고, 언젠가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주변의 천주교 신자들 가운데 그 누구 한명 선뜻 초대를 해준 사람이 없었습니다.


   개신교나 다른 신흥종교 전도단으로 부터 셀 수도 없이, 그리고 집요한 입교권유가 있었지만 하나같이 탐탁치 않아 계속 거절해왔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호감을 지니고 있었던 천주교 신자 가운데서는 그 누구도 입교를 제의하지 않아 좀 의아하게 생각했었습니다. 제 발로 찾아오기는 자존심도 상하고 어색해서 싫었습니다.”


   이분의 말씀이 거짓말 같으시죠? 정확한 근거가 여기 있습니다. 작년 5월 정부 통계청에서는 인구센서스를 발표했는데, 종교부문에서 아주 특별한 결과가 드러났습니다.


   이 조사에서 가톨릭 신자는 10년 전에 비해 74.4% 증가한 514만6,000명으로 조사됐습니다. 10%가 훨씬 넘어선 것입니다. 불교 신자는 몇 명인지 아십니까? 3.9% 늘어난 1,072만6,000명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개신교신자는? 10년 전보다 1.6% 줄어든 861만6,00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다보니 위기감을 느낀 개신교 쪽에서 바빠졌습니다. 반성과 도약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심포지움을 연다, 굉장했습니다.


   가톨릭 측에서도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의아해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왜 갑자기 가톨릭 신자들이 이렇게 많이 늘어났는가?’ 조사를 해봤습니다. 도대체 가톨릭 신자수가 540만 명이라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놀라면서 세밀히 분석을 했습니다.


   그 결과 이웃선교에 머뭇거리고 있는 우리에게 아주 특별하고 고무적인 현상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실제 가톨릭 교적에 등록된 신자수를 호적과 대조하며 정확히 파악해보니, 실제 천주교 신자는 470만 명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50만 명가량 차이가 나는데, 이게 그럼 어떻게 된 것입니까?


   이렇게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인구조사 때 아직 천주교 신자가 아닌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종교가 무엇이냐는 응답 란에 천주교라고 동그라미를 쳤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많은 사람이 천주교에 엄청난 호감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50만 명이란 사람은 ‘그럼 내일부터 성당으로 가실까요?’라는 말만 던져도 딸려 나올 사람들이란 것입니다. 그들은 아직 천주교 세례를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천주교에 마음을 두고 있는 사람들, 준천주교 신자들이라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천주교라고 동그라미 치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차마 동그라미를 치지 않았지만, 칠까말까 망설이다가 무교에 동그라미 친 사람들이 또 엄청 많을 것이란 사실을 우리는 생각해야 합니다. 그 사람들 숫자가 아마도 200만 명 이상 될 것입니다.


   보십시오, 그들은 지금까지 천주교 신자의 입교권유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우리가 안 이상, 이제 그냥 가만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제야말로 우리가 나설 때입니다. 우리가 시작할 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한 마디를 기다리고 있다는 그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합니다.


   선교에 뛰어들기 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 한 가지 있습니다. 대상자를 선정하는 일입니다. 아무에게나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입니다.


   그 첫 번째 대상이 어떤 계기나 사건으로 인해 크게 한풀 꺾인 사람들입니다. 세상으로부터 크게 상처 입은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이 내 마음먹은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온 몸으로 깨달은 사람들입니다. 결국 이 세상 아웅다웅 살아갈 것도 아니란 것을 알게 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절대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선교하기란 식은 죽 먹기입니다.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 신흥종교 단체에서 목표로 삼고 있는 1차적 선교 대상이 바로 심각한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란 것을 우리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이 효과를 본 프로그램들은 우리 가톨릭에서 벤치마킹을 할 필요도 있습니다.


   허망해하는 사람들, 어깨가 축 늘어진 사람들, 이 세상에 많이 실망한 그 사람들에게 다가가십시오.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십시오. 그들이 건강을 진심으로 염려해주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은 살만한 곳이고, 아직도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한 번 보여주십시오. 그들은 순식간에 맥없이 끌려올 사람들입니다.


   또 다른 좋은 포인트가 있습니다.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심리적 정신적 특징이 있습니다. 아이들 표현에 따르면 ‘쫀쫀함’입니다. ‘쪼잔함’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속이 좁아집니다. 아무것도 아닌 일로 삐치기도 잘 합니다. 괜히 우울해집니다.


   그토록 충만했던 삶이었는데, 잘 나가는 것 같던 장밋빛 인생이었는데, 어느 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다 허망해보입니다. 다 쓸 데 없어 보입니다. 자기 자신의 인생에 대해 커다란 물음표가 하나 맴돌기 시작합니다. 왜 사는가, 같은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문제로 시선을 돌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깝깝합니다. 부인은 혹은 남편은 나만 죽어라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갈 길이 구만리 같은, 책임져야할 토끼 같은 자식들은 큰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그토록 의미를 두고 있었던 인간관계도 다 부질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나름대로 축척해왔던 삶의 지혜들이 시들시들해집니다. 뭔가 새로운 그 무엇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이런 분들의 삶을 한 차원 들어 높일 수 있는 책이 성경입니다. 이런 분들의 삶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것이 신앙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다가가십시오. 그리고 이렇게 다독이십시오.


   “그간 인생의 전반전을 아주 훌륭히 잘 뛰어오셨네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런데 이제 인간의 힘으로, 인간의 지혜로 억지로 뛰어왔던 인생의 전반전을 끝내고 하느님과 함께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하실 때 같습니다. 제가 힘자라는 데까지 도와드리겠습니다. 하느님과 함께 인생의 후반전을 신나게 뛰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표현이 멋있지 않습니까? ‘나 홀로 뛰어온 인생의 전반전을 접고 하느님과 함께 내 인생의 후반전을’ 표현이 멋있어서라도 분명히 입교할 것입니다.


   인생의 중년기, 분명히 선교의 황금어장입니다. 혹독한 외로움과 고독에 시달리는 중년기의 형제들에게 푸근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교회상을 우리 교회가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남은 인생을 송두리째 맡겨보고 싶은 인상을 우리 교회가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정말 필요한 교회의 모습은 따뜻한 벽난로의 모습입니다. 그 누구든 다가와서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일 수 있는 포근한 안식처의 역할을 하는 모습이 오늘 우리 교회가 지녀야 할 본질적인 특징이어야 할 것입니다.


   왠지 헛살았다는 느낌과 늦었지만 다시 한 번 열심히 살아봐야겠다는 각오가 교차하는 시기가 중년기입니다. 그러나 몸도 마음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도 많이 나약해져 있습니다. 모든 것이 암담해 보이기도 하고 불확실합니다. 영혼의 어둔 밤을 겪고 있는 중년기의 형제자매님들은 선교의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92번 / 구세주 내 주 천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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