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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작은 예수님과의 만남
작성자강종선 쪽지 캡슐 작성일1999-01-28 조회수8,647 추천수86 반대(0) 신고

*^^* 예수님의 웃음

 

 신앙 체험이라고 감히 말씀 드리기엔 너무 거창하고...

너무나 부끄럽지만... 감히...

 

제가 대학교 1학년 때였으니까, 96년도군요.

저는 그때 나이답지않게(?) 피정을 가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그저, 주님안에서 제 자신을 만나고 싶었했던것 같습니다.

대면하고 싶었습니다. 그 분 안에서...

서울주보의 <단체알림란>을 보고

1박2일 대학생 피정이 있음을 알게 되어 가게된 곳이

인보성체수도회에서 운영하는 <요한의 집>(경기도 용인소재)이었습니다.

피정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토요일 저녁이어서 봉사자가 부족해 그 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정신지체와

중증 장애를 가지고 있어요.)에게 밥을 먹여주고, 양치질 해주는 시간을

가지면서 ’참 기쁘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참기쁨!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텔레비젼에서 보기는 했어도, 실제로 보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는데도 아무런 스스럼없이,아니 너무나 좋아서 너무나 기뻐서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이 제 힘이 아님을 압니다.

 

처음 아이들 방에 들어섰을 때의 그 생경한 충격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방바닥에 누워있는 아이들을 보고,제가 서 있다는 것이 어찌나 부끄러웠던지

저는 그냥 방바닥에 누워버렸습니다. 저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길속에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밤에 잠을 자려고 하는데, 흐르는 눈물은 그칠줄을 몰랐습니다.

아이들이 불쌍해서가 절대 아니라, 그저 안타까운 마음 뿐이었습니다.

밤새도록 눈이 퉁퉁 붓도록 울다가 잠이 들었는데도,

새벽부터 저절로 눈이 떠져서  아이들 방으로 뛰어갔습니다.

아이들은 벌써 깨어 여기저기 뒹굴뒹굴 놀고 있더군요.

벽에 붙은 사진을 보고 어제 저녁 외운 아이들 이름을 마구 불러대며,

아이들과 신나게 놀았습니다.

솔직히 지금 생각해 보면, 혼자 신나서 방방 뜬거죠, 뭐...

뭐가 그리 신났는지...

피정이 끝나 집에 갈 시간이 다가올수록, 아이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저는 마음이 다급해졌습니다.

지능이 있어 저를, 저의 존재를 ’인식’한 두 명의 아이는 제가 간다는 말에

각기 다른 반응을 보여 저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정말 아프드라구요. 마음이...

미영이는 언제나 그랬다는 듯이 힘없이 "잘 가. 언니"라고 말했고,

어제 저녁까지만에도 제 허벅지에 가만히 제 얼굴을 부벼대던 미경이는

더 이상 제게 오질 않더군요. 제가 이리 오라고 자꾸자꾸 손짓해도 미경이는

강하게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

다시 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서

아이들에게 상처를 줄까봐 조용히 ’안녕!’이라는 인사만을 남긴채 나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첫날밤, 애들 생각에 이불 속에서 울었습니다.

당연히 꿈속에서는 아이들과 신나게 놀았구요.

다음달, 저는 아이들이 너무나도 보고 싶어서 또 그 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방학마다 이 달콤하고(?), 신나는(!) 재회는

계속 되고 있습니다.짧게는 1박2일에서 길게는 3박4일의 재회지요...

<요한의 집>에 머무는 동안에는 ’참’기쁨과 ’참’자유를 느낄수 있습니다.

그것이 저에게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이구요.

 

학기의 기말고사가 끝나고 난 뒤의 바로 다음 주는 <요한의 집>에 가는

주입니다. 제가 정한 원칙이지요. 헤헤헤-

 

잘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요한의 집>에 오라는 사람도, 가라고 등을 떠미는 사람도 없는데

방학이면 가게 되는 이유를...

한번 그 곳에 다녀오고 나면, 일주일을 한의원 신세를 져야하는데도 말입니다

다녀온 직후, 며칠밤을 꿈속에서 아이들과 놀다 잠에서 깨어나

아침이면 아이들을 볼 수 없음에 가슴 깊이 허탈해 함에도 말입니다...

 

그 곳에서의 생활 중 성무일도,성시간,새벽미사를 통해서도 주님의 현존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지만,정기적으로 오셔서 아이들 방청소며, 빨래, 목욕 등을 해 주시는 어머니들,

한달에 한 번 아이들 머리를 잘라주시는 분들 등 많은 자원봉사자분들의

모습에서 겸손되이 오시는 ’그 분’을 만나게 됩니다.

그 분들을 통해 광범위한 주님의 손길을 가슴 시리도록 느끼게 됩니다.

 

<요한의 집>은 정말 아름다운 분들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드러나지 않게 아름다운 분들이 참 많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런 ’나눔과 섬김’의 현장을 제게 보여주시는 주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기도 중에 그 아름다운 분들을 기억해 봅니다.

 

학기 중에는 못 가고, 방학때만 가니까 스스로 자책감을 느끼긴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해를 거듭할 수록 <요한의 집>에 다녀온것을 기점으로 주님의

현존하심에 대한 저의 믿음이 굳건해 짐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감사! 찬미드립니다. 주님.

 

처음에는 시간이 멈춘 곳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세상 어느 곳보다도

치열하게 시간이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라고 있었습니다.

전래 동화를 보면 평화로운 마을에는 항상 뻐꾸기가 노래하고 있습니다.

여름이면 뻐꾸기 노랫소리가 함께하는 그 곳!

그 곳에 아이들이 살고 있는 방 이름처럼 ’사랑’과 ’평화’ ’기쁨’이 항상

머물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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