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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과 관성의 법칙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1-06-22 조회수9,348 추천수1 반대(0) 신고

 

안녕하세요? 한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보름간 병원에 있어서 그랬습니다. 지금은 회복기에 있어서 퇴원해 있는 상태입니다. 신경에 관한 수술을 해서 손가락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해 손가락이 원활해야 글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독수리 타법으로 해서 올리려고 하니 잘 되지 않습니다. 

 

병원에 있으면서 다양한 묵상을 많이 했습니다. 그 중에서 한 가지만 소개하고자 합니다. 신앙과 관성입니다. 물리의 법칙 제 1법칙에 관성의 법칙이 있습니다. 사전적인 의미는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물체의 운동 상태는 그대로 유지하려는 성질을 가진 법칙입니다. 이번에 저는 이 물리법칙이 신앙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체험했습니다. 입원 기간 동안 총 세 번의 주일미사가 있었습니다. 두 번은 외출을 해서 본당에서 지켰습니다. 세 번째는 부산에서 병원 바로 옆에 있는 성당에서 했습니다. 세 번 째 주일은 지켜도 온전히 지키질 못했습니다. 엄밀한 의미에서는 성사를 보지 않아도 되지만 주일 저녁미사 때 성사를 봤습니다. 그래서 이틀 전 주일에는 교중미사 때 본당에 출석해서도 영성체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부산대학 병원에서 치료를 하다가 예전에 어머니께서 입원해 계셨던 병원에서 수술을 했습니다. 이제 몇 달만 있으면 영세 받은 지 10년이 됩니다.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하면서 주일 신자 형식으로 지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보통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지금까지 평일 미사를 잘 해온 입장이라 그랬습니다. 신앙심이 좋든, 좋지 않든 평소에 평일 미사를 가능하면 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효과가 있다는 걸 이번에 실감했습니다. 만약 제가 평소에 평일 미사를 잘 하지 못했더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면 그렇습니다. 병원에만 갇혀 있고 손가락을 잘 움직일 수가 없다보니 폰을 전혀 사용할 수 없어서 세상 소식을 접하지 못해 세상과 완전 단절된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침대에서 묵상은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죽음도 많이 생각해봤습니다. 자연스럽게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가장 많이 묵상한 게 처음에 언급한 관성의 법칙입니다. 습관적이든 습관적이지 않든, 신앙은 습관적이라고 한다고 해도 일단은 그게 좋은 습관이라면 습관적인 신앙이라고 치부되는 한이 있더라도 해야 한다는 걸 저는 느꼈습니다. 병원에만 있어도 아무리 환자가 된 상태이지만 그래도 나이롱 신자라고는 하지만 신자라는 신분은 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병원 바로 옆이 성당이 있지만 이번 경우에는 특수한 경우라 갈 수가 없었습니다. 치료상 이유 때문에 아무리 입원해 있었지만 입원해 있는 기간 동안은 신앙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거의 대부분 누워 있는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이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습관적으로라도 열심한 신자는 아니지만 평소에 평일 미사를 가려고 노력을 했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렇지 않했더라면 성당에 나가서 신앙생활을 하나 하지 않나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입원해 있있던 상태만 생각했다면 신앙의 유무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져 신앙의 중요성을 느낄 수가 없어서 신앙을 등한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리 법칙 그대로 그렇습니다. 근데 이 법칙이 그런 상태를 또 다시 무너지게 했습니다. 바로 예전에 했던 신앙의 습관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신앙심이 좋지 못해 습관적으로 평일 미사를 지켰겠지만, 그게 습관적이었다고 해도 그 습관의 힘이 입원해 있었던 그때 자칫 잘못하면 안주하려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었는데 그 힘이 밀어내는 걸 느꼈습니다. 바로 그 힘이 물리법칙에서 말하는 외부의 힘과 같습니다. 이 힘이 있었기에 그래도 “난 비록 나이롱 신자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하느님과 맺은 계약이 있기 때문에 최소한도의 신자로서의 양심은 지켜야 된다.”고 생각해서 주일 의무만큼은 지키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번에 느낀 것입니다. 처음부터 좋은 습관으로 훌륭한 신앙으로 성장을 하면 좋겠지만 그건 이상적인 신앙일 겁니다. 이상적인 신앙은 아니지만 차선책으로써 비록 습관적인 신앙이라고 하더라도 그게 습관이 되면 그 습관이 언젠가 자신의 신앙이 무너질 위험에서도 신앙을 지켜줄 보루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이번에 입원해 있으면서 저에겐 이게 소중한 체험이 되었습니다. 독수리 타법으로 하니 생각과 타이핑 속도가 맞지 않아 생각의 흐름이 끊어져 힘이 조금 들긴 드네요.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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