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3월7일 야곱의 우물- 루카13,1-9/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묵상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07 조회수318 추천수4 반대(0) 신고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복음 묵상

1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다. 2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 3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4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 5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6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7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
 
8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9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버리십시오.’”
 
 
 
 
시작 기도
하느님, ‘아빠, 아버지’, 우리 안에 머무시는 그리스도의 영인 성령을 통해 죄와 심판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로잡도록 마음을 이끌어 주십시오.

독서
오늘 본문은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먼저 당시에 일어난 정치적 사건을 회개와 연결해 새롭게 해석하시고 (1 – 5절), 이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포도원의 무화과 비유를 전달합니다 (6 – 9절). 오늘 본문은 12, 58 ‒ 59의 말씀, 곧 하느님의 심판이 다가오고 있기에 우리는 서둘러 화해해야 한다는 주제와 직접 연결되면서 인간 사이의 화해의 뿌리인 인간과 하느님 사이의 화해로 넘어갑니다.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학살한 것은 (1절) 아마도 그들의 민족적 야망을 말살하려는 정치적 전략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 사건에 대해, 벌은 그 사람이 지은 죄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이라는 당대의 일반적 생각(요한 9, 2 ‒ 3)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비판하거나 교정하는 대신, 그들의 판단이 정말 옳은 것인지 돌아보게 하시려고 두 차례나 같은 질문을 던지십니다. “… 생각하느냐 ?” (2절, 4절) 예수님은 이어 당신의 새로운 해석을 덧붙입니다.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3절, 5절) 이 말씀은 죄와 심판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생각 없이 그대로 따라가지 말고, 예수님이 활동하는 메시아 시대가 왔으니 시대의 표징을 정확히 파악하라는 말씀입니다.
‘회개하다’ 라는 그리스어 원어 (μετανοω) 는 신약성경에서 죄와 의로움에 대한 사고와 태도가 완전히 바뀐 후에 그 결과로 삶의 방식이 변화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회개하라고 하신 말씀은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피상적인 판단 대신 인간 내면 깊은 곳에 감추어진 태도,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인간 삶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죄와 심판에 대한 잘못된 사고를 완전히 바꾼 다음에 새로운 삶을 살라는 초대입니다. 루카복음에서 ‘회개하다’ 라는 단어는 예수님이 성경에 예언된 대로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예루살렘에 죽기 위해 가는 ‘예루살렘 여정기’ 에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수난 여정이, 죄와 심판에 대한 그릇된 판단과 선입견으로 ‘아빠, 아버지’ 인 하느님의 본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분한테서 멀어져간 사람들을 하느님과 화해시키는 여정임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회개하라는 예수님의 요청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 비유에서 다시 심화됩니다.(6 ‒ 9절) 하느님을 상징하는 포도밭 주인은 삼 년째(예수님의 공생활 기간)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잘라버리’ 라고 포도 재배인에게 말하지만(7절), 예수님을 상징하는 포도 재배인은 한 해만 더 여유를 주고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면’ 열매를 맺지 않겠느냐고 간청합니다. 그러고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잘라버리십시오.” (9절) 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예수님의 “잘라버리십시오.” 라는 마지막 말씀은 회개하지 않으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5절) 오늘 복음의 주제를 요약합니다.
 
이 비유를 루카복음 문맥에서 보면, 예수님의 설교에 응답하지 않는 유다 백성에 대한 심판과 연결됩니다. 곧 분노한 하느님과 응답하지 않는 유다 백성 사이에서 중재하는 포도 재배인인 예수님의 모습을 통해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루카 19, 10)는 예수님의 사명이 다시 드러납니다.
 
하느님 뜻에 따르지 않고 온 마음으로 믿지 않는 사람들은 심판을 받게 되리라는 위협은 오늘의 복음 외에 다른 공관복음과 사도행전에도 자주 나타납니다. 신약성경 저자들은 죄를 다양한 색깔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죄’ 는 겉으로 드러난 행위가 아니라 입과 의식으로는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면서도 마음으로는 믿지 않고 이기적 욕망으로 살아가는 것임을 지적합니다. 이 마음의 죄들은 하느님 대신 다른 것을 섬긴다는 점에서 우상숭배와 마찬가지입니다.

성찰
사막은 인간 내면 깊은 곳에 감추어진 죄와 하느님의 심판 · 자비가 적나라하게 체험되는 인간의 삶을 상징입니다(탈출 3, 1 ‒ 8ㄱ. 13 ‒ 15: 1코린 10, 1 ‒ 6. 10 ‒ 12). ‘하느님 자비의 복음사가’ 인 루카가 전하는 오늘 복음은 삶에서 체험하는 하느님 자비는 그분의 정의로운 분노와 다가올 심판을 염두에 둘 때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기도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께서 해주신 일 하나도 잊지 마라.(시편 103, 2)
임숙희(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 성서영성 신학박사 과정)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