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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 3.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05 조회수368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3.4 사순 제2주간 목요일
                                                        
예레17,5-10 루카16,19-31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마치 오늘 복음의 부자는
예레미야가 묘사하는 다음 사람 같다 생각되었습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 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그의 마음이 주님에게서 떠나 있다.”

주님에게서 그의 마음이 떠날 때 변질되는 마음이요
이웃 간에 깊어가는 불화의 골입니다.
 
반대로 그의 마음이 주님께 가까이 이를수록
순수한 마음에 이웃 간에 불화의 골도 서서히 메워져갑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햇빛과 공기,
흙과 물을 나누고 기도하고 일하며 함께 살아가는 인간 삶이,
말 그대로 ‘오래된 미래’입니다.
 
가장 흔하나 가장 귀한,
없으면 잠시도 살 수 없는,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상징하는 햇빛, 공기, 흙, 물이요,
하여 하느님께 무한히 사랑의 빚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틀에서 보면
오늘 복음의
부자와 가난한 라자로의 문제가 어디 있는지 확연히 들어납니다.
 
부자와 가난한 라자로,
마치 오늘날의 빈부 격차의 깊은 골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이웃과 더불어 삶이 아닌
부자의 고립단절 된 삶이 바로 지옥입니다.
기도와 일이 없고,
하늘과 땅에서 유리된,
하느님과 이웃에 닫혀있는 자족의 이기적 삶입니다.
 
복음의 부자처럼
위로 하늘에 닫혀있고
옆으로 이웃에 닫혀 있으며,
미래의 하느님께 닫혀있는
오늘 지금 여기 나만을 위한 삶,
바로 이게 지옥입니다.
 
마치  하늘과 이웃과 단절되어
호화 아파트에 갇혀 사는 부자들을 보는 듯합니다.
 
겉으로야 좋은 음식과 좋은 옷에,
날마다 즐겁고 호화로운 생활이지만
영혼 없는 삶에,
내면은
그대로 예레미야가 다음 묘사하는 것처럼 황량한 사막일 것입니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 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그의 마음이 주님에게서 떠나 있다.
  그는 사막의 덤불과 같아 좋은 일이 찾아드는 것도 보지 못하리라.
  그는 광야의 메마른 곳에서, 인적 없는 소금 땅에서 살리라.”

바로 하느님을 떠난 부자의 내면 상태를 보는 듯합니다.
 
죽어서 지옥이 아니라
이미 지금 여기서 겪게 되는 마음의 지옥입니다.

반면 가난한 라자로는
하늘과 땅에 열려있는,
겉으로야 불행하기 짝이 없어 보이지만
내면은 부자임이 분명합니다.
 
아마 라자로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하느님을 찾았을 것입니다.
 
바로 예레미야가 묘사하는 다음 사람 같습니다.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

부자와 가난한 라자로의 처지가 역전된 것은,
이들의 내면이 완전히 현실화 한 것은 사후입니다.
 
불길 속에서 고초를 겪고 있는 부자가
아브라함 곁에 있는 가난한 라자로를 보며
아브라함에게 자비를 호소했을 때 아브라함의 대답입니다.

“우리와 너희 사이에는 큰 구렁이 가로 놓여 있어,
  여기에서 너희 쪽으로 건너가려해도 갈 수 없고,
  거기에서 우리 쪽으로 건너오려 해도 올 수 없다.”

살아생전 부자와 라자로 간의
그 단절의 깊은 구렁이 계속 되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이래서 끊임없이
하느님 안에서 함께 기도하며 일하는 우리들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워질수록
메워지는 서로 간의 단절의 구렁이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살아생전에 마음을 열어
가난한 라자로와 사랑을 나눔으로 단절의 구렁을 메웠더라면
이런 불행은 없었을 것입니다.
 
새삼 가난한 라자로는
하느님께서 부자에게 보내주신
구원에 이르는 ‘하늘 문’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다만 ‘자기’에 눈 먼 부자는
불행히도 이를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과연 우리 곁에 가난한 라자로는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만물보다 더 교활하여 치유될 가망이 없으니,
  누가 그 마음을 알리오.
  내가 바로 마음을 살피고 속을 떠보는 주님이다.
  나는 사람마다 제 길에 따라, 제 행실의 결과에 따라 갚는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마음을 치유해 주시어
깨끗하게 하시고
서로간의 불신과 불화의 구렁을 메워주십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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