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6주일 평지 설교/홍금표 신부
작성자원근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13 조회수903 추천수11 반대(0) 신고

연중 제6주일 루카 5, 1~11 : 평지설교


† 새옹지마(塞翁之馬)란 말이 있습니다. 변방 늙은이의 말이란 뜻인데 그 유래는 이러합니다. 어느 날 변방에 사는 늙은이가 아끼던 말이 달아납니다. 이웃 사람들이 재앙이라고 노인을 위로하지만 노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슬퍼할 것 없다. 혹시 이 일이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 얼마 지나지 않아 달아났던 말이 다른 많은 야생마들을 이끌고 돌아옵니다. 이웃 사람들은 이 소식을 듣고 늙은이를 축하합니다.

그러나 변방의 늙은이는 다시 『기뻐 할 것 없다. 이일이 혹시 화가 될지 누가 알겠소?』라고 대답합니다. 그 후 말타기를 좋아하던 아들이 말을 타다가 낙상해 다리를 다칩니다. 이웃 사람들이 이를 위로하자 늙은이는 다시 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슬퍼할 것 없다. 화는 복으로 바뀐다』

그로부터 1년 후 변방 오랑캐가 침입을 해 마을의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터에서 죽어갔지만 노인의 아들은 불구자였기 때문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말은 우리 삶에 화와 복이 공존함을 보여 주면서, 화와 복을 지금 현재의 관점에서만 판단할 것이 못됨을 보여주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은 루가의 평지설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평지설교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 굶주린 사람들, 우는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선언합니다.

사실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은 그렇게 쉬운 말씀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양지와 연결된 무엇, 즉,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이 불행과 연결하는 「부요하고 배불리 먹고 지내는 사람들」, 그리고 「웃고 지내는 사람들」과 「모든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듣는 사람들」이 행복과 직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평범한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행복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역설적인 말씀을 통하여 예수님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필자는 두 가지 점에서 생각해 볼까 합니다. 하나는 진정한 행복은 현재의 상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은 가난함이 하늘나라로, 지금 울음이 미래에 웃음으로 바뀌고, 지금 부요함이 위로 없음으로, 배부름이 굶주림으로, 웃음이 슬픔으로 바뀐다고 이야기 합니다. 즉, 현재의 상태가 결정적인 무엇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지금 나의 상태를 가지고 행복과 불행을 재단하는 잣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바로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이러한 평범한 생각에 대한 반론인 것입니다.

현재의 상태가 결정적인 것도 아니요, 영원히 지속되는 것도 아니라면 우리의 삶은 분명해 집니다. 현재가 어떠하든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요, 그러기에 현재 상태를 가지고 너무 일희일비 할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예수님의 평지설교는 진정한 행복은 고통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복되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굶주리고 우는 사람들인데 이들이 가지는 공통점은 고통과 음지입니다.

이 말씀은 인간이 가지는 행복은 고통과 음지 없는 상태라는 그릇된 생각에 대한 반론이지요. 그렇습니다. 인간의 삶과 행복은 고통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적절한 예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머리가 아플 때 우리는 비로소 머리의 중요성과 고마움을 깨닫고, 팔이 아플 때 팔이 존재함을 느끼고 팔을 어루만지는 것처럼, 고통을 통해 인간은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한 소중함과 한계를 느끼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와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진정한 인생의 목적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위대한 성인들의 생을 읽다 보면 한결같은 공통점으로 그들 대부분이 커다란 고통을 가지고 사셨던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이러한 점도 진정한 행복과 고통이 함께 있음을 보여주는 적절한 예인 것입니다.

예수님이 오늘 복음에서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이 행복하다』라고 이야기하실 수밖에 없는 것도 바로 행복이 가지는 이러한 속성 때문이지요.

이제 오늘 복음 묵상을 마무리하면서 오늘 주제와는 다소 어긋나지만 정채봉님의 행복이란 시로 결론을 대신하겠습니다.

『행복의 열쇠는 금고를 여는 구멍과 맞지 않고 마음을 여는 구멍과 맞는다』

물질과 행복을 연결하는 현대인의 궁핍한 마음을 반성하면서 지금 내 앞에 놓여진 고통과 아픔 속에 감추어진 행복의 무지개를 찾아보는 한주간의 삶이되길 기원해 봅니다..............◆

말씀자료 : 홍금표 신부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