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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79)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10-03-01 조회수398 추천수2 반대(0) 신고
 
 
(479)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이순의
 
 
동건이 할머니께
동건이 할머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동건이 엄마를 처음 만났을 때는 자기가 동건이엄마라고 소개를 하더군요. 친한 엄마들 몇이서 영화배우도 아닌데 무슨 이름이 장동건이냐고 농담을 하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동건이가 군복을 입고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그 배우보다 더 잘난 외모에서 광체가 나더군요. 잘 생긴 손자를 두셔서 좋으시겠습니다. 동건이 할머니! 
 
동건이 엄마더러 아들이 저렇게 잘났으니 어른들이 좋아하시겠다고 덕담을 건넸더니 그것도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더군요.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여러날 동안 동건이 엄마가 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무슨 일이 있느냐고 여쭈기도 하였지만 아니라고만 하지 그 눈물이 그치지를 않고 간간히 계속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에는 그만 엉엉엉 복박쳐 오르는 눈물을 절제하지 못하더군요. 원인을 말하지 않는 동건이 엄마 곁에서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려 옆에 가만히 있기만 하였는데........ 동건이 엄마가 말문을 열더군요.
<그래 동건이 엄마. 무슨 말이든지 해버려. 아무한테나 해버려야지 그게 삭지 담아 둔다고 삭나?! 다 털어 놓아봐. 다 들어줄께.>
그렇게 해서 동건이 엄마의 하소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동건이 할머니. 얼마전에 팔순이셨다면서요?! 동건이 엄마가 그러데요. 형제들이 어머니 팔순을 준비했는데 동건이 엄마가 거절해서 못하게 되었다구요. 그게 그렇게 마음이 아팠나 보더라구요. 이제 사시면 얼마나 사신다고 노모의 팔순을 거절한 동건이 엄마의 마음인들 편하겠는지요?! 그것이 그렇게 가슴이 아프면 다시 어머니 팔순을 하자고 하면 될 것을 가슴싸맬정도로 아플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요. 동건이 할머니, 동건이 할머니도 어머니지만 동건이 엄마도 어머니잖아요?! 누구나 입장은 있겠지만 동건이 엄마도 입장이 있더라구요.
 
- 장마가 막 시작된 산골의 비는 실로 엄청났다. 그렇게 높은 산들이 하늘의 물을 다 받아서 대롱도 없이 골짜기를 타고 내려왔다. 무슨 이유였을까?! 골짜기 하나의 6000평 너른 밭이 풀로 가득하였다. 곡식을 심어놓고 그 곡식을 먹을지 말지의 결정은 농부에게 달려있다. 절반인 3000평만 풀이 났어도 포기를 하지 싶은데 대지가 6000평이나 되는 밭이 풀로 덮여 곡식이 보이지를 않는다. 우천중에 그 많은 풀을 다 뽑을라치면 사람의 손이 한둘이 아니라야 하고, 갈아엎으자니 제법 커서 너무나 아깝다. 결국에는 결단을 내렸다. 다른 밭의 씨 파종을 좀 미루더라도 모든 손길을 총동원하여 이 풀밭에 투입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첫 풀뽑기가 시작된 날이었다. 비옷 하나에 체온을 의지해 폭우속에서 풀뽑기를 하는 고령의 노동력을 지치지 않게 배려해야 할 몫은 농부의 정성에 있다. 사탕도 때 되면 입에 물게 해 드려야 하고, 따끈한 커피도 시간 맞춰서 일일히 밭고랑마다 건너다니며 종이컵에 따라줘야 하고, 뜨거운 물이며 새참이랑! 오돌오돌 떠는 마음들을 녹여주는 농담을 던지며 두룩을 넘어다녀야 하고, 머리카락에 지푸라기 묶은 미친년처럼 탱고춤을 추던가 캉캉춤도 추어야 하고, 후두둑 소리 큰 빗줄기를 이겨 먹는 목청으로 노래도 불러야 한다. 6000평의 곡식을 먹으려 하니....... 빗물이 눈물이 되고 눈물이 빗물이 되어 섞여 흐른다. 그래도 노동하는 손길들은 알지 못한다. 저 농군 참 기력도 좋다한다. 지치지도 않는다 한다. 
 
오후쯤 되었을까? 그 폭우 속에서 주머니의 휴대전화기가 진동으로 울린다. 흐르는 물 때문에 이내 받지 못하고 비닐 천막까지 달려가서 받았다. 다행히 달려가는 도중에 끊겼던 전화가 여러 번 다시 떨고 있다.
<여보세요.>
<엄마, 나 자살할거니까 잘 살아. 엄마 아들이 오늘 자살한다고. 씹새끼들이 싸가지없는 너네 이모부가 왜 왔냐고 두둘겨 패서 나는 도저히 살 수가 없으니까 자살할거라고.>
시작도 없고 끝도없는 전화가 몇마디 말을 놓고는 사라졌다. 
자대배치 받은지 몇 일도 되지 않은 아들의 전화였다. 군부대내 위계질서에 대해서는 언론을 보고 알고는 있었지만 고생스러워 서러운 엄마의 눈물이 비가 되어 흐르는 줄도 모르는 자식이 오늘 자살한다고 알리는 마지막 전화가 왔다. 그리고 잠시 후에 부대에서 전화가 왔다. 
<부모님께서 좀 다녀 가셔야 합니다. 오늘 지금 당장 오셔야 합니다.>
자식을 구해야 할지? 곡식을 구해야 할지? 갈림길에서 빠른 판단을 해야 했다. 지금 갈 수가 없다고 말씀 드렸지만 자식을 잃을지도 모르니 빨리 오라는 부탁의 말씀만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산골에는그 먼곳까지 갈수있는 차도  없었다. 서울을 거처 차를 바꿔타고 그 먼곳을 가야하는 것이다. 더구나 40명이 넘는 노동력을 당장 어디로 보낼 수도 없다. 해가 뜨고 날이 좋으면 그 손들은 필요한 농장에서 서로 갈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과 내일 예약된 이 손들을 동원해 이렇게 많은 풀들을 뽑아내지 않으면 이 곡식은 먹지 못한다. 그런데 자식이 죽게 생겼단다. 이유는 모르지만 자식이 죽게 생겼단다. 그것도 자살이라는! 
<제가 내일 오전에 일을 붙여놓고 서울을 가서 밤차를 타게 되면 모래 아침에나 도착할 것 같네요. 그때까지만이라도 밧줄로 꽁꽁 묶으시든지, 쇠고랑을 채우시든지, 독방에 가두시든지 제 자식을 지켜주십시오. 부탁합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아직 자식이 죽지 않았으니 할 수 있는 부탁이었을 것이고, 설령 자식이 죽었다고 해도 살은 사람은 살 준비를 헤처놓고 갈 것이라는 생존의 이치를 터득하고 있었다.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한탄의 순간이었다. 자식을 부양하겠다고 뛰어든 일에 매어서 자식이 죽는다는데 달려가지를 못하다니?! 자식이 죽은 뒤에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래도 아직은 살아있으니 밧줄로 묶어놓으시것지. 쇠고랑을 채워놓으시것지. 독방에 가둬놓으시것지. 죽고 사는 게 하늘의 뜻이니 이렇게 슬픈 에미를 봐서라도 지켜주시것지?! 다리가 떨려서 그 밭고랑을 넘어다니며 독려할 수가 없었다.
 
비도 오고 고생이 너무 많았으니 오늘은 일찍 마치자고! 혹시 내일 일기가 좋으면 속도를 조금만 보태주시라고! 알렸다. 모두들 좋아서 진창의 풀밭에서 나왔다. 그리고 정신없이 집으로 왔다. 아들의 입에서 잠깐 튀어나온 이모네로 전화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먼저 큰언니께 전화를 했다. 
<오늘 작은형부가 동건이 면회 갔었어?>
전해져 오는 응답은 평소의 따뜻함이 아니었다.
<왜?>
<지금 동건이가 전화가 왔는데 싸가지없는 이모부 때문에 맞았다는데?>
큰언니의 대답은 차갑고도 간단하게 끊어져버렸다.
<너네는 서로 싸가지가 없다고 하니까 나는 모른다.>
그 날 그 전화에는 동건이가 자살한다고 했다는 소리를 차마 전하지 못했다. 전에 동건이가 사춘기였을 때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었던적이 있었는데 그걸 어머니께서 오셔서 보고 가셨다. 그리고 동건이는 집에만 틀어 박혀서 나가지를 않는 이상한 아이더라는 소식이 퍼지고, 내 귀에 들려 온 소식은 사춘기라서 시간이지나면 다 괜찮아진다는 말이 아니었다. 그집에서 뭘 배웠겠느냐? 무식한 놈 밑에서 애가 정신이 똑바로 섰겠느냐?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소리들이 흘러 들어왔다. 그러니 누구에게도 군대간 동건이가 자살한다는 말을 내 놓을 수가 없었다. 사춘기에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었어도 동건이 아빠의 무식이 얼마나 도마 위에서 난도질을 당했을까를 생각하니 자식이 군대서 자살한다고 하면 무슨 벼락을 어떻게 뒤집어 쓸지를 모를 일이었다. 그래서 그 말을 하지 못했는데....... 너네는 서로 싸가지 없다고 하니까 모른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분명히 동건이가 싸가지 없다는 말들이 쫙 퍼졌다는 걸 직감하고도 남았다. 형제지간에 누구의 편이 되어 줄 수도 없고, 어떤 말도 전할 수 없는 입장의 단절이 그 한마디의 전화로 충분히 알고도 남음이었다. 
다음으로 전화를 한 곳은 동건이 외할머니였다. 
<이모부가 갔으면 반갑게 맞아주어야 되는데 동건이가 거절했는가보더라. 돈도 주니까 던져버리고 해서 되겠니?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야지? 너는 새끼를 그렇게 가르치면 된다냐? 이모부한테 그렇게 허면 된다냐? 네 아들만 옳다고 허지말고 잘 가르처서 살아라.>
 아들의 상황에 대하여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별다른 대꾸를 하지 못했다.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어머니도 큰언니처럼 동건이를 후레자식으로 평가하여 꾸짓고 있었다.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졌는지는 몰라도 작은형부가 동건이 면회를 갔다는 것은 분명히 알수 있었다. 그리고 동건이가 이모부께 싸가지 없게 굴었다는 말이 온 친척들에게 두루 퍼졌고, 이미 동건이는 친척들의 도마 위에서 난도질이 되었을 만큼 시간이 충분히 흘렀다는 사실도 짐작 할 수 있었다. 어머니의 꾸지람을 듣고 작은언니께 전화를 했다. 면회를 갔다 온사람들이 현장의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장본인들이기 때문이었다. 작은언니한테도 동건이가 자살한다는 전화가 왔다고 말을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평일에 동건이 엄마인 나에게 전화 한 통화도 없이 일방적으로 면회를 갔는지? 차근차근 물어보았다. 그러나 면회간 이야기는 별로 대답할 것이 없었는지 아무 일도 아니라고만 했다. 동건이 할머니와 동건이 큰이모의 입에서 나온 싸가지 없는 새끼란 말은 해보지도 않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독성들이 섞여 나왔다. 나에게는 지난 일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오늘! 지금 벌어진 상황만이 알고 싶을 뿐이었다. 면회 간 이야기를 재촉하여 물었다. 다른 이야기는 다 소용없는 말이다. 전화가 끊어졌다. 끊어버렸다. 내 자식이 지금 자살해서 죽는다고 전화가 왔고, 부대에서는 부모님 호출령을 내렸는데 갔다온 사람들은 갔다온 이야기는 안하고 묵은 독성만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그래도 나의 입장은 자세한 상황을 알고 싶었다. 도대체 내 자식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자살을 한다하는가? 내 자식이 자살을 한다는데 내 어머니는 나에게 자식새끼를 잘 가르치라하고, 큰언니는 묵비권을 행사하는가? 제발 어머니께서 못된 자식이라는 내 아들이 죽지 않아야 하고, 친척들 사이에 쫙 퍼지고 남은 싸가지없는 새끼라도 죽지는 말아야 한다. 둘도 아니고 하나밖에 없는 내 새끼에게 에미는 무슨 일이 벌어진지도 모르는데 식구들은 내 자식을 인간 말종으로 말하고 있지를 않은가?! 그 모든 악담을 퍼트렸을 작은 언니는 별 일이 없었다고 하면서 지난 묵은 사정들을 섞어 독성을 하다가 전화를 끊어버린다. 제 하고싶은 말만 제 하고싶은 독성만 섞어 토해내고는 끊어버린다. 결국은 동건이 작은이모부께 전화를 했다. 대답은 간단했다. 직장이 동건이의 부대랑 같은 고장에 있어서 언니가 면회를 가라고 해서 갔었다는! 그리고 용돈을 주었는데 안받고 던져버렸다는! 이모부 빨리가라고 했다는! 작은 형부의 말씀도 섭섭하신 기색이 역력했다. 그리고 별거 아니라고만 하시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런데 왜 그만한 일로 자살한다고 하며, 부대에서 호출령이 내렸을까? 다시 전화를 했다. 에미의 입장은 눈에 뵈는 게 없다하여도 과언이 아니었다. 내 자식이 자살하게 생겼는데 별일 아니라하고, 내 자식이 자살한다는데 싸가지없다하고, 내 자식을 잃을지도 모른다는데 네 새끼 잘 가르치라한다. 그래도 갔다온 당사자들이 제일 잘 알 것이 아닌가?! 다시 작은 형부께 전화를 했다. 언니랑 해결하라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그리고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는다. 작은 언니한테 전화를 했다. 내 자식에게 면회를 가서 무슨 일이 있었냐는데 제 독성만 한다. 제 할말만 한다. 사람의 정신을 미치게 유도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의 마음을 시험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의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서 발기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전화 그만 하라하고 전원을 꺼버렸다. 
 
자식이 자대배치를 받고 첫 부대생활을 한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자살을 한다는 말인가?! 참으로 고통스러운 밤이 흐르고 있었다. 관련된 사람들의 전화는 다 꺼져있었다. 참으로 길고 어두운 밤이었다. 전화를 하다하다 지첬는데, 전원이 꺼졌다는 안내음만 들리는데, 그 밤은 고통이었다. 너무나 큰 아픔이었다. 결국 모성의 슬픔은 참아내지 못하고 음성을 남기고야 말았다. <작은 언니 전화 좀 받아. 전화 좀 받으라구.> 이 음성이 열여섯개였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그 음성에는 나쁜 말도 없다. 오로지 전화 좀 받으라는 녹음뿐이다. 나는 작은언니처럼 사람의 정신을 미치게 유도하는 음성을 남기지도 않았고, 사람의 마음을 시험하는 음성을 남길만큼 한가하지도 않았고, 사람의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서 발기고 싶을 만큼 여유도 없었다. 내 자식에게 갔다 온 사람들의 말을 듣고 싶을 뿐이었다. 그러니 음성에 담은 말도 열여섯개가 똑 같았다. 나중에 이 음성녹음으로 해서 전체 친척들에게 내가 전화를 해서 사람을 귀찮게 했다는 증거물로 이용될지도 생각하지 못했다. 내 자식이 죽는다하니 내 아들을 만나고 온 사람들이 혹시 전해주지 않은 말이 있는지 궁금하였을 뿐이다. 그래서 듣고 싶은데 내 아들하고는 관련도 없는 악담만 하여서 휘발유를 뿌리고 문을 잠가버린 것이다. 이러고도 언니인가 싶었다. 그리고 생각해 낸 것이 있었다. 그 집에 조카가 함께 살고 있다는 것! 부득히 조카의 휴대폰에 전화를 했다. 그 전화에 대고 나쁜 말도 하지 않았다. 미안하다고! 이모가 지금 엄마랑 통화를 해야 하니 좀 바꿔달라고, 그것이 다 였고, 똑같은 내용으로 엄마한테 전화 좀 받으시라고 해라는 문자 한 번을 보냈다. 자식이 자살한다는데 언니랑 함께 사는 조카에게 심야에 그 전화 한 통과 문자 한 통을 보냈다. 그리고 나는 두고두고 살인미수자 취급을 받았다. 임신한 조카에게 심야에 전화를 한 살인미수자 취급을 받고야 말았다. 그래도 좋다. 내 자식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그 밤의 고통 속에서 나는 작은 언니의 전화기에 전화 좀 받으라는 음성녹음 열여섯개를 남기며 밤을 지새웠다. 그리고 아침도 늦은 아침에 작은 언니는 전화를 받았다. 풀을 뽑으러 온 40여명의 일손들을 자리 잡아서 앉혀 놓은 뒤에야 통화가 가능하였다. 그런데 내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묻는 나에게 원자폭탄 보다 더 한 독성만 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나는 그 전화를 멈출 수가 없었다. 끊어지면 다시 전화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독성 그만 하라는 말 뿐이었다. 누구에게든지 독성 그만 하고 살으라는 말 뿐이었다. 그날의 전화는 다 기록할 수도 없다. 다만 나도 낳아주시고 작은 언니도 낳아주신 어머니도 그 악독한 독성을 모르며, 작은 언니의 뱃속에서 나온 그 자식들도, 내 뱃 속에서 나온 내 자식도 그 악독한 독성을 모른다. 오로지 아는 사람은 그 악독한 독성을 쏟은 작은 언니의 피가 기억할 뿐이고, 오로지 기억하는 사람은 내 피가 그토록 악독한 독성을 기억하고 있다. 그 빗속에서, 그 풀을 뽑으며, 자식이 자살한다고 하는데 내 어머니라는 한 뱃속에서 나온 내 언니가 퍼부은 그 악독한 저주를 어찌 잊어버릴 수 있겠는가?! 아니지! 내 영혼과 내 의지가 잊어버린다 한들 내 육신의 피가 거꾸로 흐를 일이 아니던가?! 그리고 또 나는 내 어머니께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꾸지람을 듣는다. 작은 언니가 나에게 전화를 하여 16년 세월동안 제 성깔을 부리느라고 나를 괴롭힌 업보를 그 날의 그 악독한 저주를 퍼붓게 해 드린 전화로 땜질이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너는 언니한테 전화를 그만 하라고 하는데 언니는 너 때문에 못산다고 하더라. 무슨 전화를 그렇게 해서 언니를 괴롭히냐? 그만 좀 해라.......> 
내 자식이 자살한다는데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가 어머니로도 보이지 않았다. 자식을 하루이틀 키워보셨더란 말인가?! 자식의 성품을 한두 번 아시겠는가?! 
 
풀뽑는 일을 다 마치지 못하고 오후 새참을 챙겨 드리고 아들이군대 가있는데 면회를 다녀 오겠다고 부탁을 드리고 나섰다. 일하시는 분들은 남이라도 금방 눈치를 채셨다. 자식을 키워보시고, 군대도 보내보시고, 일자무식이라도 밭고랑을 넘나들지 않는 나의 모습에서 다 알고 계셨다. 걱정도 말고 가보라고 하신다. 풀은 마무리 해서 잘 뽑아 놓을테니 어서 빨리 아들 면회 갔다 오란다. 그런데 내 어머니와 내 작은 언니가 한통속이다. 내 어머니는 나더러 자식 새끼를 잘 못 가르처서 생긴 불상사라고 전화로 언니를 괴롭히지 말라한다. 작은 언니는 16년동안 그렇게 다 받아주던 동생이 왜 등을 돌렸는지를 반성하는 것이 아니었다, 뱃속으로 우리를 낳으신 어머니도 모르고! 우리의 뱃 속으로 낳은 우리의 자식들도 모르는! 오직 나와 작은 언니만 아는! 뼈에 새기고, 피에 적시고, 살에 파고든 저주의 독성을 작은 언니는 하고 나는 들은 하루였다. 독성 그만하라. 독성 그만 하고 살으라. 그 말을 수도 없이 하였다. 그래도 독성에 저주를 끝도 없이 하다가 제 분에 못이겨 전화를 끊었고, 또 전화를 하면 독성에 저주를 끝도 없이 하다가 제 분에 못이겨 전화를 끊었고, 또 전화를 하면 독성에 저주를 끝도 없이 하다가 제 분에 못이겨 전화를 끊었고....... 참! 사람이 그럴 수 있다는 걸 그날에 처음으로 알았다. 서울행 버스를 타기 위해서 골짜기 입구 언덕을 막 벗어나려는데 전화가 왔다. 제 분에 못이겨 전화를 끊어버릴 때마다 내가 전화를 했었는데 내 아들에게 가려고 골짜기를 빠져 나오는데 전화가 왔다.
<내 동생 사랑해. 내 동생 사랑해. 우리 아들은 국방부에 있어놔서 느그 아들 같이 그러지 않았어야. 동건이 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 변호사 사위가 해결 해 줄거니까 전화해라. 내동생 사랑한다.>
<너 누구한테도 독성 그만하고 살아라. 독성 그만 해라.>
흐흐흐! 사람인데 이럴 수 있는 것이었다. 언니가 칼을 들고 나에게 난도질 하여 그 칼을 맞고 죽은 내 시체가 사랑한다는 고백을 듣는 기분이었다. 대답도 더 길게 해 주고 싶었다. 네 새끼 뱃 속에 손주 새끼 들었다면서 그렇게 독성을 하고 싶으냐? 그렇게 저주를 하고 싶으냐? 그렇게 지독한 악담이 술술 나오더냐?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말에 또 무슨 독성을 보태서 돌아 올까봐 하루 종일 말을 아껴서 일관되게 하였으니 꿀꺽 참아 삼켰다. 그리고 너 누구한테도 독성 그만하고 살아라. 독성 그만 해라 라는 말로 간단하고 조용하게 마무리를 했다. 이미 상종하기를 꺼려한지가 오래 되었지만 이런 언니랑 다시 또 상종하여 살아질 수가 없었다. 나는 그런 언니와 물도 함께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되었다. 하늘 아래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도 쉬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면서 어머니의 꾸지람은 도를 넘고 잦아졌다.
<언니가 그러더라. 네가 입에다 칼을 물고 쫓아온다고 했다고, 언니는 퍼부을 때 뿐이고 뒤끝이 없는데 너는 왜 그렇게 뒤끝이 기냐? 전화를 해도 안 받아주니까 못 한다고 하더라. ......> 
<언니가 녹음을 했다고 하니까, 그 녹음을 전부 제 자식들에게 들려주겠다고 했으니까 엄마도 한 번 들어보세요. 제발 들어보세요. 듣고 말씀을 하시라구요. 입에다 칼을 물고 달려든다는 소리를 누가 했는지 녹음이 되어있다고 하니까 들어 보세요.>
세월이 흐르면서도 어머니의 입을 통해, 형제들을 통해 다 전해지게 되어있는 것이 뱉어놓은 말이었다. 나는 작은언니가 사람의 탈을 썼다면 전화를 할 수 없는 입장이란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렇게 생각하시지를 않으니 전화를 안받아줘서 못한다는 그 말 같지도 않은 말로 나를 책망하시지를 않는가?! 왜 전화를 해보고 말하라는 말씀은 못하시는가? 전화는 해보지도 않는 사람이 전화를 안받아 줘서 못한다는 말은 누구를 궁지에 몰아넣으려는지를 왜 모르시는가? 결국 어머니의 말씀에 대응해 보아야 고령의 노모께 대응하는 꼴밖에 더 되겠는가?! 나는 어머니랑도 말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대응해 보았자 나쁜 자식 밖에 더 되겠는가?! 이래서 저래서 형제들은 어머니를 싫어하는 자식으로 나를 내 몰고야 말았다.
 
나는 서울을 경유하여 밤차를 타고 그 먼 아들의 부대에 갔다. 아침이 되어 도착하여보니 책임자 되시는 분께서 아들을 데려다 주었다. 참! 자식을 가진 어미의 눈으로는 차마 바라 볼 수가 없었다. 이마 한 중앙에 500원 동전만큼 난 상처며, 반쪽도 남지 않은 얼굴에! 촛점을 잃은 눈동자!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고 아들의 손을 잡고 외출 허락을 받았다. 동아 줄로 묶어를 두었건, 쇠사슬로 쇠고랑을 채웠건, 죽지 않고 살아있으니 감사할 수 밖에! 일단은 편히 쉴만한 여관방을 잡았다. 여관방에 앉아 아들의 몸을 하나씩 하나씩 열어보았다. 텔레비젼 뉴스에서 보기는 하였지만 내 아들의 현실이 이렇게 될지는 모르고 입대를 시켰었다. 무릎에 근육이 하나가 파열되고 없으니 군대를 빠질수도 있다고 하였다. 그래도 대한민국의 남자는 군대서 배울 것이 있다고 등 떠밀어서 보낸 군대가 아니던가?! 그런데 뉴스에서나 본 그런 상황이 내 아들에게 벌어진 것이다. 사간 먹을 것을 먼저 먹이고 잠을 재웠다. 잠든 아들의 모습은 한없이 아까웠다. 세상에서 아무리 금은보화가 넘친다한들 자식 만큼 아깝겠는가?! 얼굴의 상처도 아깝고! 야윈 몸도 아깝고! 군화에 수 없이 찢어진 상처들은 더 아깝고! 내 자식의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아깝지 않은 것이 없었다. 나는 내 자식이 이토록 사무치게 아까운데 왜 내 어머니는 자식을 잘 못 키웠다하고, 작은 언니는 내 자식이 싸가지가 없다고 친척들에게 하루 종일 고하여 알리고 있었던가? 도대체 작은 이모부가 면회를 와서 벌어진 상황이 무엇이었기에 내 아까운 자식이 이지경이 되었더라는 말인가?! 한 숨을 자고 일어 난 아들이 나가자고 했다. 밥이 먹고 싶다는! 몸도 쉬고 밥도 먹을 수 있는 장소를 생각한 것이 찜질방이었다. 엄마랑 같이 바깥바람을 쐬고난 아들의 기분이 좀 나아보였다. 아무리 에미라해도 눈치를 살피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말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내용은 이러했다.
 
평일날! 출동 갈 준비가 한창일 때 면회라는 호출이 있었다. 후임으로 졸병하나 없는 최하위 신입병이 해야할 심부름은 끝도 없는데 마치 일하기 싫은 놈이 빽 써서 면회 온 것 처럼 호출이 있는 것이다. 바로 위 선임병이 눈을 부릎 뜨며 지금 출동 준비를 해야하니까 최대한 빨리 보내고 오지 않으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명령을 하였다. 군대를 갔다 온 대한민국의 모든 남자는 다 아는 명령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명령 만큼 무서운 명령도 없다고 한다. 군대서 누가 제일 무섭냐고 묻는다면 열이면 열이 다 별을 다섯이나 달은 장군님도 아니고, 부대를 관할 하시는 분대장님도 아니고, 제대할 날 앞 둔 병장님도 아니고, 바로 위 선임병이라는 것을 안다고 한다. 그런데 이모부는 군대도 갔다 오신 분이고, 사촌형도 군대갔다 온지 얼마 되지 않으니 금방 가시라 하고 선임병의 명령에 복종할 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모부 가주시라고 바르게 말씀 드렸다고 한다. 이모부는 군대 초병의 입장을 전혀 생각해 주지 않았다. 당장 가주시는 것만이 해답인데....... 그러지를 않으신 것이다. 결국 다급한 마음에 제발 돌아가 달라고 무릎을 꿇고 사정을 하는 지경에 다달았고! 그리고 이모부가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선임들은 너네 이모부가 어디 근무하냐고 묻고 모른다고 하면 모든다고 채벌을 하고, 너네 누나가 고시 패스 했냐고 물으면 네 그렇 습니다 해서 그것은 왜 아느냐고 또 채벌을 가하고, 싸가지 없는 너네 이모부는 군대 면회를 어느 요일에 하는지도 모르느냐고 채벌이 가해지고, 조카의 부대에 면회를 온 사람이 조카의 직속 지휘관 앞에서 다리를 꼬고 앉은 모습까지! 이모부가 선임들 앞에서 남긴 그 모든 행동과 단어 하나 하나 까지도 내 아들을 잡는 무기가 되고야 말았던 것이다.  
 
사실 우리 가족은 누구도 작은 형부가 어디에 근무하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왜냐하면 증권에 한 번 실패한 후로 작은 언니가 작은 형부를 사람같이 표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장도 없는 줄 알았다. 알고 싶지도 않았고, 그런데 내 아들 면회를 갔다고 하여서 그분이 그곳에서 직장을 다니는지를 처음 알게 된 것이다. 내아들이 이모부가 그곳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어디에 근무 하는지를 알 턱이 없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 하여서 맞았다하자. 그런데 내 아들! 군대 초병을 면회 간 사람이 자기 자식들 고시패스 자랑은 왜 해야하지? 앞길이 불투명한 젊은이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입대를 하여 젊음을 태우고 있는데, 누구 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내자식 면회를 간 것인지? 제 자식 자랑하여서 내 자식 죽이러 간 것인지? 더구나 조카의 지휘관 앞에서 다리를 꼬고 앉은 무례는 더욱 이해가 불가능 하지를 않는가?! 암튼 작은 이모부의 입에서 나온 단어와 행동들은 모두 내 아들을 잡는 도구가 되고야 말았다. 그 고통을 참지 못해서 자살하려 했던 것이고, 부대에서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부모에게 연락을 한 것이고! 나는 가져간 디카를 들고 상처를 하나하나 찍기 시작했다. 군대를 고발하려고 찍는 것이 아니었다. 작은 언니가 마지막 통화에 자기네 변호사 사위가 해결해 준다고 하였으니 그 사진들을 가져다 주고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고 싶었다. 사법시험 합격하고 갖 변호사를 시작한 초보가 얼마나 위대한 힘을 발휘해서 그 먼 부대의 내무반을 해결하는지 꼭 보고 싶었다. 그런데 아들이 그 카메라를 뺏어 찍은 사진들을 몽땅 삭제하고 말았다.
<엄마. 내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살지 않으려면 매형한테 작은이모 보란듯이 이 사진을 갔다드리고 싶지만, 대한민국의 남자는 그러면 안되요. 이모 말대로라면 형이 국방부에서 얼마나 날라리 같은 복무를 했는지 모르지만 전체의 군인은 선임이 무섭고, 선임에게 복종하고, 그러면서 나라도 지키고, 남자의 세계도 배우는 거예요. 그걸 이모부가 모른다면 진짜로 형이 날나리 군대 생활을 했던가? 아니면 국방부가 문제가 있던가? 아니면 이모부가 무식하던가? 아니면 이모부가 눈에 뵈는 게 없던가? 그것도 아니면 내 부모님한테 전화 한 통 해 보지도 않고 면회 온 것으로 보아서 엄마 아빠를 개무시했던가? 부모도 아닌 분이, 부대에서 호출도 안했는데, 평일에 갑자기 면회를 왔다는 것 자체가 우수운 거예요. 그러니까 부대 선임들 잘못이 아니예요. 예를 들어서 총들고 전쟁터에 나가야 하는데 이모부 면회왔다고 빼줄 군대가 어디 있겠어요?! 부모님이 왔다해도 되돌아 가는 게 군대예요. 절대로 부대원들 잘못이 아니예요. 군대는 전쟁을 위시해서 훈련을 하는 곳인데 이런 것 찍어다가 모든 부모들이 사건 만들고 그러면 국력이 무너져요. 엄마! 너무 견디기 힘들어서 자살할 것 같았지만 그래도 살아있으니까 사건만들지 마세요. 대한민국 군대는 장난이 아니예요. 잘 참고 견딜께요. 못나게 굴어서 죄송해요. 엄마.> 
귀대할 시간에 맞추어서 바래다 주고 그 먼 길을 돌아 오는 내내 눈물로 얼룩진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어머니는 아직도 말씀 하신다. 
<언니가 동건이 맞으라고 형부를 보냈것냐? 가까이 있으니까 가 보라고 한 것이 그렇게 되었지?! 너무 그러지 마라.............. 전화를 안 받아 줘서 못 한다고 하더라. 언니 전화 좀 받아 줘라.......... >
내가 뭘 너무 그러지? 하고 싶은 말도 없고, 듣고 싶은 말도 없고, 그냥 조용히 산다는데 어머니는 왜 저러시지? 나는 그렇게라도 면회를 간 동기에 대해서 나쁘다고 말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부모인 나에게 묻지도 않고 평일에 면회 간 것도 나쁘다고 말하지 않았다. 내가 분노하는 것은 분명하다. 군대 초병에게 대우를 받으려고 면회를 갔느냐는 것이다. 내 아들이 단어 하나마다 트집이 되어 맞고 있을 때 작은 언니는 어머니와 형제들에게 전화를 하여....... 이모부 알기를 우숩게 알았다느니, 이모부를 원수로 알았다느니, 애새끼가 싸가지가 없다느니........ 가슴이 아파서 이루 말로 다 옮길 수가 없다. 그 때는 모두가 작은 언니의 말만 듣고 내 아들에게 동질의 가해자가 되었다. 누구도! 내 어머니도! 내 자식이 두둘겨 맞고 있을 때 그 악독한 독성을 중지해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네 자식 아니라고 너무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누구도 그 저주를 중지해 주지 않았음이 잘 못이라는 것이다. 세월이 흐른 뒤에 알게 되었지만 그 날! 내가 아들이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고 있을 때 작은 언니는 어머니와 형제들에게 번갈아가며 쉬지도 않고 내 자식에게 욕설과 독성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굳이 그 말을 전해 듣지 않았어도 아들의 전화를 받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을 때 잘 못 키운 내 자식에 대한 노여움과, 입장을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큰언니의 매몰찬 한마디에서 충분히 알고는 있었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 시간은 그 많은 독성들을 다시 전해 주었다. 굳이 지금이라도 내가 작은 언니에게 무엇이 잘못인지 알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힘없는 군대 초병에게 형부가 어떤 대우 받기를 바라서 싸가지없는 새끼라는 그 같은 욕설을 퍼뜨렸느냐? 이다. 그러나 그 말을 알려 준다 한들 알아들을 사람도 아니고, 알아 듣는다고 한들 인정하여 사과할 사람도 아니질 않는가?! 이제와서 알려준다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는 어머니께서 언니가 전화를 안받아 줘서 전화를 못한다더라 하시는 말씀에 언제 전화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라고 시키지도 않았다. 그냥 내가 전화를 했다. 전화가 온 적도 없는 전화를 안 받아 줘서 못한다는데 어머니는 참 이상하게도 나를 궁지에 몰으시는 비결이 있으시다싶어서 전화를 했다. 역시나! 그 열여섯 번의 음성녹음이 지금도 녹음 되어 있다는 것으로 나를 제압하려했다. 그때서야 알았다. 작은언니가 16년동안 나를 괴롭힌 전화를 그 열여섯번의 음성으로 모든 것을 덮으려 했다는 것을! 그러했으니 어머니께서는 물증이 확실한 음성 기록으로 그 내용을 들어보지도 않고 나에게 꾸짖으셨을 것이고, 내가 당한 16년의 업보는  물증이 없어서 변명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잘 되었다. 그거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하니 공개하자고 말하였다. 그거 내용 가지고 어머니와 형제들 앞에서 좀 들어 볼 수 있다면 억울한 내 누명이 벗겨질 것이 아닌가?! 그 내용은 오직 하나의 내용만 있다. 전화 좀 받으라는! 내 자식이 자살 한다는 밤에 내 아들에게 갔다 온 사람들에게 무슨 말이라도 듣고 싶어서 절박한 심정에서 전화 좀 받아달라는 울부짓음이 아직도 그 전화기에 녹음이 되어 있다니 참! 얼마나 반가운 소리인가?! 그 음성 녹음을 들으시면 어머니께서도 나를 교묘하게 궁지에 모는 마술을 더 이상 그만 두시겠지?! 그런데! 작은언니의 말은 똑같았다. 언니가 동건이 맞으라고 형부를 보냈겠느냐는! 가까이 있으니까 가 보라고 한 것이 그렇게 되었다는! 아직도 무엇을 자신이 잘 못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머니를 통해서 수도 없이 들려온 말들에 대한 나의 답변들을 전달받은 꼬리에 꼬리를 어쩌지 못한 분노만, 억지만, 고집만....... 예나 지금이나 똑 같았다. 그러기 때문에 작은 언니는 나에게 전화를 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러면 악담도 독성도 저주도 그만 두어야 한다. 전화를 할 수 없으면 전화를 안받아 주어서 못한다는 덤탱이도 더 이상 동생에게 덮어 쒸우지 말아야 한다. 각자 제 갈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계산도 끝났지 않은가?! 내 자식이 자살해서 죽는다던 다음 날에 나는 빌려 쓴 적도 없는 남매 계돈을 갚아야 했다. 작은언니 돈을 내가 빌려다 썼다고 내 돈 내놓으라고 얼마나 지독한 악담을 하였던가?! 무슨 돈을 언제 빌려 준 적이라도 있느냐고 물었더니 겨우 한다는 소리가 쓰지도 않은 남매 계돈을 갚으라 한다. 당장 송금하여 주었다. 작은 언니에게는 절대로 돈을 빌린 적이 없었지만, 가난한 동생을 못 믿어서, 나를 도와주시는 분들에게 뭘 보고 돈을 빌려주냐고 빌려주지 마라고 두고 쓴 말이 있었으니 돈을 빌려 줄 사람도 아니었다. 빌려줄 사람한테 돈도 빌리는 것이지 앉은 자리에 풀도 안날 사람에게 돈을 빌리러 가는 멍청이는 없을 것이다. 다만 내가 가난하기는 하였으므로 다른 형제들에게는 도움을 받아 빌려서 살아온 척박한 인생이었다. 그러므로 혹시 몰라서, 혹시 그 빌린 돈 중에 남매 계돈이 포함이 되어있을까하여, 원하는 대로 송금을 해 주었다. 그럼 더이상 말이 없어야 한다. 갚으라해서 갚았으니 그만이어야 한다. 그런데 어머니는 나더러 뒤끝이 있다고 야단을 하셨다. 작은 언니는 퍼붓고 나면 그냥 풀어지는데 너는 왜 그러냐는 것이었다. 그 돈을 내 놓으라고 그 돈을 갔다썼으니 자기한테 빚진년이라고! 여기저기 돈 빌리러 다니는 빌어 먹을 년이라고! 자기 돈 갚으라고 얼마나 얼마나 독성을 해서 쓴적도 없는 남매 계돈을 송금을 해 주고야 말았는데! 그런데 어머니는 아무리 어머니께서 당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당신이 키운 자식들의 성품을 잊어버렸더란 말인가? 언니가 칼을 들고 나에게 난도질 하여 그 칼을 맞고 죽은 내 시체가 그 많은 악담과 독성과 저주들을 들은 것과 같다는데도! 언니는 퍼부을 때 뿐이고 언니는 뒤끝이 없다는 말씀을 하셔서 나를 죄인으로 둔갑시키시는 분이 내 어머니더란 말인가?! 그 서러움을 어찌 다 말로 형언하리오. 나도 분명히 배 아파서 낳아주시고, 작은 언니도 분명히 배 아파서 낳아주신 어머니도 그 많은 종류의 악독한 독성을 모른다. 작은 언니의 뱃속에서 나온 그 자식들도, 내 뱃 속에서 나온 내 자식도 그렇게 많은 지독한 저주를 모른다. 오로지 아는 사람은 그 악독한 독성과 저주를 퍼부은 작은 언니의 피가 기억할 뿐이고, 오로지 기억하는 사람은 그토록 악독한 독성과 저주를 받은 내 피가 기억하고 있다. 이제는 어머니께서도 각자 제 길이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더 이상 누구의 편에 서지 말아야 한다. 어머니가 나의 어머니시지만 나도 내 아들의 어머니가 되었다. 나에게 무엇이라고 악담을 하든, 독성을 하든, 저주를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사랑은 내리사랑이지 않던가?! 내 자식이 변호사가 아니라도 나에게는 내 자식이 금쪽이다. 금쪽보다 더한 다이아몬드다. 아니 다이아몬드 따위로도 비교할 수 없는 내 자식이다. 이제는 그만 두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조카들에게 절대로 나쁜 말을 하지 않는다. 나는 조카들을 흠 잡아서 욕설을 퍼부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걸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화해하지 않는다고, 용서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언제 화해를 청했던가?! 언제 용서를 청했던가?! 그리고 그 화해와 그 용서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화해를 하고 용서를 한다한들 회복이 가능하겠는가?! 그냥 상처나 아물게 내버려 두는 것이 긁어 부스럼이라도 만들지 말자는 것 아니겠는가?! 그들은 자칭 잘난 사람들이 아니던가?! 잘난 사람들이 발 뒤꿈치의 때만큼도 사람 취급을 안하는 우리에게 무엇이 아쉬워 화해를 청하고 용서를 청하겠는가?! 할 마음이 있었다면 전화를 하지도 않으면서 전화를 안 받아 준다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퍼뜨리며 모함을 하겠는가?! 어데 그 말 뿐이겠는가?! 제 버릇 개 주겠는가?! - 
 
 
동건이 할머니!
동건이 엄마가 왜 어머니의 팔순잔치를 거절하였는지를 알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자식이라서 가슴은 아팠던가봅니다. 동건이 할머니, 이제 형제들도 1년에 몇 번 보기도 어려울 만큼 각자의 생활이 바빠졌고, 매일 만나는 사람들 보다도 만나기가 드믄 형제들인데 아직도 끝나지 않은 말을 전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구요?! 동건이 엄마 참 착한 사람이잖아요?! 동건이 할머니가 배 아파서 낳으셨으니 동건이 엄마 성품을 누구보다 잘 아실거잖아요?! 동건이 엄마는 참 착한 사람이예요. 분별력도 있고, 침착하고, 인정도 많고, 나눌 줄도 알고, 침묵할 줄도 알구요. 그런 동건이 엄마가 동건이 할머니의 팔순 잔치를 그만 두고 싶을 때는 동건이 할머니께서도 동건이 엄마 마음을 좀 알아 주시면 좋으련만....... 그게 그렇게 어려운가 봐요?! 여러 날을 울고 다니는 동건이 엄마가 안쓰럽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긴 기록에도 다 담아낼 수 없는 작은언니에 대하여 아무런 미움도 없다고 하더이다. 다만 더 이상 어머니께서 또 다른 자식인 동건이 엄마에게 상처를 주지 않아야 된다는! 하시는 어머님이야 이 자식 말을 들으면 이 자식 말이 옳고, 저 자식 말을 들으면 저 자식 말이 옳겠지만........ 이제는 그 소옹돌이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동건이 엄마의 걱정이었습니다. 그거 죄예요. 동건이 할머니! 다행히 동건이 엄마에게는 보듬아 주시고, 살려주시고, 일으켜 주신 다른 형제들이 있어서 이만큼도 성공하여 산다는 감사도 전해 드립니다. 이제는 밥은 먹고 살으니까 그 지독한 악담들도 삭혀진다고 하더이다. 동건이 엄마도 제 형편 안에서는 진짜 열심히 사는 사람이예요. 도와주신 형제들께 대한 은혜도 알고요, 그 감사도 다 알고 있더라구요. 아무리 어렵게 살았어도 실수하거나 모진 사람은 아니잖아요. 잘은 모르지만 제가 볼 때는 작은 언니가 어지간만 하였어도 이렇게까지 단절되지는 않았을 사람인 것 같은데.......  
 
동건이 할머니, 예수님께서도 십자가를 지고 가실 때는 어머니를 만나 첫번째 위로를 받으시잖아요?! 그런데 동건이 엄마는 어머니께 위로 받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어려움이 있을 때 어머니께 위로를 청하였는데 그것들이 흠이 되어 돌아와 견딜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머니께 위로를 청하지 않은지가 오래 되었다네요. 이제는 어머니께서 늙으셨으니 더 멀어져 버렸다네요. 꾸지람이나 전달만 하시지 누가 그러더라는 말씀을 안하시니까 부딧혀서 말을 해 볼 수도 없는 입장이라네요.  그래도 알 수 있잖아요?! 누가 그렇게 궁지에 모는지 다 알수 있잖아요?! 다들 제 자식들 있어서, 제 가정 일구고 사노라고, 제 인생 길 가느라고, 고생들 하며 사는 건데 그게 그렇게 억울 하면 제 자식들에게 풀든가, 제 가정을 파탄 내든가, 아니면 자기 운명을 탓하던가 해야지 남한테 풀 일이냐구요?! 늙은 어머니 시켜서 말 들여 놓는 짓도 자식이니까 하겠지만 안타깝습니다.
 
세상 모든 어머니가 성모님처럼 모든 자식의 위로가 될 수는 없는가 봅니다. 어머니들의 잘 못이 아니겠지요. 아롱이 다롱이 다 다른 자식들 때문이겠지요. 그 중에는 유순한 자식도 있고, 그 중에는 억센 자식도 있고, 그중에는 말을 들어줘야 할 자식도 있고, 그중에는 말을 묻어도 마는 자식도 있고........ 그래서 그렇겠지요. 이게 어데 동건이 엄마만의 문제이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속에서 삶을 엮어 가겠지요. 이게 또 사람이 사는 길이기도 하구요. 동건이 엄마도 어머니 팔순이 아니었다면 지난 기억들 되돌리지도 않고 시간이 흐르는 대로 시간을 비켜 가며 살았을 텐데........ 동건이 할머니 팔순에 동건이 엄마가 여러 날 울고 다니더라는 소식이나마 전해 드립니다. 착한 딸이었으니 다시 착한 딸로 보아주시면 안될까요? 동건이 작은 이모한테도 조카들 한테도 참 착한 동생이었고, 좋은 이모였을 것 같은데.......! 동건이 너무 미남이예요. 착하구요. 멋쟁이예요. 영화배우 장동건이랑 형님 동생 해도 될 것 같아요. 동건이 할머니, 건강하세요. 동건이 엄마가 그러는데 어머니가 건강하셔서 그것만으로도 복이라고 하더라구요. 앞으로는 서로 가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기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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