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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는 왜 하는가?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28 조회수565 추천수4 반대(0) 신고

 
 

 
 
예수님도 기도하셨다.
하느님과 같은 분, 늘 그분과 일치하는 전능하신 분이 기도하시는 가닭이 무엇일까?
그것은 그만큼 기도가 참으로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본다.
그분마저도 기도 없이 살지 못하실 정도로 기도는 인간 삶에 아주 필수적인 요소인 것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니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기도하지 않고서는 단 하루도 살아갈 수 없다. 특히 신앙인들은 더욱 그렇다.
이 세상은 그분의 반대세력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세력 가운데 하나가 있다면 바로 재물일 것이다.
사탄이 기도하시는 예수님께 나타나서 유혹한 첫 번째가 이 재물이다.
“배고프지? 돌로 빵을 만들어 봐!”
 
이 빵이 상징하는 것이 재물이다.
사람을 살게 하는 것도 재물이고 사람을 죽게 하는 것도 이 재물이다.
빵을 먹어서 살고, 빵을 먹지 못해서 죽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가 이 빵을 얻기 위해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단 필요한 만큼 이상의 빵을 갖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 바로 희사하는 것이다.
아무 조건 없이 내가 가진 빵을 그냥 내 놓는 것이다.
아무 조건 없이..........
 
한 동안 기도하지 않는 생활을 하였다.
의미 없는 생활을 하는 것 같았고 무기력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기도도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 거라고 핑계 대며…
그러다가 문득, 참으로 기도가 필요하단 걸 느끼며 아무 생각 없이 앉아있을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기도하러 가자, 아무 조건 없이 ....
하고 일어섰다. 그리고 속으로 그분께 말씀드렸다.
“예수님 지금 제가 갑니다. 아무 조건 없이 그저 당신께 모든 걸 맡기는 마음으로 지금 기도하러 갑니다.”
그리고는 컴컴한 성전에 가서 성무일도서를 펴놓고 기도드렸다.
그리고 성경을 펼치고 다음날 복음서를 읽고 묵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순간 너무 늦게 찾아뵌 것에 대한 죄송한 마음과,
그러면서도 그렇게라도 불러주신 것에 대해 커다란 감사의 정이 느껴졌다.
절로 눈물이 나고 감사의 기도가 흘러나왔다. …
 
무언가를 바칠 때, 아무 조건없이 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건 없이 기도하고 조건없이 희사하는 것, 그런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할 때 우리에게 참된 기도의 응답이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가 청하는 기도가 빵, 생명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주는 빵, 재물을 청하는 자가 어찌 남에게는 재물을,
즉 생명을 주는 빵을 내어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당연히 내어놓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청하는 자가 마땅히 실천해야 할 행동이다.
그래야만 자기도 하느님께 청할 수 있는 것이다.
 
기도하자, 그리고 생명을 나누는 생활을 하자.
그래서 우리 생활이 기도가 되게 하자.
그래서 내가 살아 움직이는 것 자체가 기도가 되게 하자.
삶 자체가 기도가 되는 것, 그것은 바로 나누는 삶을 통해서 가능해질 것이다.
시간, 마음, 정성, 재물, 능력. 무엇이든지 나눌 수 있다.
 
사실, 우리의 생활 자체가 처음부터 나누는 삶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순간부터 우리는 우리 육신의 수고를 먼저 우리 자신에게 나누어준다.
깨끗이 이를 닦고 정성껏 화장을 하고,
하나 하나 꼼꼼하게 출근 준비를 하는 것 자체가
나 스스로에게 나의 몸과 마음, 정성과 시간을 나누어주는 행위인 것이다.
그렇게 내가 해야 할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그만큼
남이 나로 인해 받는 만족감, 편안한 마음,
등이 나를 손님으로, 일거리로, 고객으로 만나야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선물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내가 먹는 아침 밥 한 숟갈, 점심 빵 한 조각 덜 먹어서
나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돌아가도록 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참으로 내 생명을 이웃에게 내주는 고귀한 삶이 될 것이다.
 
예수님이 기도하신 까닭은 이렇게 생명을 위한 것이다.
아버지께로부터 생명을 받아 그것을 다시 우리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기도하시는 것이다.
그렇게 그분처럼 기도하는 삶이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오늘 복음에서 알아볼 수 있다.
 
먼저 얼굴이 변하고 옷이 빛났다고 한다.
기도하는 사람의 얼굴은 어떨 것 같은가?
무엇보다 맑다. 맑은 얼굴, 빛나는 얼굴이 되는 것이다.
얼굴빛이 환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의 모습이 성경에 나온다.
모세가 그랬다고 한다.
모세가 하느님의 성막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얼굴빛이 너무 환해서 사람들이 똑바로 쳐다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탈출 34,35;2코린3,7).
얼굴이 맑은 사람이 되고 싶으면 화장만 할 것이 아니다.
기도하면 화장한 것보다 더 맑고 화사한 얼굴이 된다.
 
두 번째 기도하는 예수님께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과 얘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변화가 일어난다.
즉,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과 대화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하는 분은 물론 하느님, 구체적으로는 성령이시다.
예수님이 죽으신지 사흘째 되는 날,
예수님이 죽은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여기던 두 제자가 엠마오로 가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는데
예수님 모습이 변해서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 예수님이 성령을 가득히 받아 성서 말씀을 풀이해주시자
두 제자 마음 속에 뜨거운 것이 느껴졌다고 한다.
그것이다. 기도하는 사람에게는 성경말씀이 이해되기 시작하고
그 때문에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과 기도를 통해 대화가 가능해진다.
 
예수님과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의 성경인물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모세는 하느님의 말씀, 십계명을 전수받은 사람이고,
엘리야는 그 말씀, 십계명을 실천하라고 가르친 사람이다.
기도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하느님의 말씀 밖에 없다는 뜻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말씀이 양식이요 생명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 같다.
그렇게 기도하시는 예수님께 나타난 두 사람이 예수님과 나눈 이야기 주제가,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에 관한 것인데
그것은 “세상을 떠나실 일”이라고 한다.
영어성경은 그것을 “his exodus”라고 표현하고 있다.
출애급을 exodus 라고 한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을 exodus 라고 표현한 것이다.
참 의미있는 표현이다.
 
결국 기도하는 사람이 이루어야 할 일도 이것이라는 뜻이 된다.
그것을 우리말 성경은, “세상을 떠나는 일”이라고 번역하였다.
참으로 이 세상을 떠나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업이다.
그것은 육신의 죽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육신 보다 먼저 우리 마음이 세상으로부터 떠나는 일이 필요하다.
바오로 사도 말씀처럼 이 세상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세상을 떠나서 가야 할 곳이 하늘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을 살고 있지만 언젠가는 가야 할 그곳이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그 나라를 사는 연습을 하는 것이 기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도 늘 기도하셨다.
그분마저도 기도를 통해 하루 하루 살아갈 힘을 얻었는데
우리는 더욱 더 기도를 통해 힘을 얻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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