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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절제의 삶" - 2.2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24 조회수393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2.24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요나3,1-10 루카11,29-32

                                                            
 
 
 
 
 
"절제의 삶"
 
 
 


‘절제의 미학’, ‘절제의 아름다움’이란 말이 있습니다.
 
사순시기 육신의 절제로 자기를 이겨내는 은총의 시기입니다.
 
대부분의 죄는
무절제의 식욕,
무절제의 성욕,
무절제의 탐욕에서 기인합니다.
 
아침 성무일도 때, 아름다운 찬미가 일부를 인용합니다.

“이윽고 하느님이 베풀어주신, 은총이 넘치는 때 빛나는도다.
  절제의 약으로서 병든 세상을, 치료해 주시고자 정한 시기네.
  하느님 우리들의 마음과 육신, 힘써서 절제토록 도와주소서.”

두 가지 깨달음을 나눕니다.

며칠 전 큰 소화불량을 겪은 일이 있습니다.
 
과식을 삼가며 절제했는데
냉장고 속의 우유가 상할까 봐 한 팩을 다 마신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 과도한 우유가 신체의 리듬을 깨
고통을 겪었던 소화불량이었습니다.
 
이처럼 과도한 음료가 신체의 리듬을 깨듯
과도한 욕심으로 삶의 리듬을 깼을 때 겪는 어려움이요,
무절제로 인해
신체의 리듬, 삶의 리듬, 공동체의 리듬을 깨는 것이
죄임을 깨달았습니다.

또 하나는 어느 화가 자매가 그린,
대형의 그림 여러 점을 축복 받기 위해 가져왔습니다.
 
내심 저는 저에게 그림을 준다고 할까 봐 걱정했습니다.
 
분명 짐이 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불현듯
‘수도승에게 하느님 아닌 모든 것은 짐이 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래서 수도승들에게 선물하기가 힘든 것입니다.
 
과도한 짐이 삶을 어둡고 무겁게 하니
이 욕심에서 기인한 과도한 짐 또한 죄임을 깨닫습니다.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무너진다.’ 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각가지 욕심으로 인한 무거운 짐으로 인해,
또 죄의 짐으로 인해 안팎으로 무너지는 이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무서운 건 죄의 짐이며,
죄의 짐으로 인해 안에서 무너지는 것은 아무도 도울 수 없습니다.
 
죄의 짐으로 인해 영혼이 무너지면 곧 이어 무너지는 육신입니다.

이래서 회개입니다.
 
사십 일이 지나면 ‘무너진다.’라는 요나의 예언에
니네베 임금을 비롯한 모든 백성들의 거국적인,
참으로 기민한 회개의 응답입니다.
 
마침내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시고,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재앙을 거두십니다.
 
하느님의 자리가 참 나의 제자리입니다.
 
하여 하느님께 돌아오는 것이,
바로 제자리, 제정신의 참 나로 돌아오는 것이 회개입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예수님 당대는 물론
오늘의 우리 모두를 향한 경종의 말씀입니다.
 
악한 세대의 관심사가 밖으로 들어난 표징이나 기적에 있다면
하느님의 관심사는 우리의 회개에 있음을 봅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 중요한 건
외적 표징들이 아니라 회개로 깨끗해진 마음입니다.
 
회개로 깨끗해진 영혼들의 눈에는
하느님의 놀라운 표징들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 있다.”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 있다.”

솔로몬보다 더 큰 ‘하느님의 지혜’이시자,
요나보다 더 큰 예언자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은
하느님께 돌아오라는 영원한 '회개의 표징'입니다.
 
바로 여기 성전 제대 뒷면 중앙에 높이 달린
십자가의 그리스도 예수님은
끊임없이 우리를
하느님께, 참 나의 제자리에 돌아오라 호소하십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회개하여 당신 앞에 돌아 와
무거운 욕심의 짐, 죄의 짐을 내려놓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며,
삶의 리듬, 영육의 리듬, 공동체의 리듬을 회복시켜 주십니다.
 
우리의 무거운 욕심의 짐을,
죄의 짐을 덜어 주실 분은 주님 한분뿐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11,2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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