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왜 사느냐?” - 1.22,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22 조회수458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22 연중 제2주간 금요일
                                                
사무 상24,3-21 마르3,13-19
 
 

           
                                             
 
 
“왜 사느냐?”
 
 
 


위대한 침묵에 위대한 사람들,
아름다운 침묵에 아름다운 사람들, 카르투시오 수도승들이었습니다.
 
‘위대한 침묵’ 영화에 나오는 카르투시오 수도승들 모두가
밝고 생기에 차 있었고
자연스럽고 자유롭고 평화롭고 행복한 고승(高僧)들 같았습니다.
 
본질적 삶의 절정을, 참으로 단순 소박한 삶을 사는 수도승들이었습니다.
병영의 병사들이나 감옥의 죄수들에게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얼굴들입니다.
 
이 수도승들의 삶,
보기야 좋고 누구나 원하는 단순 소박한 삶이지만
하느님을 찾는 열정이나 웬만한 내공 없이는 힘든 삶입니다.

‘왜 사느냐?’ ‘왜 여기 있느냐?’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왜?’입니다.
 
‘왜?’가, 동기가 뚜렷해야 활력 있는, 의미 충만한 행복한 삶입니다.
 
‘왜?’를 잃어버려 무기력한 삶에 방황입니다.
 
‘왜 사느냐?’
문득 김상용 시인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 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같이
괭이론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을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그저 웃지요.


참 유유자적한 목가적인 삶입니다.
 
‘왜 사느냐’ 물으면 그냥 웃겠다는,
깨달은 선사(禪師)의 웃음 같지만 우리는 마냥 이렇게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답은 ‘위대한 침묵’에 나오는 다음 말씀 단 하나뿐입니다.

“주님께서 이끄셨으니 제가 이곳에 있습니다.”

수도자들은 물론 믿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이끄셨기에 지금 여기서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이 주님을 잃어버려 환상 속에 방황입니다.
무의미하고 허무한 삶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빛이자 생명이요 희망입니다.
 
주님이 사라지면 곧장 어둠과 죽음, 절망이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두려움, 불안, 근심, 걱정, 탐욕, 시기, 질투 등 온갖 환상이
그 자리를 차지합니다.
 
바로 이런 환상이 악마의 유혹이요 더러운 영이 상징하는 바입니다.
 
빛이신 주님께서 함께 하실 때
온갖 어둠의 환상들, 악마의 유혹들 사라져
비로소 자유롭고 행복한 삶입니다.

“하느님, 내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내 안에 굳센 정신을 새로 하소서.”

아침 시편 성무일도 중 한 말씀이 큰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신명기의 모세를 통한 주님의 말씀도
그대로 오늘 우리를 향한 말씀으로 들렸습니다.

“이스라엘아,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것은 주 너희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모든 길을 따라 걸으며
그분을 사랑하고,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너희 주 하느님을 섬기는 것,
그리고 너희가 잘 되도록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주님의 계명과 규정들을 지키는 것이다.”
(신명10,12-13).

주님께는 ‘영원한 오늘’
만 있을 뿐이요,
역시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이끄셨기에 지금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이 주님을 잃어버려 헛되이 다윗을 쫓는 1독서의 사울입니다.
 
다윗에게 권력을 잃을까봐
두려움의 환상 속에 다윗을 쫓는 사울, 주님을 잃어버린 업보입니다.
 
반면 사울을 대하는 다윗의 태도는 관대하기 짝이 없습니다.
 
사울을 해치울 기회가 있었으나
주님을 경외하는 다윗은 주님께 기름 부음 받은 사울을 해칠 수 없다 하며
하느님의 손에 맡기며 무리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당신 마음에 드는 이들을 사도로 세우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마음에 드는 우리들을 부르셔서 사도들과 똑같은 임무를 부여하십니다.
 
우리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우리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온갖 환상을 조장하는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주십니다.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