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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새 술은 새 부대에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18 조회수1,119 추천수19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2주간 월요일 - 새 술은 새 부대에  

 

저는 가난하게 사시는 한 신부님을 압니다. 그 신부님이 아시는 다른 신부님을 만나려 함께 간 적이 있었습니다. 미사를 함께 드렸는데 성작과 성합이 매우 아름답고 값어치 있게 보였습니다. 저와 함께 간 그 신부님은 미사 도중에도 그 아름다운 성작의 문양을 손으로 만져보는 등 그 화려함에 경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

함께 차를 타고 돌아오는 도중 그 신부님은 저에게 “오늘 좋았지? 근데 내가 오늘 그 신부에게 사는 게 너무 사치스러운 것이 아니냐고 충고를 해 주었어.”하는 것입니다.

저는 가난하게 사시는 그 신부님을 존경하면서도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신부님, 각자 삶의 방식이 있으니 당신이 가난하게 사신다고 남에게 뭐라고 하시면 안 돼요. 성인들이 다 가난했던 것은 아니잖아요.”

그랬더니 그 신부님이 “그럼 부자가 성인이 되나?”라고 되묻기에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교황님들을 생각해 보세요. 많은 성인 교황님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은 가난하게 살려고 해도 그럴 수 없는 분들이셨잖아요.”

그 신부님은 더 이상 저에게 말을 하실 수 없었습니다.

가난한 것은 좋은 것입니다. 그러나 가난하다고 다 성인이 되는 것이 아니고 부자라고 다 죄인인 것도 아닙니다.

“가난한 것을 자랑하는 사람은 부자이기를 원하는 것이다.”

전 어떤 신학생으로부터 이 말을 듣고 충격에 가까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너무 우리의 심리를 잘 표현한 말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에 따르면, 위의 제가 아는 신부님은 겉으로는 가난하게 살지만 사실은 부자이기를 원하기 때문에 부자로 사는 동료 사제에 대해 화가 났던 것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자신도 그렇게 살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억지로 짓누르고 있는 자신에게 화가 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다른 이들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것이 곧 나의 감추어진 모습을 비판하고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와서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의 제자들은 단식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라고 묻습니다.

단식은 참 좋은 것입니다. 육체의 욕망을 제어함으로써 영적인 능력을 극대화하게 만듭니다. 성경에 보더라도 ‘단식과 기도’를 자주 함께 사용함으로써 단식이 기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모든 상황에 강요되어져서는 안 됩니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할 수야 없지 않으냐?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수 없다.”

혼인잔치에서 단식하는 일은 오히려 잔치에 초대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초대받았을 땐 왕창 먹어줘야 합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신랑이고 당신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필요가 없음을 일깨워주십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모든 상황에 적용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산의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길들이 있듯이 누구나 다 각자의 길로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완덕으로 향하는데 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좋은 것이라도 적재적소에 올바르게 적용되어야 함을 말씀하시기 위해 이런 비유를 들어주십니다.

“아무도 새 천 조각을 헌 옷에 대고 깁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헌 옷에 기워 댄 새 헝겊에 그 옷이 땅겨 더 심하게 찢어진다. 또한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도 부대도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내가 따르고 있는 것들이 항상 상대방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헌옷은 헌옷 조각으로 새 옷은 새 옷 조각으로 기워야 옷이 상하지 않습니다. 술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발효하여 터지고 맙니다.

 

병원에 입원해 계신 어떤 분을 수술을 하려고 하는데 간수치가 너무 높아서 수술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수치는 떨어질 줄 몰랐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약을 먹으면 몸에 좋을 것 같아서 병원에서 몰래 먹고 있었던 것입니다.

약이라고 다 좋은 것이 아닌 것처럼, 마찬가지로 나에게 적용되는 것이 다른 이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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