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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박수칠 때 떠나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13 조회수1,281 추천수12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연중 1 주간 수요일 - 박수칠 때 떠나라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면서도 가장 더러운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침’입니다. 나의 입 속에 있고 항상 삼키고 있으니 참 깨끗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뱉으면 가장 더러운 것이 되고 맙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볍고도 가장 무거운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눈꺼풀’입니다. 우리는 하루에 몇 번인지도 모르게 눈꺼풀을 내렸다 올렸다하며 눈을 깜빡입니다. 너무 가벼워서 눈을 깜빡이면서도 전혀 힘이 드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졸음이 쏟아질 때는 어떤 장사도 자신의 이 가벼운 눈꺼풀을 들어 올릴 수 없습니다.

그럼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으면서도 가장 외로운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

바로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성체로 실제로 감실 안에 계십니다. 세상 어떤 누구도 예수님만큼 인기가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예수님은 혼자 계시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미사 때에는 사람이 우르르 몰려오지만 낮의 많은 시간과 대부분의 밤 시간에는 어둡고 좁은 감실에서 외롭게 지내셔야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지금이야 영적으로 당신을 원하는 모든 이들과 언제라도 함께 계실 수 있지만, 인간으로 이 세상에 계실 때는 그 인기 때문에 곤란을 겪으셔야 하셨습니다.

모든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고 싶고 사람들을 더 가르치고 싶으셨지만 다른 곳에서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항상 시간이 부족하셨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복음에서 예수님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자 그들을 두고 홀로 가셔서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피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아예 당신께 몰려드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하십니다.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그분을 만나자,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물론 복음 선포를 위해 여러 고을로 이동해야 하셨지만 사실 예수님께서 복음 선포 하신 곳은 팔레스티나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매우 협소한 지역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주 이동하셨으니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많이 보아야 평생 한두 번이었을 것입니다. 그것으로는 예수님과의 깊은 관계를 맺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자주 만나는 사람이 곧 깊은 관계는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직장 사람들은 매일 만나고 부모님은 명절 때만 찾아뵙더라도 더 깊은 관계는 부모님과 입니다. 다시 말해 잦은 만남을 강요하는 것이 곧 깊은 관계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말 관계를 잘 맺을 줄 아는 사람은 먼저 하느님과 단 둘이만 있어도 외롭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처음에 광야에서 홀로 기도하신 것이고 또 밤을 통해 아버지께 기도하시는 이유입니다. 사실 구체적인 인간관계는 함께 가는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먼저 하느님과 홀로 서는 것을 배우지 못한다면 다른 이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외로움을 채우려고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약주를 드시는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술 취한 사람끼리 서로 부축해주겠다고 어깨동무하다가 한 사람이 비틀거리면 다른 사람도 그것을 버티지 못하여 함께 넘어집니다. 내가 홀로서지 못하면 힘들어하는 누구에게도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홀로 있을 줄 아는 사람이 떠날 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좋아지셨습니다. 그 때 예수님은 떠날 결심을 하십니다. 당신을 찾는다는 것은 이미 적어도 당신께 대한 호기심은 생긴 것이니 나머지는 자신들이 알아서 진리를 찾을 일입니다. 예수님은 인기를 즐기려 하지 않으시고 다시 믿음이 없는 곳으로, 즉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곳으로 가십니다. 물론 그 곳에서도 사랑이 일어나면 당신은 떠나실 것입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제목이 참 인상적이라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떠나실 때는 바로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고 박수를 쳐줄 때였습니다.

오늘 베드로의 장모도 고쳐주고 병자들도 고치고 마귀도 쫓아내시며 베드로의 권위를 세워주십니다. 그러나 이 세상은 쉼 없는 순례의 길이기에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만 머물러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가 글라라 성녀와 자주 만나셨을 것 같지만 사실은 가까이 살면서도 거의 만난 일이 없습니다. 또한 십자가의 성 요한은 죽기 전에 홀로 외딴 곳으로 가서 쓸쓸하게 죽음을 맞는 것을 택하셨습니다.

이것은 마치 커다란 순교와도 같겠지만, 우리도 예수님의 모습처럼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만 둘러싸여 있으려하는 것이 아니라 더 빛이 필요한 곳으로 향하려는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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