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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12일 연중 제1주간 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12 조회수904 추천수18 반대(0) 신고
 

1월 12일 연중 제1주간 화요일 - 마르코 1,21ㄴ-28

 



“예수님께서는 권위를 가지고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불쌍한 빙어들>


   참으로 오랜만에 함께 일하는 형제들과 소풍을 나왔습니다. 집에 남아있는 후배 회원들이나 직원들에게는 미안한 나머지 그럴듯한 핑계로 "평의원 연수"라고 이야기하고 공동체 게시판에도 그렇게 썼습니다.


   처음 출발할 때는 "시커먼 사람들끼리 소풍가봐야 무슨 재미가 있겠나?"하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나오니 이렇게 한번 같이 나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하루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모릅니다. 형제들과 함께 봉고차를 타고 오면서 그간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나누었지요. 불쌍한 빙어들을 안주 삼아 걸쭉한 좁쌀동동주를 들이키면서 나누는 형제애는 참으로 돈독한 것이었습니다. 함께 사우나에 들어가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인지를 몰랐습니다.


   형제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새삼 느꼈습니다. 아무리 경관이 좋은 곳이라 한들 혼자 온다면 그게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아무리 좋은 술이라 할지라도 혼자서 마신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악령을 몰아내십니다. 악령을 몰아내심을 통해 한 인간을 죽음에서 해방시키십니다.


   오늘 악령을 몰아내시는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이 시대 악령은 어떤 모습일까?"에 대해서 묵상해봤습니다. 이 시대 악령은 더 이상 거품을 문 소름끼치는 악령,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으시시한 악령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 악령은 어떤 모습이겠습니까? 이 시대 가장 더러운 악령은 나만 혹은 내 가족만, 우리 공동체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마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최고라는 생각, 나만이 이 일의 적임자라는 생각, 내가 아니면 절대로 안 된다는 꽉 막힌 생각이 말로 이 시대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할 악령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제들이 함께 할 때, 물론 일의 진척이 더디고 답답하겠지만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이 시대는 대화와 타협의 시대입니다. 좀 느리고 속상할지라도 이웃과 보조를 맞추어 함께 걸어가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물론 함께 일할 때, 함께 나아갈 때 의견이 분분하고, 일의 진척이 신속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참아주는 그 모습이 얼마나 복음적인지 모릅니다.


   오늘 다시 한 번 우리 자신의 이기심이나 욕심, 지나친 성취욕구를 가라앉히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 대신 이웃들과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인내하고 희생하는 오늘 하루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좋기도 좋을시고 아기자기한지고, 형제들이 오손도손 한데 모여 사는 것"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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