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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12일 야곱의 우물- 마르1, 21ㄴ-28 묵상/ 손과 발로 고백해야 할 분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12 조회수418 추천수4 반대(0) 신고
손과 발로 고백해야 할 분

〔카파르나움 마을에서〕21예수님께서는 곧바로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께서 율법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소리를 지르며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꾸짖으시니, 더러운 영은 그 사람에게 경련을 일으켜 놓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갔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놀라,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 하며 서로 물어보았다. 그리하여 그분의 소문이 곧바로 갈릴래아 주변 모든 지방에 두루 퍼져 나갔다.
 
 
 
 
◆수도자이면서 사제로 살아가다 보니 말할 기회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말하는 것이 너무 조심스러워 과연 제가 하느님 말씀을 선포할 자격이 있는지 성찰하며 부끄러운 마음으로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타협하게 되고 '비록 내가 다 살아가지 못한다 해서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라며 합리화합니다. 그런 제 모습을 다시금 바라보면, 하느님 말씀을 전할 때 어떻게 사람들에게 더 재미있게 말할까 고민은 하지만, 더 이상 그 말씀을 자신에게 적용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제 모습이 보입니다. 마음은 더 탁해지고 말만 늘어난 것 같습니다.

마르코복음은 '메시아의 비밀'이라는 문학적 특색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정체는 군중에게 숨겨진 채 공생활이 이루어지고, 제자들에게 서서히 드러나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정체가 군중 앞에서 처음으로 언급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그분을 알아본 것은 예수님의 제자들도 아니고 그분께 믿음을 고백하는 장면도 아닌 '더러운 영'의 입에서 발설되고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고, 또한 하느님 말씀을 많이 안다고 해도 그것이 우리의 믿음을 온전히 보여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더러운 영'이 입으로는 말을 더 잘하고, 하느님에 대해서 더 많이 아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은 입으로 고백하는 분이 아니라 우리의 손과 발로 고백해야 하는 분입니다.
황지원 신부(작은 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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