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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딸), 내 마음에 드는 아들(딸)이다.” - 1.10, 이수철 프란칙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10 조회수478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칙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1.10 주일 주님 세례 축일 
                                                                
이사42,1-4.6-7 사도10,34-38 루카3,15-16.21-22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딸), 내 마음에 드는 아들(딸)이다.”
 
 


온 누리에 하얗게 덮인 눈이
세례 은총으로 죄가 씻겨 깨끗해진 영혼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흰 눈을 보면 누구나 동심에 젖는 것은
그 마음 깊이 순수를 향한 갈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주님 세례 축일이자 우리의 세례를 새로이 하는 날입니다.

오늘 아침기도 다음 후렴은
주님 세례의 깊은 의미를 통쾌하게 노래합니다.

“구세주께서는 요르단 강에서 뱀의 머리를 짓밟으시고
  그에게서 모든 능력을 빼앗으셨도다.”
당신 세례를 통해 아담과 하와로 인해 실추된 명예를 완전 회복하시고
모든 죄악의 세력을 무력화 시킨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께 대한 고백입니다.
 
또 방금 흥겹게 부른 화답 송 후렴이 그대로 세례 은총을 상징합니다.
“하느님이 당신 백성에게 평화의 복을 주시리라.”
세례성사를 통해
흰 눈 같은 깨끗한 마음과 평화의 복을 누리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육신의 탄생에 이은 하느님 자녀로서의 영적 탄생이 세례입니다.
 
하여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세례명입니다.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만일 내가 세례를 받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 시간 어디서 어떻게 살아갈까?’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보다
큰 사건, 큰 행복은 없을 것입니다.
 
다음 아침기도 후렴 역시 세례은총의 감격을 잘 노래합니다.
“크나 큰 신비가 오늘 선포되었도다.
  만물의 창조주께서 요르단 강에서 우리의 죄를 씻어 주셨도다.”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여기 이 자리에 나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이렇게 주님 안에서 형제자매로 만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물론 비록 우리가 듣지는 못했을망정
우리 모두가 주님께 세례 받을 때 하늘로부터 들려 온
다음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딸), 내 마음에 드는 아들(딸)이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하실 때
하늘이 열리며 성령이 비둘기 같은 형체로 그 분 위에 내리실 때
들려온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
모두 하느님의 사랑하는 아들, 딸들입니다.
 
하느님께 사랑 받는 유일무이한 존재들인 우리들입니다.
 
바로 이게 우리 존엄성의 근거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고귀한 품위를 지키며 살게 합니다.


기도하십시오.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리스도처럼 살기위해 우선적인 것이 기도입니다.
 
한 번의 세례로 완성되는 하느님의 자녀가 아닙니다.
 
결코 세례는 구원의 보증 수표일 수 없습니다.
 
세례 역시 은총의 선물이자 동시에 과제입니다.
 
끊임없는 기도 있어 세례의 완성이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하느님과의 끊임없는 대화의 기도 없어 냉담하면
영혼도 시들고 은총의 씨앗도 자라나지 못합니다.
 
이건 하느님 책임이 아니라 순전히 우리 책임입니다.
 
하여 여기 수도자들은 평생, 매일, 끊임없이
성무일도 와 미사의 기도를 바칩니다.
 
오늘 복음을 보셔요.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시고 즉시 기도를 하셨다 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청하는 간절한 기도였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입니다.
 
예수님의 간절한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하늘이 열렸고
성령이 비둘기 형체의 모습으로 내렸고 주님의 말씀이 들렸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세례 장면을 통해
기도의 효과가 실감나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기도를 해야 하늘이 열리고 성령이 내립니다.
 
지혜와 슬기를 주는 영,
경륜과 용기를 주는 영,
주님을 알게 하고 그들 두려워하게 하는 영이 내립니다.
 
성령과 더불어 주님의 말씀에 무한한 축복의 은총입니다.
 

자비로우십시오.

자비하신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의 자녀답게,
그리스도처럼 살기위해 자비로워야 합니다.
 
주님의 종 그리스도 예수님처럼 자비롭게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께서 도와주십니다.
 
예언자 이사야의 말씀이
주님의 종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서 그대로 실현됨을 봅니다.
 
예수님뿐 아니라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리라.”

얼마나 든든한 위로와 힘이 되는 말씀입니까?
 
세례 받아 주님의 종이 된 우리 모두가
주님이 선택한 이,
주님이 붙들어 주는 이,
주님의 마음에 드는 이들입니다.
 
과연 그렇게 살고 있습니까?
 
주님께 받은 자비의 은총은 얼마나 크며,
주님의 이 자비의 은총을 잊고 산적은 얼마나 많습니까?
 
은총은 동시에 책임을 뜻합니다.
 
은총에 맞갖은 충실한 삶이 우리에게 부여된 평생숙제입니다.
 
자비로운 사람은 요란하지 않습니다.
 
온유하고 겸손합니다.
섬세하고 자상합니다.
연민과 배려가 가득합니다.
 
남에겐 지지만 자기에게는 이기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을 닮은 이런 사람이 실상 강한 사람입니다.
“그는 외치지도 않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으며,
  그 소리가 거리에서 들리게 하지도 않으리라.
  그는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 가는 심지도 끄지 않으리라.
  그는 지치지 않고 기가 꺾이는 일 없이 세상에 공정을 펴리라.”

바로 이게 자비하신 하느님의 마음이며 관상가들이 지향하는 삶입니다.
 
이런 하느님을 닮은 자비의 사람들,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어느 누구든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다 받아 주십니다.
 
하느님 아드님이신 예수님,
아무도 차별하지 않으시고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자비의 사람들과 늘 함께 하시며 도와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자유로워지십시오.

하느님은 자유이십니다.
 
세례를 통해 율법과 죄와 죽음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로워진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과연 자유롭습니까?
 
세상에 자유로운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요?
 
하느님을 떠나 자유를 찾는 것은
연목구어, 나무에서 고기를 구하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주님 안에서 비로소 자유입니다.
주님을 떠난 자유는 환상입니다.
 
세례 받아 주님의 자녀 되어 주님 안에서 살아갈 때 진정 자유인입니다.
 
자유 없이는 인격도 행복도 없습니다.
 
주님을 떠나면 즉시 우리는 감옥에 갇힌 수인이 되어버립니다.
 
탐욕과 무지라는 나의 감옥, 세상이라는 감옥, 직장이라는 감옥,
…무수한 감옥들입니다.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답답해하여 자유를 찾아 방황하지만
기다리는 것은 역시 감옥입니다.
 
주님 안에서 살 때 모두는 자유의 문이 되지만
주님을 떠나면  모두는 감옥의 벽이 되어버립니다.
 
세례를 통해 활짝 열린 자유의 문입니다.
 
주님만이 무한한 내적 자유를 누리며 살게 합니다.
 
바로 여기 수도원에서
평생 정주의 삶을 자유롭게 살아가는 수사님들이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

예수님은 물론 세례 은총으로 자유로워진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주님은 내가 네 손을 붙잡아 주고,
  민족들의 빛이 되게 하였으니,
  보지 못하는 눈을 뜨게 하고,
  갇힌 이들을 감옥에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이들을 감방에서 풀어 주기 위함이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이들,
갖가지 감옥에 갇힌 이들,
어둠 속에 사는 이들을 빛과 자유의 주님께로 인도하라는 말씀입니다.
 
혼자 누리는 자유가 아니라
더불어 누리는 자유가 되게 하라는 말씀입니다.


세례성사로 끝이 아닙니다.
 
평생, 성체성사와 고백성사를 통해
끊임없이 정화되고 성화되어 완성되는 세례성사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완성의 여정 중에 있는 우리들입니다.
 
주님은 세례성사로 우리를 구원하셨고,
고백성사로 끊임없이 우리의 죄를 씻어 주시며,
성체성사를 통해 당신 말씀과 성체로 우리를 양육하십니다.
 
하여 주님을 닮아 자비롭고 자유롭게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의 죄를 깨끗이 씻어 주시고
당신 생명의 말씀과 사랑의 성체로 우리를 튼튼케 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딸), 내 마음에 드는 아들(딸)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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