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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12-26 조회수413 추천수2 반대(0) 신고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마태 10,17-22)

-유 광수신부-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 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오늘은 예수님 때문에 죽임을 당한 스테파노 축일이다. 스테파노 본명을 가지신 모든 분들을 축하하며 본명 성인처럼 순교의 삶을 살기를 기원한다.

 

오늘 복음을 보면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나 때문에" 즉 예수님 때문에 받는 축복도 많고 기쁨도 크지만 또한 예수님 때문에 당하는 어려움도 많고 또 해야할 일도 많이 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을 믿는 사람의 삶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과는 삶의 방법이 다르고 목표가 다르다. 그리스도인은 어떤 상황일지라도  반드시 증언할 것이 있고 해야할 말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말은 자기가 만들어 내는 말이 아니라 성령 즉 아버지의 영이 일러 주시는 대로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예수님 때문에 사람들 앞에 끌려 나가 모욕을 받는다든지 어떤 손해를 입는다든지 아니면 불이익을 당하게 될 때 무슨 말을 하게 되는가? 고맙다는 말을 하게 될까? 아니면 기쁘다는 말을 하게 될까? 대개 우리가 아무리 예수님 때문에 박해를 받게 되거나 피해를 입게 되면 우리 마음에서 쉽게 나오는 말은 결코 고운 말이 아니고 상대방에 대한 욕이나 맞고소 또는 상대방에 대한 복수심에서 나오는 악랄한 말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복수할 까를 생각하게 되고 상대방에 대한 비난이나 험담을 늘어 놓게 되기 쉽다. 우선  분노로 상대방에게 결코 복음 적인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며 좋은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냥 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할 것이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취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서로 싸우고 미워하게 되고 갈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봉사한다고 하면서도 누군가가 자기 비위를 거스리거나 자존심 상하는 말을 하게 되면 즉시 말 다툼을 하거나 원수까지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절대로 성령께서 일러주시는 말이 아니다. 그럼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 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라는 말이 무슨 뜻일까?

 

성령께서 하시는 역할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께서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그리고 너희도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으므로 나를 증언할 것이다."(요한 1526-27)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요한16,13-14)라고 말씀하셨다.
성령께서 일러 주실 말은 이미 예수님을 통해서 말씀하셨다. 따라서 우리가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무엇을 증언할 것인가? 또는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할 때 그 때에 할 말은 내가 만들어 내는 말이 아니라 이미 예수님이 모든 것을 말씀해주셨기 때문에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을 말하면 된다. 그런데 평소에 이것이 잘 안된다. 왜 그럴까? 평소에 복음을 읽지 않고 묵상하지 않고 생활하지 않으니까 예수님이 이럴 때는 무슨 말을 하고 저럴 때는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 주셨는지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내 맘대로 말을 하고 행동을 하게 된다.

 

성령께서 일러주시는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사람은 평소에 기도하는 사람이요, 복음을 읽고 묵상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저런 어려움을 당하게 될 때 우리는 쉽게 내 감정대로 말을 하고 행동을 하기 쉽다. 그래서 상대방에 대한 욕도 하게 되고 심하면 싸움까지도 하게 된다. 이런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것은 이성적으로 잘 판단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서 즉흥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움을 당할 때에 더욱 기도를 해야한다. 기도를 하면서 자기 감정대로 말을 하고 행동을 할려고 하던 것을 절제하고 예수님은 이럴 때 어떻게 하셨는가, 무슨 말씀을 하셨는가? 라고 생각하면서 복음을 읽고 묵상하면서 거기에 적합한 해답을 찾고 그리고 나서 말을 하고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자기 감정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늘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그리스도인은 평소에도 기도하고 복음을 읽고 묵상하면서 복음을 생활하는 사람이다. 그것이 성령을 따라 사는 생활이다. 어떤 특별한 때에만 복음을 읽고 묵상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기도하고 복음을 읽고 묵상하고 생활하는 것이 생활화된 사람이다. 이렇게 사는 사람은 언제 어떤 상황을 만나더라도 성령께서 일러주시는 말을 하고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복음에 어떻게 말을 하고 행동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이미 다 말씀해 주셨기 때문이다. 평소에 복음을 읽고 묵상하지 않는 사람은 또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더라도 무슨 말을 할까 어떻게 말할까 하는 것에 대해 걱정할 것이다. 그것은 성령께서 일러주시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성령께서 일러주시는 것을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르쳐 주어도 보지 않고 듣지 않는데 어떻게 성령께서 일러 주실 말을 듣겠는가?

 

성인들이 또는 순교자들이 박해 때에도 꿋꿋하게 하느님을 증언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삶이 늘 기도하면서 말씀을 살았기 때문이다.

 

"하늘 나라 교육을 받은 모든 율법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비슷하다."(마태 13,52)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스도인은 자기 마음대로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늘 나라의 교육을 받은 사람답게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평소에 복음을 읽고 묵상하는 사람은 상황에 따라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가 자신도 모르게 그 때 그 때마다 꼭 필요한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법이다. 그것은 내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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