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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외딴 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셨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08 조회수1,450 추천수22 반대(0) 신고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공현 후 금요일 - 외딴 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셨다

 

 

 

제가 가장 외로움을 느꼈을 때를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때였던 것 같습니다. 집이 평택 시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는 수원으로 통학하여서 친구들이라고는 고등학교 들어가서 만난 아이들이 전부였습니다. 어느 날 한 수원 토박이 싸움 짱이 저에게 싸움을 걸어왔습니다. 물론 그 전에 제가 장난을 좀 심하게 치기는 했지만, 모든 아이들이 그 싸움 짱 친구의 편을 들었습니다. 그 때 왕따 되는 기분을 처음으로 느껴보았습니다.

아이들 때는 이렇게 친구가 소중합니다. 그들이 없으면 고독하게 홀로 남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커가면서 사람이 주위에 있어도 외롭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아니 어쩌면 주위에 있지만 그것 때문에 더 외로움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대학교 때, 성당 청년들이 술집에서 저의 생일잔치를 마련해 준 일이 있었습니다. 노래도 불러주고 케이크의 불도 끄고 또 케이크를 먹지는 않고 손으로 집어서 저의 얼굴 머리등에 마구 칠하고 샴페인으로 목욕을 시켜주었습니다. 그 때는 참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그것들을 씻기 위해 화장실에 혼자 들어가 있을 때나 또 한참동안 혼자 씻고 나와 보니 친구들은 내가 없어도 즐겁게 웃고 떠들며 놀고 있었습니다. 내가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내가 빠져도 전혀 티가 나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혼자 생일을 지내는 것이 덜 외로울 것만 같았습니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는 것은 사람으로는 절대 나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빈자리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그런 사람이 없을 때보다 더 외로움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결혼을 해도 어머니 아버지 자식들은 각자가 서로 외로워하며 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으로는 나의 외로움을 채울 수 없습니다. 나의 공허한 빈자리는 영혼이 자신의 고향인 하느님을 그리워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느님으로만 채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도 당신께 모여드는 모든 사람들을 뿌리치고 홀로 한적한 곳으로 기도하러 가십니다. 예수님도 하느님이시지만 부산한 곳에서는 하느님과 단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없기에 홀로 기도하러 가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소문은 점점 더 퍼져, 많은 군중이 말씀도 듣고 병도 고치려고 모여 왔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셨다.”

물론 개인적인 기도와 이웃 사랑의 실천 중 무엇을 해야 할지 갈등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복음에서도 제자들이 복음전파를 마치고 예수님께 돌아왔을 때 예수님은 한적한 곳으로 가서 좀 쉬자고 하십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자 측은한 생각이 드셔서 쉬는 것을 포기하고 그들을 가르치십니다.

또 타볼산에서의 변모에서는 개인적인 기도에만 머물러 있으려는 베드로를 이끌고 산을 내려와 세상으로 돌아오십니다.

물론 이렇게 기도에서 얻는 에너지는 반드시 이웃사랑으로 쓰여야합니다.

그렇더라도 예수님은 제자들을 뽑으실 때나 수난 전날 밤 등에 혼자 산에서 기도하셨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오늘은 특별히 당신을 찾는 이들을 뿌리치고 홀로 외딴 곳으로 기도하러 가십니다.

이는 너무 기도에만 매달려서 이웃사랑의 실천에 게을러서도 안 되고, 또 이웃사랑 실천을 핑계 삼아 개인적인 묵상을 게을리 해서도 안 된다는 가르침일 것입니다.

 

가끔 기도하다보면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즉, 예수님께 기도하고 있다가도 문득문득, ‘정말 여기 예수님이 계신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합니다. 함께 있음을 느끼는 것이 기도의 시작인데도 그분이 정말 계시다는 생각에 문득문득 겁이 날 때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믿는다고 하면서도 정작 예수님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깊은 관계란 단 둘이 함께 있음으로 맺어지는 것입니다.

만약 애인이 둘이 만나기를 원하지 않고 계속 다른 친구들을 데이트에 함께 데려온다면, 그 둘의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함께 만나는 것과 단 둘이 만나는 것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의 전례 상 미사나 성무일도 등 많은 것들이 공동으로 하게 되어있습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둘 이상이 모인 곳에는 당신도 함께 있겠다고 하신 것에서, 주님은 신앙인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칫 잘못하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하도 많아 상대적으로 개인적으로 예수님을 만나는 시간이 거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사제들조차도 홀로 주님 앞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굳이 찾지 않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미사를 주례하는 것 자체가 큰 기도이기 때문에 그것에 만족하고 홀로 기도할 필요를 못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에도 말씀드렸듯이 홀로 만나는 시간을 꾸준히 갖고 있지 못하다면 사실은 그 분과 깊은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항상 애인을 만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나고 있는 경우일 수 있는 것입니다.

 

홀로 만나서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관계가 참으로 깊은 관계이고 이는 기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예수님은 아무리 바쁜 와중에서도 홀로 기도할 시간을 찾았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여야 하겠습니다. 이웃과의 좋은 관계도 중요하겠지만 먼저 그리스도와의 관계가 우선입니다.

개인적으로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을 꼭 갖도록 합시다. 그것이 없으면 이웃을 자신의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서 만나려고 해서 결국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외톨이가 되거나, 혹은 이웃들과 함께 있을지라도 그 안에서 더 큰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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